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일상

마음에 위안이 되는 칫솔 네 개~

L일순 2018. 4. 18. 10:48



할배와 나 두 식구만 살던 집에

할배가 떠나고

사람만 없어진게 아니라

집안에 있는 할배가 사용하던 물건들도 치우게 되고,,


처음엔 그냥 생각없이

옷걸이에  걸려 있던 옷

서랍속에 있던 옷을 다 버렸는데

이제 얼마 남지 않은 할배 물건 들은 아무 것도 버릴 수가 없다


욕실에 수건도 칫솔도 치우고 내 것만 걸어 놓았더니

두개씩 있다가 하나만 있는게 보기 안좋아

할배 수건 할배 칫솔을 다시 걸어놓으니 마음이 안정이 되고 편안 했었는데

이제 칫솔을 네 개 걸어놓고 바라보니

볼때마다 흐뭇한 미소가 지어지고

빈 것 같았던 가슴이 채워 지는 것 같다


별 것 아닌

칫솔 네개가

 이리도 크게 마음에 위안이 되다니,,


방학때면 울집에 와서 보내고 가는 막내 손주눔 것

대학생이 되고 일주일에 한 두 번 울집에 와서 점심을 먹고 가는 큰 손녀 것

대학생 손녀는

일부러 먼 거리를 돌아서 버스를 갈아 타면서

점심 먹여 달라고 울집엘 들린다


양쪽 집에서 첫 아기로 태어난 손녀는

아이들을 좋아하는 내게 처음으로 생긴 "내 꺼 아기" 였다

아무리 예뻐도 남의 아기들은 함부로 만질수도 없는데

내가 언제나 마음대로 안아주고 업어주고 만지고 해도 누가 뭐라지 않는 온전한 "내 꺼 아기"

나도 사랑을 많이 주었지만

이 녀석도 대학생이 된 지금도 늙은 할매를 좋아라 해 줘서 고맙기 그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