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속 이야기

내 아우 ㅡ 흥천면장 퇴임식ㅡ

L일순 2010. 8. 1. 11:58

퇴임자리 서고보니 죄송한 마음뿐’ 겸양

 

이상춘 흥천면장 36년여 공직생활 마감, 송별사 대목에선 숙연함과 흐느낌도
 
남창현 기자

지방 기술서기관 이상춘 흥천면장이 36년 4개월의 공직생활을 마쳤다.

1974년 4월 투철한 국가관과 사명감을 가지고 공직생활을 시작한 이면장이 2010년 7월 16일 명예퇴임식을 가진 것이다.

지난 16일 흥천면 효지리 흥천농협 2층 대회의실에서는 이상춘 흥천면장 명예 퇴임식이 열렸다.

이날 명예퇴임식에는 임명진 여주부군수를 비롯한 공직자 선·후배 및 동료, 각급기관·단체장, 지역주민,

가족·친지등 하객 300여명이 몰려 재임시절 많은 사람들에게 베풀었던 인간적 면모를 느끼게 했다.
 

▲     © 세종신문



이정복 흥천부면장의 사회로 진행된 지방기술서기관 이상춘 흥천면장 명예퇴임식은 개회선언에 이어

국민의례, 주요공적소개, 임용장·발령통지서 교부, 표창 및 감사패 수여, 격려금 및 꽃다발 전달, 행운의 열쇠 증정,

지역기관단체 감사 및 공로패 증정, 격려사, 송별사, 퇴임사 순으로 한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임명진 여주부군수는 격려사를 통해 36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공직생활을 성실하게 수행한 그동안의 노고를 치하하면서

“ 공직생활을 마치고 사회에 나가서도 그동안 갈고 닦은 풍부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여주지역사회 발전에 적극나서달라” 며

“ 공직을 떠나지만 남은 공직자들이 군민을 위해 전념할 수 있도록 항상 충고와 조언도 곁들여 달라” 고 당부했다.

이상춘 흥천면장은 퇴임사를 통해 “ 20세의 젊은 나이에 공직에 들어서 36년 4개월이란 세월이 흘렀다” 며

“ 참으로 긴 시간이었지만 한편으론 찰나의 시간이기도 했다” 고 지난날을 되돌아 봤다.
 

▲     © 세종신문



이 전면장은 “ 지난 시간들이 삶의 전부이고 희망이었다.

그동안 하고 싶은 일과 의욕이 많아 열심히 노력했지만 이뤄놓은 것도 별로 없이 퇴임의 자리에 서고 보니

죄송한 마음이 앞서고 만감이 교차한다”며 자신을 낮췄다.

두차례에 걸쳐 3년9개월동안 면장으로 봉직하며 지역주민과 함께 호흡하고,

과분한 사랑을 받으며 복지증진과 발전을 위해 일 할 수있었던 것을 가장 큰 보람으로 생각한다는 이 면장은

주민숙원사업을 모두 다 해결하지 못하고 마찰을 좀더 슬기롭게 조절하지 못한 것,

여주쌀 명품화·복하천개발·학교장학사업을 마무리하지 못한 것을 아쉬움으로 남겼다.

이날 명예퇴임식에서는 특히 퇴임사에 앞선 이재각 흥천면 이장협의회장의 송별사가 하객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송별사가 전해지는 동안 명예퇴임식장은 숙연한 침묵이 흘렀고 곳곳에선 흐느낌 소리도 들렸다.

이상춘면장도 내내 눈시울을 붉혔다.
 

▲     © 세종신문



이재각 회장은 “ 때로 문턱이 높아 보였던 군청을 방문할때는 늘 맏형같은 당신이 있어 든든했고,

당신께서 마을회관을 방문했을때 동네 할머니께서 타주시던 미지근한 커피한잔은

고향 찾아온 맏아들에게 내밀던 어머니의 사랑이었다. 당신은 우리에게 늘 그런분이었다.

아직 함께 가야 할 길이 남아있고 보듬어야 할 손길이 저리 남아 있는데 공직생활을 놓겠다니

야속함이 서러움이 되고 그 서러움이 안타까움이 돼 작은 가슴을 마구 짓누른다.

소매를 부여잡고 더 있어 달라고 목놓아 애원하고 싶지만 조용히 보내드린다“ 며 송별의 마음을 전했다.

이 회장은 “ 36년 성상에 부(富)하나 건지지 못하고 빈손에 명예만 달랑 남은 삶이었기에 당신의 가는 길은 행복해 보인다.

공직의 무거운 짐을 막 벗으려는 당신의 행복을 기원하며 고마움을 이렇게 밖에 표현하지 못함에 목이 메인다”며

“ 당신의 진취적인 패기와 탁월한 추진력, 신의와 절개를 그냥 묻어두기엔 너무 억울해

당신이 돌아올 자리는 언제나 비워 두겠다” 고 말했다.

 

 

기사입력: 2010/07/22 [16:02]  최종편집: ⓒ 여주포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