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배 떠난 후에 주변 사람들이 자주 하는 말
ㅡ혼자 있다고 끼니 거르지 말고 잘 챙겨 먹으라고ㅡ
늙으니까 배도 쉬 고파지고
배가 꺼지면 기운도 떨어지니
먹는 것은 늘 잘 챙겨 먹었으니까
그런 염려들은 걱정도 안 했었다
지난 토요일인 17일,
49제가 끝나고 이번 주 부터 이제 진짜로 혼자 인것 같은 시작,,,
49일 동안 매일 아침 저녁으로 밥상을 차려 놓느라고
할배가 좋아 했던 국도 끓이고 나물도 만들고
생선 조림도 하고
이제 먹을 날도 없다고 좋아하던 김도 사다 놓고
막걸리도 사다 부어 놓고
그가 좋아 했던 찬거리들로 시장을 봐오고 만들고 차려놓고
좋아 했던 음식에 수저를 놓아주고
맛나다고 먹어보라고 하고
대답 없는 말들을 혼자 지껄이면서 지냈어도
아직은 같이 있는 것으,로 생각 되었는데
이제 진짜로
혼자 차려서 혼자 먹어야 하는 일이 참으로 예삿일이 아니다,,,ㅠㅠ
얼떨결에 할배를 보내고 분주히 장례 치루고
연이어 49일동안 조석으로 밥상 차려 올리고
그사이에
삼우제
설차례
보름삭망
49제
이런 제사들을 혼자 시장 봐오고 만들고
제사 한번 차릴려면 먼데 있는 하나로 마트를 구루마 끌고 세번은 다녀와야 하고
슬퍼하고 눈물 흘릴 사이도 없이 분주히 지냈는지라
일요일은 아무 것 도 하지 않고
아무 생각도 없이 쉬었는데
월요일은 대학생이 된 손녀가 학교 가고 오는 길에 우리동네를 거쳐서 간다고
월요일은 할머니 집에 와서 점심을 먹을것이라고 들어와서
그녀석 밥 한끼 먹이느라 분주 했었고
화요일인 어제부터 진짜로 혼자 먹는 밥인데
이게,, 밥 숫갈을 떠 올려서는 입으로 가져가기가 싫어져서 한참을 들고 물끄러미 바라보고,,
밥이든 과일이든 무엇을 입에 집어 넣는게 싫어 져서는,,,
침울한 마음을 환기 시킨다고
오래동안 사용해오던 욕실에 물컵도 예쁜 것으로 바꾸고
과일 먹는 조그만 쟁반도 예쁜 것으로 사오고
밥그릇과 찬기도 예쁜 새것을 사다 놓았지만
그런 것들이 하나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두식구만 살았던지라
수저통에 수저도, 밥 그릇도, 내 것 하나씩만 있으면 너무 쓸쓸해서
할배것도 반짝이게 닦아서 그냥 놓아두고
밥그릇 국그릇도 두고 보는게 더 쓸쓸해서
할배 그릇에다 담아다 먹고 있어도,,
언제쯤이면 눈물 없는 밥을 먹을 수 있을지,,
블로그라고 열어놓고 있으니
들어와 보는 분들이 있을텐데
날마다 우울한 글만 올리는게 안좋을 것 같아
자제 하려 해도
내 마음을 어찌 다스려야 할지,,
집안에 있는 찬장이며 진열장이며 서랍들이며
열기만 하면 할배의 흔적이 튀어 나오니 가슴이 철렁 해 지고,,,
왜 더 잘 해 주지 못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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