할머니의 일상

베낭에다 사진을 매달고 오늘 설악산 가기로 했던 날인데

L일순 2018. 5. 17. 14:40



오늘부터 양폭에서 1박 소청에서 1박 봉정암에서 1박

총 3박 4일 일정을 여유롭게 잡아서

설악산 소청 중청 대청 귀때기청봉인가를 붉은 물을 들이는 털진달래꽃을 보러 가기로 했던 날이었다


설악 대청봉에  초여름 바람꽃 필때 가보았고

가을 단풍도 보았는데 요맘때 털진달래를 못 보아서는

이번만 대청봉까지 갔다 오면 이젠 힘든 대청봉은 그만 가고

천불동계곡이나 1년에 두어번씩 다니면 되겠다 했었는데,,


양폭에도 소청에도 대피소 예약도 잘 했는데

며칠전부터 17일 비온다고 해서는

설악산 공원안내 직원과도 통화하고

기상청 예보관 하고도 통화했더니

모두들 ,,자기라면 이런 날 산에 가지 않겠다고 했었다


오늘 종일 비가 온다 했고

아침 떠나야할 시간에도 비가 줄줄 내렸고

설악산에도 강수확률 80%라 했고

어제 국지성으로 무섭게 쏱아지는 빗줄기를 본 터라 차마 나서지 못했는데

지금 우리동네는 산행하기 딱좋은 날씨이다


설악산은 어떤지 털진달래 개화 상황은 어떤지  알아보지 못하겠다

날씨도 좋고 꽃도 마춤하게 피었다면 더 속상할 것이기에,,,,


이 세상에 없는 할배 사진을 조그맣게 만들어서 이중코팅하고 스카치 테이프로 단단하게 보완해서

배낭 고리에 매달았다

할배도 나와 같이 가서 이 계절의 설악을 구경 하라고

험한 길에서 나를 손잡아 주라고

간절항 마음으로 사진을 만들어 배낭에 걸었는데

봄내  설레었던 여행 계획이;,,,꽝,,,이 되었다


산은 시기마다 풍경이 변하는 곳

지금 이시기를 지금 놓치면 또 1년을 기다려야 하는데

내년에 내가 살아 있을지 건강은 좋을지 알 수 없는 일이라 더 아쉬움이 있다



환하게 웃는 모습의 할배 사진을 찾아서 다행

쓸쓸하고 우울한하다가도 웃는 모습의 사진을 보면 마음이 잠시나마 편안해 지고 나도 웃음이 나온다



항상 언제나 욕심이 화를 부른다더니,,,

올해 24~25일경에 소백산 찰쭉도 보러 가고 싶어

설악산 예약을 하루라도  앞당겨야 했었다

설악에 3박 4일이나 다녀와서 하루라도 더 쉬어야 소백산을 무리 없이 갈 수 있겠기에

날짜를 최소한으로 앞당겨 잡았더니

비소식과 만나게 되었다

이틀정도만 더 늦게 주말쯤 잡았으면 비는 만나지 않았을텐데,,,


오늘은 못갔지만 소청 예약은 아직 취소하지 않았는데

내일 한계령으로 올라 소청으로 가는 방법도 있기는 한데

내일도 오전시간에 비가 많이 온다니

바위너럭길이 많은 한계령길을 빗속에 갈 수 있을지,,,,에휴,,,에휴,,,,에휴


이솝우화에 보면

가지가 높아 포도를 따 먹을 수 없었던 여우는 ,,,,저 포도는 맛이 없는 신 포도일거야   하고

포도나무 앞을 떠나 가는데

나도

사흘을 세찬비가 두드려 놓았으니 올해 설악에 털진달래 연한꽃잎이 다 망가져

꽃이 볼품없이 되었을것이야,,,하고

스스로 위로 하며 포기해야 할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