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을 사 준 점퍼인데,,몇 번 입지도 않은채로,,
무엇을 살려면 늘 가격을 제일 우선순위에 두는데도
아픈 사람이라고 초췌해 보이지 않게
이천일아울렛에서 내 주머니 사정으론 넉넉하게 주고 샀던 옷
숨이 차다고 어디 많이 외출을 하지 않으니 입고 나갈일이 많지 않아
아직 새 것인데 이제 입을 사람이 없으니
이걸 버릴 수 있을지,,,,
지난번 보름 삭망 제수꺼리 장만 하려고 하나로 마트에 갔더니
울집 할배가 입으면 좋을만한 봄 점퍼를 착한 가격에 팔고 있었다
입을 사람이 없는데도 반가운 마음에 다가가서 만저보고 살펴보고,,,
삭망 [
,,,
아침 저녁으로 혈압을 재던 혈압기
할배가 사용하던 컴퓨터
내가 컴퓨터 가지고 노는 것 보고 자기도 하고 싶다고 복지관으로 배우러 다니고 해서
하나 사 주었는데
이상하게 뭘 했다 하면 엉켜 버려서 안된다고 징징 거리고
그것도 못하느냐고 나 한테 핀잔 듣고 하더니,,,
마지막 입원 했던 때에 보호자가 지참해야 했던 병동 출입증
이걸 받고 만 하루만에 숨을 거두어서
병원에 반납하고 나왔어야 할 것을 황망중에 목에 걸은채로 그냥 나와서는,,
가지 못한, 갈수 없던던 예약 진료일
가을 이후 아무래도 상태가 안좋아 지는 것 같아서
2월 14일 진료때 입원해서 몸 상태를 점검해 달라고 하려던 참이었는데,,
이 달력도 넘기지 못하고
금붕어나 새 키우는 걸 좋아해서
5년 전 암 확진받고 바로 새도 사 주고 금붕어도 키우게 해 주었는데
새는 하도 시끄러워서 조금 키우다 없애고
금붕어는 이래 남겨둔채 떠나 갔다
저걸 어떻게 키우는 것인지
먹이는 하루에 몇번을 주어야 하는지
어항 청소는 언제쯤 해 주어야 하는지 하나도 가르쳐 주지도 않은채로,,
나는 이런 걸 키우는 것 별로라서 따뜻할때 개울에 가져다 놓아주려고 했었는데
할배가 남기고 간 것중에 유일하게 생명을 가지고 움직이는 것이라
할배를 본 듯이 계속 잘 키워보고 싶다
잘 살아 주었으면 좋겠다
저 녀석들이 생명을 다하고 움직임이 없어진다면 그도 감당하기 어려울 것 같지만,,
늘 쓰고 다니던 모자
수많은 날들도 남겨 놓고 갔다
올해 새로 사서 할배방에 걸어준 달력인데
저 날 들을 다 남겨두고
2018년 새 해
첫달도 다 못 채우고 떠나 가서는
이 달력을 치우지도 넘기지도 못하겠다
할배가 살았던 날들이 있는 것이기에,,,
49일동안
영정 사진과 위패를 놓아두고
부질없음을 알면서도 살아 있는 사람에게 하듯이 아침 저녁 밥을 지어 올렸는데
그것을 할 날이 이제 일주일도 남지 않았다 ,,,ㅠ
글을 올리면서 선택하게 되어 있는 주제에서
이글에 맞는 주제가 없어 "알상다반사" 했다만
요즘 내가 살고 있는 날들이 평범한 일상일까,,,
'권영준(남편)이 없는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혼자 먹는 밥... (0) | 2018.03.21 |
---|---|
오늘도 새장 하나 치웠다,,43일째 (0) | 2018.03.13 |
2018년 1월에서 3월 (0) | 2018.02.25 |
그림자,,, (0) | 2018.02.22 |
제사 지내면 먹고 가는지 왔다 가는지 흔적이라도 남겼으면 좋겠네,, (0) | 2018.02.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