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마다 장 담글때 되면 햇볕 잘 드는 마당에
큼직한 항아리에 장을 담궈서 쨍쨍한 해를 받으며 익혀 보는게 소망이기도 하지만
식구가 단출해 져서 옆지기와 나 둘이만 있으니 많이 담궈 봐야 먹을 사람도 없고
작은 아파트이다 보니 장소도 좋지않고 해서 메주 한덩이로 작은단지에 조금씩 장을 담급니다
도시에 와서 살면서도 단독주택에 살았을때는 간장 고추장을 담궈 먹었었는데
아파트로 이사 오고는 한동안 장담그는 것을 하지 않았었지요
고추장은 공장표 고추장도 그런대로 입맛에 맞추었는데
간장 된장은 재래식으로 집에서 만든 맛이 나는 걸 아직 만나지 못했습니다
요즘에는 넓은 마당에 항아리를 수백개씩 놓고
옛날식으로, 아니 그보다 더 좋은 방법으로 장을 담그어서 판매하는 분들도 있지만
웬일인지 그도 내 집에서 내가 담궈 먹던 된장 맛이 아니고 낮선 맛이더라구요
지금 사는 2층으로 이사 와서는 고층이 아니니 그래도 괜찮지 않을까싶어
장을 담아 보기 시작 했는데 처음 2년은 실패 했었답니다
아파트가 남향이고 저층이라도 볕이 잘 들어서 장 항아리에 햇볕이 직접 닿도록 하느라고
먼지와 바람 들어 오는 것을 참고 이른봄부터 베란다 유리문도 열어놓아가며 장을 익혔는데도
갈라 놓은 된장과 간장이 여름이 되면 부패 해 버리는 겁니다
싱거워서 그런가 하고 다음해에는 간을 더 세게 했었는데도 마찬가지,,,,
아무리 문을 열어 놓고 익혀도 마당에서 익히는 것 보다는 발효가 덜 되어서 그런지,,,
그 다음 부터는 음력 정월 일찍 장을 담그고 날씨가 더워지기전에 장을 떠서
간장 된장을 냉장고에 보관해 익히니 괜찮았어요
영월에서 모셔온 메주 잘 뜬 것 같아요
메주 달랑 한 장,,,
깨끗이 씻어 네쪽으로 잘라서 잘 말려 주고
물에 씻을때는 메주가 물에 붙지 않게 재빠르게 씻어야 하고
통째로 씻은 다음에 쪼개야 합니다
항아리도 소독하고, 항아리가 작으니까 이렇게 합니다
가스렌지 불을 제일 약하게 해 놓고 그 위에 항아리를 엎어놓고
자리를 비우지 말고 옆에서 지켜 보다가 항아리를 만져봐서 따끈 하면 불을 꺼야 합니다
조금 후 식은 다음에 한 번 더 해 줘도 되고,,,
유리병 소독도 이렇게 하는데 유리병이나 항아리나 불에 오래 올려 놔 두면 깨질 수도 있으니
만져 보아서 따끈 하면 불을 꺼야 합니다
소금은 몇 년 전에 사위가 신안에 출장 갔다 오면서 여러해 묵은 좋은 소금이라고
사다준 것인데 소금도 깨끗하고 맛도 단맛이 나고 ,,
우리집에 와서도 3년은 되었으니 이소금이 적어도 5년 이상 묵은 것인데
프라스틱으로된 항아리만한 콩나물 시루를 얻어다가 담아 두니까 물기도 빠지고 보슬 보슬 하니 좋습니다
시판되는 생수인데 해마다 이물로 장을 담그면서 좀 염려 스럽기도 합니다
물에다 혹시라도 다른 첨가제를 섞지 않앗을까? 싶기도 한데
도시에 살면서 좋은 샘물 구하기가 쉽지 않으니 그냥 할 수 밖에,,,
예전부터 장 담그는 날은 말(午)날이나 닭날(酉) 담근다고 하는데
왜 그랬는지는 여러가지 설이 있지만
닭날은 달다와 비슷해서, 장이 쓰지 않고 단맛이 나라고 했다는 걸 보면
말날은 맛나다와 비슷해서 라고도 하고,
정월 말 날 중에 제일 좋은 날은 상오일, 즉 첫째 말 날 이라고 합니다
병오일은 말 날 이라도 장을 안담그고
예전에 농사 다 지어 놓고 10월 상달에 고사떡을 해 먹을때는
떡 하는 날은 무오일이 좋다 했지요
그러고 보면 우리 선조 들은 말을 중요하게 생각 했었나 봅니다
2월 3일 갑오(甲午)일 6일 정유(丁酉)을 다 놓쳤고 다음 午일을 15일이 丙午일인데
병오일엔 장을 안 담근다 해서 손없는 날인 오늘 (음력 아흐레나 열흘) 담그었네요
요즘은 사찰에서 나온 달력에나 일진이 표시되어 있으니
젊은 분들은 말 날을 꼽기도 어렵겠고(저도 만세력 보고 찾았음)
어떤이는 이런 것을 지키는 것을 미신이라 하기도 하지만
저는 이런 것을 지키면서 살려고 합니다.
그것은 세상을 겸손하게 대하자는 생각이 있어서지요
대자연속에서 나하나(사람)는 개미하나 만한 존재 일텐데
감히 당돌하게 이까짓것이 무엇이냐, 하고
세상과 자연의 섭리와 맞서는 것은 안하고 싶어서지요
하루전에 소금물을 풀어서 가라 앉혔다가 하는데
저는 물과 소금의 비율은 물이 열이면 소금이 3으로 합니다
그러니까 물을 작은 그릇으로 퍼서 열을 넣고 그 그릇으로 소금을 조금 수북하게 셋을 넣습니다
그렇게 해서 께끗이 씻은 계란이나, 밥을 초밥만치 꼭꼭 뭉쳐서 띄워 보면 요렇게 됩니다
다른 것이 없어서 대추만 띄웠네요
햇볕 드는데 놓아 주고 요렇게 덮으면 끝~~~
이제는 내가 할 일은 없고 지기 알아서 잘 익히겠지요
항아리 뚜껑에 지난해에 붙여 놓은 장 담근 날을 보니 작년에는 3,9일에 장을 담궜는데
올해는 설이 양력 1월달에 들어 있어서 2월 11일에 ,,약력 날짜로는 지난해보다 한 달을 빨리 담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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