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영실코스
꽃도 좋아 하고 산도 좋아 하고 자연에 있는 것 모든 것을 좋아 하는 내가
한라산에 영실이라는 아름다운 곳이 있다는 걸 알고는 가 보고 싶은지 오래 되었었다
이 곳도 아마도 옆지기 할배가 페암 확진 받기전인 5년전 쯤 되었을 것이다
소백산도 선듯 엄두가 나지 않았었는데
비행기 타고 가서 적어도 2박은 해야 하는 곳이니 비용도 많이 들고
제주 시내에서 그곳까지 교통편도 만만하지 않은 것 같고
가고 싶으면서도 쉽게 갈 수 없었던 곳,
올해 할배가 세상 떠나고 나니 할배와 같이 가지 못하는 것은 안타깝지만 나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겠고
외국도 아닌데 어려우면 얼마나 어려울까 싶어 기운 떨어지기전에, 죽기전에 나 혼자라도 가봐야 겠다 싶어
올해 4월에 나혼자 갈 것이니 비행기 티켓 예매하고 숙소 알아봐서 예약해 달라고 사위한테 부탁했더니
사위가, 나와 ,사위, 6학년인 외손주, 셋을 재빠르게 덜컥 예약해 놓았다
교통편도 어렵고 혼자 어떻게 갈 것이냐고, 지가 데리고 간다고 그리 해 놓았는데 나는 즐겁기 보다 겁이 덜컥 났다
처음 가는 낮선 곳엔 그곳이 궁금해서 가고 싶으면서도 언제나 두려움도 그 만큼의 크기로 다가온다
더구나 큰 산에 한번도 가 본적 없는 외손주하고 사위도 젊은 사람이긴 하지만 산행을 늘 하던 사람이 아니라
그들과 같이 가는게 오히려 근심이 한 짐 이나 되었다
나는 산을 그래도 꾸준히 다니고 좋아 하니까 힘들고 걸음이 느려도 큰 걱정은 안하는데
사위와 손자와 가다가 안좋은 일이라도 생기면 어쩌나 나를 도와 준다고 같이 간다는 그들이 부담백배가 되었다
그래도 받아놓은 날은 다가오고,,,
영실 오르는 길,,,http://blog.daum.net/tkfkd1919/5977843
윗세오름 휴계소와 어리목 코스,,,http://blog.daum.net/tkfkd1919/5977844
손주는 학교에 가족끼리 체험학습 간다고 이틀 결석계를 내고
사위는 회사에 연차 휴가를 내고 6월 6일 출발해서 7일 한라산에 오르고 9일 무사히 돌아 왔다
사진이 없다면 잠시 꿈을 꾼 것 같은 여행,,,
4월에 예약해 놓은 날인데 날씨도 쾌청
기상청에서 이 날 한라산 일기예보를 보니 기온은 14~18도 ,,바람은 잠잠, 습도가 80%가 되었다
기온은 적당한데 습도가 높으니 산행하기는 더운 날
제주도는 습도가 높아서 어디에든 나무들이 잘 자라나보다
한라산 영실 코스는 가는 길도 아름답고 철쭉이 만개한 산위에 넓은 평원은 아름답다는 한마디 말로 부족한 ,,,
내가 감탄을 연발하니 울 사위가 이곳뿐이 아니고 다른 곳에도 산위에 가득 꽃이 피어 있는 곳이 많다고,,
그래,,,
영취산 진달래니 황매산 철쭉이니 이런 곳을 꽃피는 시기에 사람이 북적 거려서 나는 별로 가고 싶지 않았었다
어디라도 그냥 산을 오르고 싶었을 뿐
올해 설악산 털진달래는 예약을 했었는데 내가 예약한 이틀동안 폭우가 내려 가지 못해 아쉬웠긴 했지만서도,
영실 철쭉을 보고나서 앞으로는 봄꽃 피는 때에 그 산을 가봐야 겠다고 생각이 들고,,
산을 올라와서 첫번째 마주하는 꽃동산의 모습
그 산위에 저리 넓은 평원이 있는 것도 신기하고 그곳에 철쭉은 일부러 심은 것인지 저절로 나서 자란 것인지
나는 자연의 일부를 사진으로 담아 올리면서 ,,,사진은 사기다,,,했던 사람이다
실제의 모습은 별로 인데 사진으로 담아 찍어 올리면 실제보다 훨씬 아름답게 보이기 때문이다
그랬는데
이곳 한라산 영실의 모습은
내 작은 카메라로, 어줍잖은 내 사진솜씨로 담아내고 전한 다는 것이 너무도 역부족이다
내가 담아온 사진보다 실제 풍경이 훨씬 더 아름답고 황홀하다
일행이 있어서 사진 찍는데 많은 시간과 공을 들이지도 못해서 그도 아쉽다
나혼자 갔다면 그곳에서 해 저물도록 머물러 있었을 것인데,,,
올해는 봄꽃 피는 시기에 가고 싶었던 큰 산을 두 곳이나 다녀 왔으니 소원풀이 했다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전체적인 이상 기후가 되어서 그런지 봄꽃 피는 시기가 많이 빨라진 것 같다
내가 처음 영실 철쭉 이야길 들었을때는 6월 10일 이후에 이곳에서 철쭉제를 한다고 했었다
올해도 나는 10일 이후에 간다고 했더니
사위는 봄꽃이 일찍 필 것이니 6일에 가자고 해서 사위말에 따랐는데 오히려 꽃은 예상보다 며칠 일찍 피어서 조금은 시들어 가는 모습이었다
바람불고 기온이 낮은 산 정상이니 꽃나무들은 모두 키가 낮은 모습으로 소복이 꽃을 피우고,,,
영실로 올라 어리목으로 내려 오면서 총 산행 시간이 7시간쯤 걸린 것 같은데
걱정 많이 했던 6학년 손주녀석은 생전 처음 하는 빡쎈 산행을 칭얼대지 않고 잘 견뎌 주어 기특하고 대견하다
아마도 이다음 어른이 되어서도 이 날의 힘들었던 기억이 추억으로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나는 사위와 손주 녀석을 걱정했지만
사위는 허리 꼬부러진 늙은 장모 챙기랴 어린 제 아들 챙기랴 나보다 몇배 더 더 고생 많았겠고,,
등산 장갑을 끼지 않고 팔토시만 하고 갔던 사위와 손주는 집에 와서 보니 손등이 빨갛게 익어 있었고,,,
딸보다 더 살뜰히 우리 두 늙은이를 챙겼던 울사위
이제 나혼자 살아가야 하니 마음 약하고 정많은 사위에게 부담이 될까 싶기도 하고
하나 밖에 없는 귀하고 소중한, 열사위 안 부러는 특등 사위인데 친화력 부족하고 고지식 하기만한 나는 뭘 잘 해줄줄도 모르고,,
배가 고팟던지 빨리 대피소 있는 곳으로 가자고 보채는 손주 녀석과 사위를 먼저 보내고
나는 좀 천천히 뒤따라 가고
이곳의 식생은 철쭉과 조릿대가 많은 것 같은데 요즙 계절이면 조릿대도 파랗게 잎을 피웠을 시기인데
누런 채로 있는 것 보면 조릿대가 잘 살지 못 한 것 같고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또 가고 싶을 것이지만
설악산 가는 것보다 비용이 다섯배는 들고 교통편도 세배는 더 번거로우니
다시 갈 수 있을지,,,
안개라 하는지 운무라 하는지
병풍바위 쯤부터 피어 올라 바람에 실려 금새 이곳을 덮었다
또 금새 저곳을 덮었다 해서 전망을 가렸다 열었다 신비롭기도 하고
멋진 작품을 만들고 싶은 이들은 빈몸으로 가기도 헉헉대는 산행을 무거운 사진 장비들을 들고 오느라 고생이겠는데
나는 또 그들도 풍경으로 보이고,,
사위와 외손주
이곳ㅇ서 인증 사진 찍을려고 줄서서 기다려야 했고
어느 부자
젊은 아빠는 묵묵히 걸어가고
열 살 쯤 되어 보이는 아들은 아빠의 팔에 매달려서 걸어가고
노루샘 근처
웬쪽으로 난 저 길 끝에 윗세오름 대피소가 있다
윗세오름 대피소에서 점심 먹고 잠시 쉬고
어리목으로 내려 가는 길
그러나 어리목 코스는 절대 비추이다
초반 만세동산 까지는 그래도 길도 예쁘고 괜찮은데
계속 내려 가면서 길은 울퉁 불퉁 험해서 잠시도 주변 풍경을 둘러볼 수가 없이 땅만 보고 조심해서 걸어야 했고
숲도 영실코스에 비해 아름답지 않고 길만 험해서 내려 가면서 험한 길 이외에는 사진을 찍을만한 풍경도 없었다
영실을 오르시는 분들이 있거던 절대로 어리목으로 내려가지 마시길,,
그런데 이곳은 내려 가면서 시원하게 손이라도 씻을 수 있는 샘이 여러 곳 있었고
쉬어 갈 수 있는 평상을 길옆에 여러곳 만들어 놓아 그것은 좋았다
우리는 차를 영실 들머리에 두고 와서는 어리목으로 내려와서는 2만원을 주고 택시를 타고 영실 차 있는 곳으로 가야 했다
그야말로 돈 주고 고생을 사서 했던 것,,,
동네 뒷산도 가 본적 없던 저녀석에겐 견뎌내기 힘든 여정이었을텐데
지 아빠가 직장 따라가서 떨어져 지내다 주말에만 오는지라
힘들었어도 아빠하고 오래 같이 있어서 좋았다고,,,이궁,,,짠해라,,,
앞에 보이는 철 구조물은 사람이 타고 다닐 수 있는 구조물인데 갑자기 명칭이 튀어 나오질 않는다,,,모노레일,,,,
무엇을 아는데 말이 입으로 나오지 않는 일이 자주 있다, 이런게 늙는 것인게야,,,답답해
어리목 들머리에서 윗세오름 대피소까지 이어졌다
응급환자도 이것으로 이동 하고,,,
'여행사진'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라산 윗세오름 휴계소에서 어리목으로,,그리고 야생화 (0) | 2018.06.18 |
---|---|
할매도 가봤다 2 ~ 한라산 영실~ 올라 가는 길,,, (0) | 2018.06.15 |
5월 소백산을 수놓은 철쭉 연달래꽃 (0) | 2018.06.07 |
허리 꼬부라진 할매 혼자 걸어본 5월 소백산~ (0) | 2018.06.04 |
아름다운 구곡담九曲潭 단풍~가을 설악산 3일째 2017, 10, 1일 (0) | 2017.10.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