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시한부 생명 같은 투병을 하기 시작한게 벌서 3개월이 되어 가지만
우리 가족 아닌 다른 사람이 요즘 우리가 사는 모습을 보면
그런 무서운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인지 전혀 모르거나
병을 앓고 있는 것을 아는 사람이라면 무엇이 좋아 저리 즐겁게 사는가 속창아리 없는 여편네 라고 생각 할 수 있을만치
우리는 예전과 다름없이 생활하고 있다
환자의 병원치료와 식생활 관리로 환자의 아내이며 같이 사는 유일한 식구인 내가 무지 무지 바빠진 것 외에는
달라진게 하나도 없다
대지를 꽁꽁 얼어붙게 했던 무섭던 추위가 지나고 봄이 되어 새싹이 움트고 꽃이 피는 계절이 되니
여전히 꽃밭을 가꾸고
예쁜 꽃 보면 사 들이고,,
전에는 그런 것을 혼자 하던 것을 요즘엔 일 없는? 남편과 같이 하니
말 하지 않으면 우리집에 중증질환 환자가 있다고 전혀 모를 것이다,
나 라고, 환자인 옆지기라고 투병 생활이 두려움 없이 즐겁다고야 할 수 있을까마는
그렇다고 늘 무거운 마음으로 우울해 하고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시름에 잠겨만 있다고 무슨 뾰족한 수가 생기겠는가,,
더구니 환자는 마음이 즐거워야 면역수치가 올라간다 하니 집안에 함께 생활하는 유일한 가족인 내가
환자의 정신적인 치료를 위해 기쁨조 노릇을 할 수 밖에,,
암환자들을 불러 모아 원예 치료를 하는 프로그램도 있다하니
비싸지 않고 기르기 쉽고 화사한 꽃을 피우는 초화들을 보며 환자가 위안을 얻기를 바라고
싱그럽게 변해 가는 가까운 산으로 소풍 가는 것 처럼 도시락을 챙겨들고
가볍게 등산도 하며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 하기도 하고,,
이렇게 그냥 살아 졌으면 좋겠다
완치가 아니라도 이대로만 있어 준다면,,,
포피 말로우
이제 좀 숨을 돌리고 생각해 보면 그래도 감사할 일이 없는게 아니다
사람이 태어나는 것은 순서대로 태어 나지만
죽는 것은 순서대로가 아니라고 하는데
우리집안, 남편을 위주로한 직계 가족중에 제일 나이 많은 남편이 아프게 되어 그게 다행이고
초기는 아니라도 치료할 수 있는 시기에 발견 하게 되어서
가족이 해 볼 수 있는 것은 다 해보게 되었으니 그게 또 감사하고
의학이 이만큼이나 발전한 시기에 병이 찾아 온 것도 그나마 다행이고
간호할 수 있는 내가 완벽하지는 않지만 건강한 것도 다행이지 싶다
지난 해 내가 척추골절로 6개월 여 를 고생할 때 이런 일이 닥쳤다면 아마도 가족이 모두 힘들었을텐데,,
하나 있는 아들이 한동안 많이 어려운 생활을 했었는데
요즘에는 하는일이 잘 되는 것 같아 제 아버지의 치료를 적극 돕고 나서게 되었으니 그것도 감사하고
우리나라에서 꽤 인지도 높은 대형 병원이 산책 삼아 걸어서도 갈 수 있는 거리에 있는 것도
더 없이 감사한 일이다,
오래전에 소화기계에 질환으로 고생하던 가까운 친척분은
물 한모금을 먹어도 그걸 소화시키지 못해 고생을 해서 보는 내내 안타까웠었는데
아픈중에도 먹고 소화시키는 것에는 무리가 없어 해 먹이고 싶은 것 다 해 줄수 있으니
그도 다행이고 감사할 일이지 싶다
이런 생각을 하고 현실을 받아 드리니 마음이 한결 편안해 진다
다른 환자 가족들은 가족이 암이라는 진단을 받으면 얼마나 더 살 수 있는가 부터 알아보는 것 같은데
나는 그런 것을 의사에게 질문해 보고 싶지 않다
사람이 살고 죽는 것이 어디 공식화 되어 있겠는가
다만 환자나 가족이 할 수있는 최선을 다 하고
겸손히 신에 뜻을 기다리는 것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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