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불교 신자이다
강남에 있는 봉은사는 내가 다니는 절이다
이곳 신도 카드에 이름을 올린지 40년이 가까워 오지만 난 불심이 충만하지 못한 날라리 불교신자,
요즘은 부처님 전에 참배하러 가는게 1년에 다섯번도 안 될 것 같으니,,
내가 불교를 종교로 택한 것은 불교나 석가모니 사상에 끌려서 라기 보다 개인적인 일 때문이다
이곳 봉은사에서는 7월 백중인 우란 분절에 돌아가신 조상님들을 위한 천도제를 올린다
칠월 보름 49일 전에 입재를 하고 7일마다 제를 올려 칠월 보름에 49재를 완성한다
나는 내아버지의 하나 밖에 없는 혈육인데 남의 집 며느리이니 아버지 제사를 모실 수 없어
이곳에서 우란분절 기도로 아버지 제사를 대신 하는게 여러해 되었다
어버지는 6.25 전쟁 와중에 행방 불명 되시었고
모두들 돌아 가셨다고 했지만 마지막을 본 이도 없고 아무 것도 수습하지 못해 산소도 없다
그때 아버지 나이 스물 아홉
난 아버지를 생각할때면 그 푸르른 스물 아홉 아버지의 나이가 가슴저리게 아프다
자식이라곤 그때 일곱 살 이었던 나 하나 였으나
내가 결혼하고 내 나이 사십이 넘도록 제사도 올리지 못했었다
내가 어려서 자랄때 친할머니가 계신 친가에 가면 보는 이마다
ㅡ아버지하고 똑같이 닮았네, 아들이었으면 얼마나 좋아 ㅡ
모두들 그렇게 말해서 그게 듣기 싫었었고 딸이라도 아들처럼 하면 되지 하는 오기가 일었었는데
아들이었으면 아버지 제사를 지내는데 아무런 어려움도 없었을텐데
딸인 나는내 집에서 내 아버지 제사 지내는 것이 쉽지 않으니 그분들 말씀대로 아무짝에 소용없는게 딸인가 보다
내가 봉은사에 처음 발을 들여 놓았던 40여년 전엔
강남 한복판에 있었지만 그때 봉은사는 조용하고 한적한 사찰이었었는데
지금은 너무 번화해져서는 그런 변화가 내가 자주 가고싶지 않은 이유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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