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진

허리 꼬부라진 할매 혼자 걸어본 5월 소백산~

L일순 2018. 6. 4. 10:00


연화봉 대피소에서 비로봉까지 가는 코스중에 이곳이 바라보이는 곳이 전망이 제일 좋아서

비로봉 올랐다 돌아 오는 길에는 이곳에서 발길이 쉬이 돌려지지 않아 한참을 쉬면서 바라보다 왔다

언제 저 곳을 다시 갈 수 있을지,,,

실제로 보이는 것을 내 작은 카메라가 다 담아내지 못하고,,



소백산을 가고 싶어한지 6년만에 혼자 가게 되었다

다른 카페에 올려진 소백산 사진과 여행기를 보고 나도 가고 싶다,,,생각한 것이 2012년 5월

소백산은 5월 20일에서 6월초순까지 높은 산에만 자생하는 '연달래" 라는 연분홍 산철쭉이 군락으로 피어 나는데

2012년 산행기를 보았을때는 이미 철쭉꽃 피는 시기가 지나간 때여서

내년 5월에 나도 꼭 가보리라 했었는데

2013년 초에 옆지기 할배가 폐암 진단을 받고는 병치료 하느라고

항암치료가 끝나고도 예전보다 기력이 많이 떨어져 설약산도 겨우 겨우 힘들어 하면서 다녀온 지라 소백산을 갈 엄두를 내지 못했다


좀 더 건강해지면 갈 수 있겠지 했었는데

올해 초에 다른 세상으로 가버려서는,,,

발병하고도 5년이나 지냈으면서 이곳엘 같이 가지 못한 것을 후회하면서 나혼자 갈 수 밖에 없었다

영혼이 있다면 혹여 같이 갈수 있을까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할배 사진을 배낭에 매달고,,,


소백산은 대피소가 한군데 있고 올라가는 코스가 여러곳이 있지만 초행길이고

대피소가 한쪽으로 있어서 다른 코스에선   느림보 걸음인 내 걸음으로 거리가 만만하지 않고

코스 난이도가 어느정도인지도  알지 못하고  해서

대피소가 가까운 곳으로 올라가서 1박 하고

다음 날 비로봉 까지 갔다  되돌아와서 한밤 자고 하는 대피소 2박 예약을 하고 죽령으로 올랐다


대피소에 가서 그날 그곳에 숙박하는 분들에게 비로봉 가는 길이 어떤가 문의해 보니

ㅡ코스가 험해서 힘들 것이다

비로봉까지 10킬로는 될 것이다ㅡ,, 하고 겁을 주어서

비로봉을 못가더라도 대피소에서 출발해서 12~ 13시까지만 가고 되돌아 와야 저물기전에 대피소에 도착하겠다 싶었는데

길을 나서 보니 편도 7킬로쯤 ,,왕복 14킬로 이니 허리 굽은 늙은이 걸음으로 만만하진 않아도 갈수는 있겠다 싶었고

등산로도  설악산에 비해 그리 힘든 코스는 없었다

6년동안이나 마음에 두면서 가고 싶었던 곳이고

좋아하는 연달래꽃이 개화할 시기를 짐작해서 예약을 했지만

올해 봄 날씨가 하도 이상해서는 연달래 꽃의 개화 상황은 그리 좋지 않았다

개화 시기도 딱 맞추지는 못했고,,,,


그래도 산은 아름다웠고 등산로는 유순했고 오길 잘 했다 싶었고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이고,,,

대피소도 깨끗하고 친절하고 따뜻했고,,,

나는 필력이 부족하여 소백산에 멋진 모습을 더 이상 글로 풀어낼 방법은 없고,,,


소백산 제2연화봉 대피소 직원분들께서도 늙은 할매라고 친절히 대해 주시고 많은 편의를 봐 주셔서 고맙습니다

다시 뵐 날이 있었으면 좋겟습니다

국토교통부 산하기관인  소백산 강우레이더 관측소 소장님께서도

업무가 바쁘신 중에도 보잘것 없는 늙은이를 극진히 대접해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대피소로 돌아 오는길에 차를 태워주신 천문대 직원분께도 고맙다는 인사를 드립니다

혼자 길을 나서도 늙은이라고 곳곳에서 도와주시는 분들이 많아 늘 든든 합니다~



연화봉 대피소에서 내려다 본 풍경


이곳에 천문대도 있고 국토교통부 산하 기관인 소백산 강우레이더 관측소도 있고 해서 차량이 다니는 지라

천문대까지  길이 포장되어 있었고,,


전날 저녁때부터 바람이 심하게 불고 기온이 떨어져서  대피소엔 기온이 10도 이하로 내려가고

 바람은 엄청 거세게 불어서 

잠 자는 곳에서 밖으로 나와 가야 하는 식당을 가기에도 엄청 추웠고

밤에 별보러 달보러 나오는데도 덜덜 떨리게 추웠다

잠 자는 곳 인 실내는 담요 한장 덮어도 괜찮을만치 따뜻 했지만,,,

산정상 바람맞이에 있는 대피소가 엄청 추워 아침에 길을 나서는 게  망설여 지고,,

할배가 있을때 같이 왔다해도 추위를 엄청타는 할배는 산행하기 어려웠겠다 싶고

어느쪽으로 가도 10킬로가 넘으니 힘들어서 비로봉까지 갈수도 없었겠다 생각되기도 했고,,,

그래도 같이 데리고 왔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가득했고,,,,




천문대


죽령휴게소에서 이곳까지 포장된 길이고

이곳 근처에 깨끗하게 관리된 화장실이 있었고 비로봉까지 가는 길에 그곳이 마지막 화장실 이라고,,,


사진에서 보이는 천문대 오른쪽 울타리 밖으로 등산로인데 저 곳 중간쯤에  물을 먹을 수 있는 "간이 음수대"가 있었다

스텐 통으로 삼각형으로 깨끗하게 만들어져 수도꼭지가 달려 있어 돌리면 물이 철철 나왔는데

천문대에서 그 곳 분들 먹는 물을 밖으로 연결해 놓은 것이라 한다

왕복 14킬로를 걸어오면서 물이 모자라 고생 했는데 저 물이 얼마나 반가운지

다른 분도 거의 지쳐서 와서는 그곳에 물이 있음을 고마워 하고,,


희방사로 내려 가는 코스는 천문대 오기 전에 옆길로 가게 되어 있는데

물이 모자란다면 조금만 우회해서 이곳에서 물을 보충해서 가는 것도 좋을 듯 하다

 물을 충분히 챙기지 못해서 배낭에 먹을 것이 있는데도 물이 없으니 그것을 마른 입으로 먹을 수 없어

더운 날 등산길에 물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큰 경험을 했다,,,





천문대를 지나가니 꽃이 보이기 시작했다

보고 싶어 헀던  산철쭉 연달래


검색해 보니 "연달래" 라는 말은 진달래의 방언(사투리)이라고 되어 있는데

연달래는  진달래 하고 확연히 다른 철쭉류이면서

연산홍 자산홍등 흔한 원예종 철쭉류하고는 또 다는 품종이다


꽃도 다르지만 잎의 모양도  진달래나 모든 철쭉류와 확연히 다르다

떡갈나무 잎처럼 큼지막한 다섯잎이 돌려났는데 떡갈나무 잎은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고 연달래 잎은 톱니가 없다

경봉궁에서 만났던 분은 연달래가 진짜로 우리나라 토종 철쭉이라고 했는데 그것은 알 수 없고

자료도 찾지 못했다,,












지나온 길에 뒤로 바라보이는 소백산 강우레이더 관측소 전망대와 천문대도 풍경이 되어주고


머리는 허옇고 등굽은 할매 혼자 산에 혼자 다니면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


"나이가 몇이냐"

"왜 혼자 왔느냐"


혼자 오는 것은 같이 올만한 산행 친구를 찾지 못해서 이고

또 혼자 오는게 편하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체력이 다르고 취향이 다르니

내가 쉬고 싶을때 쉬고, 먹고 싶을때 먹고, 보고싶은 것이 있으면 한참을 돌아가서라도  보고 가고

이런 것은 혼자가 자유롭기 때문이다

멀리 있는 내 친구들이나 우리동네 내 또래 할매들은 산을 오르는 것을 좋아 하는 이들이 없기도 하고,,

어디를 가도 관광지나 돌아 다니고,,

할배가 있을땐 둘이 같이 다녔는데 할배가 없어져서 이기도 하고,,

난 인공적으로 꾸며진 곳보다 있는 그대로의 자연이 좋고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는 흙길로 된 산을 걸으면 허리 아픈 것도 무릎 아픈 것도 좋아지는 걸 느끼고

이상하게도 내가 처음 산을 다니기 시작했던 60대 중반보다 지금이 산을 오르는 근력이 좋아졌다

숨을 헐떡거리는 것도 좋아 졌고,,

집에 와서 회복되는 속도도 예전 나이가 적을때 보다 좋아진 것이 신기하다

내 체질이 산에 적응해 가는 것인지,,


자연이 좋고 산이 좋고 자연에, 산에 있는 나무나 , 풀꽃등 모든 것들이 좋고

또 그 곳이 지금 쯤이면 어떤 풍경이 되어 있을까 늘 궁금해서 계절마다, 또 다른 코스로 산을 찾게 되곤 한다


그리고 부탁하노니 나이좀 묻지 말았으면 좋겠다

왜 모두들 내 나이를 궁금해 하는지,,,,

내가 젊지 않고 늙은 나이라 이미 여성인 것을 초월해서 산에 혼자 다니고 대피소에서 혼자 숙박을 하고 하는  것이 자유롭기도 한 것인데,,

























 돌아 오는 갈에 연화봉까지 2,6킬로라는 이 안내판을 보고  대피소까지 2,6킬로인 것으로 착각을 해서

사진놀이하고  늑장부리다  나중에 고생좀 하고,,


소백산 대피소는 제2연화봉에 있는데

소백산엔 연화봉이란 지명이 세 곳이 있다고

제1연화봉, 재2연화봉, 연화봉,,





나는 조그만 소형 카메라 하나 들고 다니지만

ㄴㅐ 사진이 좋지 않은 것은 카메라 때문이 아니라 내 잘못이다

사진을 찍을때 어느곳에 서서 어느곳을 바라보고 셔터를 눌러야 하는지 그런 감각이 많이 모자라는 걸 집에와서 사진정리 하면서 늘 느끼지만

현장에선 눈앞에 보이는 것에만 카메라를 들이대고

집에 와서 사진을 보면 잘못된 것이 보이니,,,,























































비로봉이 1439의 높이 이지만

소백산 대피소가 1200정도의 높이에 있어서 그곳에서 가는 길이 그리 어렵지 않았고










비로봉 정상에서 동서 남북으로 내려다 보이는 풍경






계단이 가파른 이곳은 "삼가" 쪽에서 올라오는 길인 것 같고














소백산 주목 군락지















비로봉 아래에 휴계소 같은 집이 하나 있어서

ㅈㅓ곳이 휴게소인가

저곳에 가면 화장실도 있고 식수도 보충할 수 있을까,,?

지나가는 산객님들께 문의해 보니 "아마 그럴걸요"

그들은 저곳이 무얼 하는 곳인지 궁금하지도 않은가 보다

궁금증이 많은 나는 그냥 지나치지못하고 내려가 보니,,,"주목감시초소" 였고 사람은 없었다

식수도 화장실도 없었고,,,






소백산 주목군락지 小白山 朱木群락

천연기념물 :: 제 244호

소재지 :: 충북 단양군 가곡면 소백산 등산길 643(어의곡리)

소백산의 주목은 비로봉 정상부 서쪽 1,200~1,400m의능선을 따라 서쪽으로 100여 그루씩 군락을 지어 2,000여 본이 자라고 있다

이 주목들은 줄기가 꼬이고 곁가지가  아래위로 굴곡을 만들어 신기한 모습을 하고 있다

또한 높은 바람 받이에 위치하여 나무의 키는 대부분 7m 내외 정도이며 가지는 높이 2m 정도에서 사방으로 뻗어있다


주목은 목질이 단단하고 썩지 않는 나무이다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을 산다는 말이 있듯이

조선시대에는 임금의 관을 만들었을만큼 희귀목이었다

소백산 주목군락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군락지로서 생물학적 가치가 높아

국가에서는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죽어서도 천년을 간다는 주목으로 관을 만들었다면

조선시대 임금님들의 관은 아직도 썩지 않고 있을런지

나는 참 궁금한 것이 너무 많아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