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난 먹거리

비오는 날 뜨끈한 칼국수

L일순 2011. 4. 30. 23:40

 점심을 삼겹살 구어 먹었더니 소화가 빨리 안되서 저녁은 안먹고 싶은데

먹고 죽은 귀신이 때깔도 좋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며

한끼 거르는 것을 큰일 나는 줄 아는 옆지기는 먹어야 하겠단다,,

 

이그~ 잔뜩 먹고 죽으면 들고 가기만 무겁지 죽은 다음에 때깔 좋아서 뭘 할거라고~~ㅋㅋ

 

 

내가 어릴때 외할머니께서는 칼국수 할 때 꼭 풋고추를 다져서 양년간장을 잘박하게 부어

그것으로 국수에 간을 해서 먹게 해 주셨다

 

외할아버지께선 한의원을 하셨었는데

한번은 내가 초등학교에서 돌아오는길에 지서(지금 지구대)에

순경 아저씨 한 분이 나를 따라 우리집까지 와서 할아버지께 한약을 지어 갔는데

할머니께서는 공짜로 약지으러 오는 순경아저씨가 밉다고

약이 바짝오른 풋고추를 다져서 양년간장을 만들어 칼국수를 대접 하시고는

양념장이 매워서 고생하며 먹는 모습이 재미있었노라고 하시던게

엊그제처럼 생각 나기도,,,,,

 

 

 

매움한 풋고추를 잘게 다지고 간장을 잘박하게 붓고 깨소금을 얹었다

개운하게 먹을려고 참기름도 고추가루도 안넣고 간장에 풋고추와 깨소금만 넣었다

 

이 간장에 달래좀 쏭쏭 썰어놓고 참기름(들기름)고추가루 넣어서 밥 비벼 먹어도 맛나다

사람은 어릴때 길들인  맛이 평생 기억이 되어서

다른이에겐 별로인 것도 나만 맛있고 그리운 맛이 있는 것 같다,,,,,

 

블방에 놀러오신 님께 배워서  집에서 뜬 한 해 묵은 집간장에

굵은멸치와 다시마를 넣어 두었더니 정말로 간장이 감칠맛이 좋아져서

다른 양념을 안해도 맛이 좋았다는,,,,,

 

당근과 호박은 채썰고,

버섯과 감자도 넣고 싶은데

집에는 없고 비가 쏟아져서 마트 나가기는 싫고 있는 것만 가지고 해야지 뭐~~

 

멸치, 다시마, 청양고추를 우려내고

다시마는 건져  곱게 채썰어 다시 넣고 멸치도 그냥있는채로 국수를 넣고 끓였다

엽지기는 다싯물에 멸치를 건져내면 아깝다고 그것을 가져다 먹어서

손님상 아니고 옆지기와 둘이 먹을때는 건져내지 않고 그냥 끓여 먹는다

 

오늘은 청양고추도 건져내지않고 두었더니 그걸 하나 먹고는 매워서 쩔쩔 매기도,,ㅋㅋ

그걸 왜 먹는지~~~참~ㅎㅎ

 

그치만 한 번 우러난 멸치는 별맛이 없고 심심하다

 시간이 있을때는 다싯물이 끓으면 불을 끄고 국물이 식을때까지 두었다가 멸치를 건져낸다

그렇게 하면 알뜰히 다 우러나고

건져낸 멸치는 꽃밭에 묻어 준다 ,,단백질이니 거름 되라고~~

 

꾀가 나서 손국수 하지 않고 사온  칼국수~~ㅎ

 

국물이 말갛고 맛이 깔끔하게 잘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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