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일상

콩나물 죽,,,그리고 사돈댁에서 가져온 것들,,,

L일순 2010. 2. 23. 17:33

이번 설에 우리딸이 시댁에서 기른 콩나물이라고 맛 있다고 가져온 것이다.

콩나물콩으로 기른게 아니고 검정 서리태 굵은 것으로 기른 것이라

콩나물 대가리도 엄청 크고 시퍼렇게 되었고 콩나물도 굵고 길게 자란 것을 가져왔다.

콩나물이 어찌나 못생겼는지 아마도 시장에서 이런 것을 팔려고 내 놓았다면

아무도 거들떠도 안 보게 생겼다~~ㅎ

그런 것을 받아서 냉장고에 넣어 뒀다가

2~3일 후에 꺼내 보니 모양새는 더 못 생겨 졌고약간 물러지고 있었다,,

 

 

 

이걸로 무엇이든지 해 먹어야 할 터인데 콩나물이 하도 커다랗게 자라서

국 끓이기도 나물 하기도 마땅하지가 않은 걸 다듬고 있었더니

옆지기가 콩나물 죽을 끓여 보란다,

.둘이 다 감기도 들어서 입맛도 싹 달아난 터에,,,우리식구는 감기들어 입맛 없을때

콩나물 죽을 끓여 뜨끈하게 먹고나면 입맛이 돌아오고 하는게 있어서 

잘 되었다고 오랜만에 콩나물 죽을 쑤었다.

들기름 넣고 물 자작하게 붓고 한소끔 끓인후에 불린쌀을 넣고 멸치 다싯물을 넣고

소금으로 간 맞추어서 죽을 쑤어서 둘이 맛나게 먹었다.

볼품 하나 없는 콩나물을 맛있다고 친정 가져다 준다고 시어머님께 달라고한 우리딸이나

그걸 스스럼 없이 챙겨 주신 사돈댁의 허물없는 마음을 고마워 하면서,,,,

모양은 험악?했어도 집에서 기른 것이라 구수하고 질기지도 않고 맛은 있었다는,,,ㅎ

 

떡국떡도 사돈댁에서 보낸 것,

꽤 많다. 달아 보니 4킬로가 넘었다.

해마다 명절마다 애들 오는 편에 집에서 한 음식들을 보내신다.

만두도, 전도, 녹두 부침개도 송편도,,,

남들은 비싼 갈비짝이나 굴비셋트 같은 것들을 선물로 주고 받고 하는 댁들도 있을테지만

우리는 이런 별것 아닌 것을 스스럼 없이 주고 또 고맙게 받는다.

 

그렇지만 우리도 처음부터 이런 사이는 아니었다

사돈은 사돈인지라 어려웠고 또 요즘말로 서로 간보느라고 그랬는지 좀 껄끄럽기도 했었다.

그랬던 것을 그냥 모른척 하고  편하게 대하자는 마음으로만 대했더니

지금은 좋아진 것 같다.

나는 안사돈과 전화 통화 할 일이 있으면 내 딸 흉도 본다.

내 눈에 거슬리는 딸에 행동이 며느리 되었다고 뭐 크게 달라 졌을것 같지 않고

시어머니의 눈에 그게 안 띄었을리 없는데 눈가리고 아옹이라고 뭐 내 딸 잘난척 하는것 보다는

아예 털어 놓고 지내는게 좋을 것 같아서다,,

하지만 내가 제 시어머니에게 시시콜콜 제 약점을 일러바친다는것은 우리 딸 한테는 비밀이다,,,ㅎ

 

사돈끼리 허물없이? 지내니 우선은 내 딸이 편안해 하고 사위도 좋아 하고

이러면 되었지 뭘 더 바라겠는가.

서로  나쁜 것은 작은 것이라도 일일이 드러내지 않고

좋은 것은 크게 칭찬하고 오래도록 이렇게 지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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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것도 가을에 사돈댁에서 보내온 것이다.

수세미,도라지,배   생강, 대추,은행 등을 넣고 집에서 만드신 것이다

농사 짓는 것으로 만들었다고 해 마다 서너 박스씩 만들어서 보내 주신다.

마늘, 감자, 고구마, 콩 ,팥 같은 것도 수확하는대로 택배로 부쳐오고 올해는 김장 김치도 한통 왔다는,,,

처음엔 사돈집에서 오는 것은 저울로 달아 먹는 다는 말이 있어서 엄청 어려웠는데

이젠 그냥 편안히 고맙게 감사히 받아 먹기로 했다

그렇다고 내 딸이 며느리 노릇을 썩 잘 하는 것은 아니어서 그게 좀 염치가 없다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