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준(남편)이 없는 세상

여자는 할매가 되어서도 밥상 차려야 한다고 툴툴 대던 그 날 들,,

L일순 2018. 4. 25. 17:04



오늘은 새내기 대학생 손녀가 점심 먹으러 오는 날

ㄷㅏ른때보다 이르게 12시쯤 학교에서 출발한다고 전화가 왔다

부지런히 움직여

두부조림

간고등어 조림을 하고

편육을 데우고

하면서

이것이 할배 밥상을 차리는 것이면 얼마나 좋을까 싶어

빈 방인 할배방을 보고 또 다시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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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반 고등어를 좋아 했었는데도

통풍이 있어서

등푸른 생선에 요산이 많이 들어있다고 통풍에는 금하는 식품이라

자주 해 주지도 못했었는데,,,


새로운 반찬 한가지라도 더하면 좋아라  밝은 기색을 내었던 할배

나는

식구들을 위해 찬거리를 만들고 밥상을 차리는게 그게 즐거움인지 전혀 생각지 못하고

남자들은 평생을 차려준 밥상을 받고

여자들은 늙어 꼬부라져도 밥 짓고 차려 바쳐야 하는게 불공평하다고

툴툴대기도 많이 했었는데,,,,,

그때가 좋았던 날들인데,,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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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채를 잘 안 먹는 손녀가 유일하게 쌈배추 쌈장에 찍어 먹는 것을 좋아래서

어제밤에  통화할때도 노란 배추 있느냐고,,

고기를 좀 들 먹일려고

두부조림도 하고 생선조림도 해서

늙은 눈으로 생선 가시 발라줘 가면서 먹게 하고,,,,




두 식구 있다가 갑자기 나 혼자가 되니

밥상 차리고 밥 먹고 할때마다 좋은 마음이 아니다

할배 밥 그릇

할배 수저

그런 것들을 바라 보는게 너무 안 좋아서

아예 할배 밥그릇 국그릇으로  밥을 담아 먹엇는데

며칠전부터 할배 국대접이 감쪽같이 없어 졌다

냉장고며 수납장이며 곳곳을 찾아봐도 안보여서

그럴리 없지만 나 정신 차리라고 할배 영혼이 어디다 치워버렸나 싶기도 했고

오늘 아침은 다른 그릇에 밥을 먹으면서 많이 쓸쓸 했었는데

손녀 점심 차리면서 전자렌지를 열어보니 그 안에 떡 하니 들어 앉아 있었다

얼마나 반가운지,,,,,


며칠전 렌지에 생선을 데우고 집안에, 렌지에 냄새 없앤다고

말려 놓았던 귤껍질을 대접에 담고 물을 조금 부어 렌지에 들여 놓고는 까맣게 잊어 버리고 있었던 것,,


몇몇개 남은 할배 물건들을 어쩔수 없이 치울때마다

가슴저리는 이별을 느끼고는 해서

대접도 잊어버린줄 알고 무척이나 허전했었는데

그곳에 있어주어 고마워 하고,,,


할배 떠난지 78일째

언제쯤이면 덤덤한 마음이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