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진

한계령에서 대청봉까지 절반은 걸어가고 절반은 기어서 갔다는,,,

L일순 2017. 10. 11. 11:18




오랜만에 글을 올린다

올해는 폐암투병중인 옆지기 할배가  폐암환자에게 저승사자라는 폐렴을 두 번이나 앓았고

그후 숨이 차고 기력이 급격히 떨어져 집에 혼자 두고 외출도 못하는 상황이 되어

병원도 자주 들락거리고 ,,하다보니

만 5년동안을 혼자 간병하는 나도 신경불안 증세도 생기고

이곳에 글 올릴 시간도 어디로 사진 찍으러 다닐 여유도 없어

봄내 여름내 환자 수발 외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지냈다

숨이 찬 것은 아직도 마찬가지인데 기력은 많이 좋아져서

할배를 집에 두고 나혼자 가을 설악 2박 3일 여행을 다녀왔다


지난해 부터 10월초에 대청봉 단풍을 보러 가야지 했었는데 추석연휴가 예전에 없이 길게 들어서는 망설이다가

나도 늙어 내년을 기약할 수 없는 나이인데 그냥 있을 수 없어 추석 전인 9월 29일부터 10월1일까지 2박 3일 설악을 다녀 왔다

산에 라도 갔다오면 불안증도 좀 나아 질까 하고,,

어렵게 중청대피소 1박을 예약하고 봉정암에서 1박하고

재워 주는 곳이 없다면 나같이 걸음이 더딘 사람은 갈 엄두도 못낼 것인데 대피소가 있어서 고마운 일이다

열흘도 넘었는데 이제야 사진을 올리는 게으름,,,ㅋ


대청봉과 봉정암은 요기에,,,http://blog.daum.net/tkfkd1919/5977732


3일째 아름다운 구곡담 단풍 풍경은 요기에,,,http://blog.daum.net/tkfkd1919/5977735





한계령에서 오전 10시 35분 출발

2017, 10, 29일


우리동네 성남시 야탑 시외버스 터미널에서는 설악쪽으로 가는 버스가 아침 7시 20분 속초로 가는게 첫차이고 1개 노선 밖에 없다

오색으로 가는 것은 없고 속초만 가는데 중간에 원통에서 잠깐 쉬고 백담사 입구 마을을 거쳐 속초로 가는데도 백담사 입구는 정차 하지 않는다

동서울로 갈려면 이곳에서 한시간이 걸리니 새벽에 더 일찍 일어나야 하고 늙은이인 나에겐 그것도 무리가 될 것 같아

7시 20분 차를 타기로 결정

원통에서 한게령 가는 것을 갈아 타야 하는데  원통에서 한계령 가는 것은 09시 10분에 있고는 그후로는 11시 넘어서는 총총 있어서

이곳에서 원통까지 1시간 50분이 걸린다는 데 그러면 딱 09시 10분이니

9시 10분차를 탈 수 없을 수도 있고 그러면 택시타고 갈꺼라고 느긋이 마음먹고 갔는데 다행히 9시 10분차를 만날 수 있었다

한계령 휴게소에서 요기도 좀 하고 화장실도 다녀 오고 10시 35분 출발

다른 분들 산행기를 보면 한계령 코스는 처음 2,5킬로까지 가파르고 남어지는 능선으로 가는 길이라 수월하다고 해서는

8킬로가 조금 안되는 길이니 다섯시 이전에 충분히 도착하리라 생각하고 초행길인  이 길을 선택했는데

웬 걸,,,,,

길이 다듬어 지지 않은 바위 너럭길이라 다리가 짧고 다리 힘도 떨어진 나는  네발로 기어 가야 했고

속도가 생각했던 만큼 나지 않아 어둡기 전에 중청에 도착하지 못할까봐 잠시도 앉아서 쉬지 못하고 점심도 걸어 가면서 먹었는데

오후 5시 40분에 중청에 도착했다





초반부터 계단길 이었으나 이것은 그야말로 '껌' 이었다

대청봉이 이제 두번째이고 첫번째는 수렴동 계곡으로 갔었는데

봉정암 못미쳐 깔딱고개 힘들다고 해서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갔었는데 그 길은 멀어서 그렇지 그리 힘들지는 않았었는데

수월하다던 한계령길은 젊은 청년들에게나 수월하지 나같은 늙은이에겐 네 발로 가야 하는 길이었고

절대로 이 길로 내려올 엄두는 안나는 곳이었다

험한 산 길은  오르는 것 보다 내려 오는게 더 힘들고 위험해서는,,





열흘전인데 그,때는 막 단풍이 들기 시작하는 시기

그래도 대청봉엔 한물 지나간 시기였고








11시 18분 통과

500미터 오는데 40분 걸림

12시 5분에 1킬로지점 통과,,,

1킬로 오는데 1시간 30분이 걸림


이정표가 있을때마다 수첩에 시간 체크를 하면서 갔는데 내 평소 산행 속도를 참고 해서 예상했던 것보다 두 배의 시간이  걸렸다

1킬로를 40분에는 가야 하는데 , 지난해는 그렇게 갔는데 올해 내가 기운이 더 떨어 졌는지 500미터에  1시간씩 걸려서는

마음은 초조해지고,,사진도 많이 찍지도 못했다










용담일까?

색이 얼마나 청청한지,,





길이 이정도만 되어도 잘 갈 수 있는데,,






시기가 많이 늦었는데 운 좋게 금강초롱도 한 송이 만나고,,
























오후 1시 18분 통과

2시간 43분 걸림


이 곳 까지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렸는데 이것도 기념이라고 표지석을 배경으로 인증샷 찍는 이들이 많아

저렇게 찍는 것도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는,,






이 곳에서도 사진 담기 위해 한참을 기다리고

빛이 역광이라 색감이 제대로 나오지도 않고



































이런 곳이 길이란다

바위가  하나도 다듬지도 않고 그냥 쌓아 놓았는데

젊은 이들은 성큼 성큼 잘 가더구만

70중반인 나는 늙어 키가 작아져서 다리가 닿지를 않고 근육이 많이 없어져서 다리에 힘도 없고

바위투성이라 스틱이 흙에 꽂는 거와 달리 튕겨 질까봐 스틱에 힘을 싫을 수도 없고

2박 3일 여정이니 배낭은  무거워 몸의  중심은 휘청 거리고,,


이러 면서 나는 왜 이렇게 산을 좋아 하나,,그도 험한 산을

이 길은 왜 바위를 다듬어 놓지 않았나

젊은이만 산에 가라는 법이 있나

늙은이도 가고 싶은데 길을 좀 수월하게 만들어 놓으면 안되나

쇠말뚝이라도 박고 양쪽으로 밧줄이라도 튼튼하게 매어 놓았다면 

그게 길인줄은 알 것이고 잡고 오르고 내리기 훨씬 수월 할텐데,


누가 이런 길을 쉬운 길이라고 했나

내내 투덜거리며 저 길을 네 발로 기어 올랐다


도대체 이곳이 길인지 아닌지 알 수도 없었다

기껏 기어 올라 갔는데 길이 아니면 또 내려 와야 하니 주춤거리고 섰다가 다른 산객이 지나가면 길이냐고 묻고 나서 가고,,





초행길이고 속도는 안나고

해는 저물어 가고 랜턴은 있지만 많이 두려움이 있었는데

중간쯤부터 내 뒤에 오는 젊은 부부가 있었다

다른 젊은이들은 다 들 앞서서 금새 보이지도 않게 휙 휙 지나가는데

그 두 사람은 일정한 간격을 두고 내 뒤에 오고 있었다

내가 보기에 젊은 부인이 조금 불편한 분인가 싶었는데 그런 내색을 하지 않고 계속 내 뒤에 같이 와서는

나는 엄첨 든든하고 고마웠다

이미 다른 산객들은 다 올라가고 더 이상 내려오는 이들도 없고 저 분들이 아니었으면 나는 무서워서

중청 대피소에 전화걸어 도움을 요청 했을 지도 모를 일,,,

 오고 가는 길에 언제나 늘 고마운 분들이 있어서 늙은이가 혼자 나설 용기가 생기나 보다






사진은 찍었지만 저 봉우리들 이름을 하나도 모르고

발아래로 굽어 보이는 이런 풍경을 보기위해 힘들어도 나는 설악을 또 갈것이고,,,하 하~

젊은이들이 상상할 수 없을만치 엄청 힘이 들지만 그래도 한발 한 발 걸어서 올라오면서 풍경을 보고 싶지

케이블카 타고 정상에만 올라 이런 걸 보고 싶지는 않다

아무런 재미도 없을 것이다

설악동 케이블카 멋모르고 한 번 타 보고 다시는 타고 싶은 마음이 없다









올라가면 어느정도 능선에 올라서니 오른쪽 능선으로 단풍이 예쁘게 물 들었는데

사진도 많이 못 담고 그걸 많이 바라보지도 못 했다

가는 길이 바빠서,,,,





이곳을 통과 하면서 조금은 안심이 되고

ㄷㅐ청봉이 보이는 곳에 이르러 나는 만세를 불렀다

이 날은 날이 이렇게 좋았는데

저물어서 대청봉 주변 사진을 담지 못했는데 밤새 바람이 무지 무지 세차게 불더니

새벽녁부터 안개를 잔뜩 몰아다 놓아서는

이튿날 아침 중청대피소 에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대청봉도 묻히고 바람은 날라갈 것 같고,,,

밤새 별이 총총하고 달이 맑게 떴었는데,,


오후 5시 40분 도착

총 7시간 10분 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