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그대로 있는데,,
푸르른 녹음도
잔잔한 저수지 물도
그곳에 노니는 오리 가족도
같이 걷던 뚝방길도
모두 다 예전과 달라진게 없는데 사람 하나만 감쪽같이 없어졌다
떠나간 사람의 작은 흔적이라도 있을까 제일먼저 가보고 싶기도 하고
또 안 가고 싶기도 했던 이곳
2013년 초에 폐암 확진받고 4개월 동안 치료후에 항암으로 떨어졌던 기운이 어느정도 회복되고 일상생활을 하게 되면서
죽음이 곧 닥칠 것 같은 두려움으로 방에 들어 앉아 있으려고만 하는 할배를 내가 배낭메고 앞장서서 산으로 데리고 다녔다
일상 생활을 한다 해도 장거리 운전은 무리일 것 같아
대중교통으로 한시간 이내에 갈수 있으면서 산에 올라 앞 뒤로 산 만 보이고 자동차 소리 들리지 않는 곳을 찾아 여러곳을 다니다가
적당하다고 찾아 낸 곳
율동공원에서 올라가는 얕으막한 산
태재고개와 영장산과 이어졋고 성남누리길 코스에도 들어 있는 곳
기운이 씽씽하지 않은 노인이나 환자가 오르기에 무리없이 오르막 내리막이 별로 없고 울창한 숲이 우거진 능선으로만 걸을 수 있어
가까운 곳에 마춤한 곳이 있었다고 반가워 하며 다녔던 곳
그때 할배와 같이 이 산에 왔었던 이야기
http://blog.daum.net/tkfkd1919/5977108
http://blog.daum.net/tkfkd1919/5977269
얼마동안은 나와 같이 다니고
할배도 산에서 산친구들을 만나면서는 혼자 보내도 그리 걱정되지 않았던 곳
집에서 운전하고 가면 20분 정도면 갈 수 있었던 곳
이제 운전해서 같이 갈 사람이 없으니 대중교통을 검색해서 버스를 한번 환승해서 다녀 왔다
이맘때 쯤이면 산과 들을 보러 나가고 싶어 안달이 났었더랬는데
올해는 집에서 꼼짝도 하기 싫었지만
그래도 움직여야 겠어서
산으로 들로 돌아 다니면 가라앉기만 하는 마음이 좀 추스려 질까 싶어 산으로 나섰는데
처음으로 잡은 곳이 이 곳이다
같이 걸었던 흔적을 찾아 가보고 싶은 마음과 가고 싶지 않은 마음이 교차 하는 걸
그래도 이곳을 먼저 가 보아야 다른 곳도 갈 수 있을 것 같아 나선 길
아침저녁으로 한달째 먹고 있는 신경안정제를 먹었는데도 나설 준비 하면서 가슴이 하도 둥당거려서 " 구심'을 한알 더 먹고 나서야 했다
조그만 할배 사진을 들고,,,
공원을 지나 산 초입으로 들어서 올라 가던길
예전이나 변함없는 작은 또랑엔 올해 봄비가 잦아 맑은 물이 제법 소리내며 흐르고
갓길 숲엔 노란 애기똥풀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고 계곡을 일궈 텃밭 채소를 가꾸는 이들도 모두 예전이나 다름없이 그 곳에 있었다
공원에서 등산로 들머리로 들어 서는 길에 기억에 없는 커다란 연달래 나무 두 그루가 한참 꽃을 탐스러이 피워내고 있었다
이꽃을 처음 본 것은 경복궁에서 였고
그 다음은 분주령 야생화 길에서 보았었고
경복궁에서 처음 보자 마자 반해 버린꽃
화려한 색을 가진 원예종 철쭉들과 달리 은은하고 깨끗한 고급진 색을 가졌고
꽃도 좀 크고 꽃잎도 도톰하다
이것이 우리나라 토종 산철쭉이라는 이도 있고,,,,
나는 잘 모르겠지만 단박에 내 마음을 사로잡은 꽃인데 가까운 곳에서 만나 반갑기는 한데 할배 있을때 보았다면
또 한가지의 이야기 거리가 되었을테고 산에 가는 이유가 하나 늘었을텐데
나 혼자만 보게 되어 아쉬운 마음이고 꽃을 보면서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없으니,,,,그도 쓸쓸할 일이다
높은 산에만 있고 소백산에 많이 있다는 이 꽃을 보러 가고 싶어 해마다 봄이면 안달을 했었는데
이곳에 있었던 걸 나는 보았던 기억이 없고
울집 할아버지와도 이곳에 있는 이 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던 기억을 찾지 못하겠다
보았으면서 까맣게 잊어 버렸는지
꽃이 필때 때 맞추어 가지 못해서 모르고 있었던 것인지
이제는 꽃이 없는 잎새만 보아도 알아 볼 수 있는데
산으로 올라가니 얼마 가지 않아 무척 많지는 않지만 제법 여러 그루의 연달래 나무가 있었다
산에 있는 것은 꽃이 다 지고 있었다
한 두번 다녔던 길이 아닌데 이 꽃나무가 이제서야 내 눈에 보이다니
할배 흔적을 찾아 무척 가고 싶기도 하고 또 마음 아려서 외면하고 싶기도 한 이곳에
떠나간 할배의 마음 한자락도 두고 간 것인가
그래서 나를 자주 오게 하려고 이꽃을 지금 보여준 것인가,,,생각 하게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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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꽃나무는 산에 있는 것을 집에 옮겨 심으면 살지 못하고 죽어 버린다고 한다
꽃을 좋아 하는 많은 이들이 욕심내었다가 다들 살리지 못했다고,,
식물들도 그들만의 맞는 환경 조건에서 자라는 특성이 있는 것을 사람의 욕심이 산림도 망가트리고 귀한 식물도 멸종을 시킨다
산엔 가꾸지 않아도 때가 되면 피어나는 작은 야생화들이 심심하지 않을만치 드문 드문 피어 있고
각시 붓꽃이라 하는지 솔붓꽃이라 하는지
ㅊㅓ음 갈때는 금붓꽃도 보였는데 조금 귀하다고 소문난 것은 보이기가 무섭게 없어져 버려서는 ,,
족두리풀 꽃
애기나리
애기 나리는 무리지어 피어 있었고
구슬봉이 인 것으로 생각하는데
ㅇㅣ녀석도 심심하지 않게 자주 보이고
할배와 같이 골프장이 내려다 보이는 이 곳 까지 와서 점심을 먹고 쉬다가 내려 오던 곳
벤치는 그대로 있었고
내려다 보이는 골프장은 조경수들이 그새 많이 자라서 울창해 보였고
이젠, 나혼자 점심먹고 쉬어 가는 곳이 되어 쓸쓸하기만 하다,,
점심 먹는 동안 할배 사진을 꺼내 내 옆자리에 놓고
골프장 쪽도 바라 보게 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 하지만 대답은 언제 들려올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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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보이는 골짜기의 마을도 건물들이 많아 진 것 같고
그러고 보니 내가 왔던 것이 2년은 넘은 것 같다
그동안 할배는 산친구들과 같이 다녔으니,,,
할배 가 남겨 놓은 일기에 보면 정자가 있는 곳까지 다녔다 해서 나도 그곳까지 가 보았고
그곳엔 어떤 산객이 '봄처녀" 를 악가로 연주하고 있었다
악기가 트럼펫은 아닌 것 같은데 가까이 가지는 않아 무슨 악기인지는 알지 못하겠고
울집 할아버지 핸드폰에 "봄처녀 ~ 제 오시네~" 하는 노래 다운 받은 것이 있어서
저 노래를 듣고 그곡을 다운 받았나
저 분들은 울집 할배를 만난 적이 있던 분들인가,,,
생각만 하면서 친화력이 부족한 나는 물어보진 못했다
벌깨덩굴 같이 생겼는데 꽃이 필 시기에 꽃을 보러 다시 올 수 있을까,,,?
오늘 이곳을 서둘러 왔던 것은 할아버지가 이곳에 꽃을 가져다 심었다 해서 였다
그걸 볼수 있을까 해서,,
무심한 나는 무슨꽃을 어디에 심었는지 알아보진 않았고
둘이 같이 산에 올수 있는 날이 또 있을 줄 알았기에 그때 보려니 했었는데,,
2017년 초에, 초여름 5월에 폐렴을 두번이나 않고 난후 숨이 차다고 산엘 못 다녔고
꽃 심은게 말라 죽겠다고 물을 가져다 주어야 할터인데 하고 걱정을 했더랬는데
그걸 나라도 물을 날라다 주어서 살렸으면 좋았을걸
그랬으면 이 산에 오면 할아버지가 심어 놓은 꽃들을 보면서 할아버지 만난 듯 반가을텐데
어디다 심었는지 모르지만 몇포기라도 살았으려니 기대를 하고 산엘 와서
올라가고 내려 오면서 땅만 보고 다녔는데 할아버지가 심었음직한 화초는 보이지 않았다
사진에 있는 이 것들이 울집에 있었던 엄청 키가 크는 노랑버바스쿰과 비슷하게 생겨셔
혹시나 그것을 씨앗을 받아다 뿌렸나 생각만 할뿐 ,,,알지 못하겠다
심었다는 꽃을 만나려니 하고 그걸 만나고 싶어 왔는데 찾지 못해 또 눈물 바람을 하고,,,,
심어 놓은게 잘 살아 있다면 보여 줄려고 사진도 들고 온 것인데,,,
내려 오다 보니 이런 곳이 있었다
양지 바르고 바람을 막을 수 있는 둔덕아래 말뚝을 튼튼히 박고 비닐로 의지간을 만들어 놓았다
안을 들여다 보니 사람들이 앉을 수 있게 불록이 놓여져 있고
날이 따듯한 때이니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할아버지 일기에 솔밭 근처에 추울때 바람막이를 할 수 있는 곳을 만들었다고 했었는데 그곳이 이곳인지
조그만 흔적이라도 찾고 싶고 그를 알던 사람을 만나고 싶어 한참을 서성이다 내려 왔다
이 산을 또 올 수 있을지 알지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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