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일상

자식은 빚 받으러 나온 것이라 하더니,,,

L일순 2010. 3. 28. 01:20

이전 생에서 내딸에게 진 빚이 얼마나 많았길내

시집 보낸지  10년이 넘었어도

늘 긴급 호출로 이리 불려 다녀야 하는지 원,,,

내가 어디 좀 가 보려고 계획을 잡아 놓으면

꼭 그때 맞추어서 호출을 한다.

 

옆지기가 오늘 토요일 고향인 여주에 갈 일이 있다 하길내

나도 같이 따라가서 나는 시부모님 산소에 내려주면

볼일 보고 올 동안 산소 근처에서 좋아 하는 들나물을 해 올거라고

계획을 잡고 있었더니

어김없이 오늘 아이들 봐  달라고 호출이다.

 

열두 살, 아홉 살, 다섯 살인 아이 셋을 키우며

맞벌이 한다고 나다니는 딸 집에 와 보면

다섯 식구가 모두 다 고생이다.

에미도 힘들겠지만 아이들 고생도 보통일이 아니니,,

 

이제 다섯 살인 셋째가 오후여섯시 쯤에 어린이집 버스에서 내리면

아홉 살인 제 누이가 그걸 데리고 와서

저녁 여덟시 쯤에 오는 에미가 올 때까지 지들끼리 저녁 먹고 기다린다.

작년 여덟살 때 부터,,,

 

여름에 날이 따듯하고 해가 길 때는 좀 나은데

겨울엔 그 시간이면 깜깜 하고 춥기는 하고,

겨우 여덟  살 먹은 녀석이 그래도 누이라고 불평없이 겨울 동안 그걸 해 내었다.

엊그제 봄눈이 쏟아지던 날은 눈이 많이 오면 어린이집 버스가 운행을 하지 않는다고

어린 자매가  질퍽거리는 길에 어린이집에 가서 동생을 데려 왔단다.

 

5학년이 된 첫째는 올해 부터 일주일에 세번 있는 영어 학원이 수업이 저녁 7시 부터 밤 열시에 끝난다니

여섯시 반 쯤부터 에미가 올 때 까지의 두어 시간을  아홉살 짜리와 다섯살 동생  둘이 보내고 있다.

아파트 22층에서...

이런 사정이니 내 집에 있어도 늘 마음이 편치 않고 걱정이 많아

도와줄 수 있는 근력이 있을 때 도와주어야 히겠지만

나도 내 생활이 있는데 계획된 일들이 어그러질때는  마음이 편하지 않으니,,,

 

사위는 과천 공무원 동네에 5급 공무원인데 대학원 공부까지 하고 있으니

늘 일은 많아 정시에 퇴근 하는 날이 없는데도

한 사람 월급만으로는 다섯식구 사는 것이 쉽지 않은 것 같고,,,

어젯 밤에 딸 집에 와서 자다가 새벽에 잠이 깨어 주언 부언 지껄여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