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일상

우리딸은 나를 119 구조본부로 생각하나 봐~

L일순 2009. 8. 28. 22:53

우리딸 결혼한지 11년째
서른 살 넘어서 결혼 했지만

열무와 시금치를 구분할 줄 모르는 상태로 시집 갔음~~ㅋ

뭐,,곱게 키울려고 해서 그런게 아니고

대학을 두번이나 다니고,,, 의상학과  영문과

두번째 대학 다닐 때 부터는 지가 돈 벌어 가면서 공부 하느라고

아침 일찍 나가면 밤중에 들어오니 집안 일을 시킬 시간이 없었지요


결혼하고 바로 정부청사 따라서 대전서 3년간 살았었는데
멀기도 하고 첫애 생기기전에는 둘이 사는데 방해 될가봐 안갔었는데
아기가 생기고 아기도 보고싶기도 하고 잘 키우는지도 궁금해서 가 봤더니
시금치 나물을 무치는데 파를 안 넣고 무치드라구요
"파도 넣는거야?"
일년동안이나 그런 반찬을 얻어먹고 살면서도

잔소리 하나 안 했던 사위도 참 무던하지요


결혼 11년 째인데 아직 김치를 한번도 안 담궈 본 울 딸~

김포에서 농사짓고 사시는 댁에 맏며느리인데

아직은 며느리가 울딸 하나라서 그런지
농사 짓는거라고 김장은 물론이고 사철 김치를 해서 보내십니다.
어쩌다 시댁에서 김치가 안 오면 즉각 나한테 콜입니다.


요즘엔 그나마 바깥일 한다고 분주하니 가정에서 쓰는 청소용품이나 세탁세제도
내가 인터넷 최저가 검색해서 사 보내곤 하는데
식구가 다섯이나 되다 보니 세제도 많이 쓰고
엊그제도 세재 주문 했으니 택배 전화 오면 현관 밖에 놓아 달래라고 전화 햇더니
"엄마 바뻐"
"왜 또"
"김치가 떨어 졌는데 시어머님이 안 보내 주시네"
이궁~ 속으로는 고거 쌤통이다,했지요

 

곰살 맞은 성격이 아닌 울딸은
나한테도 지가 아쉬운 일 있지 않으면 전화 하나 안 하는데
시어머니 한테 하는것도 안봐도 비디오지뭐~~

잘 해주실 때 저도 좀 곰살맞게 잘 하지않구선,,,,
뭐 그런 일로 김치를 안 해 주신다거나 그러진 않겠지만,,,

 

아기가 생기고 부터 10년이나 드나 들면서 살림을 도와 줬는데,,
셋째 어릴 때도  가 보니 엉망이라 한 해 여름 꼬박 반찬을 해다 줬었는데,
지난 해 부터 이제 나도 편하게 살리라고
어떤 경우에도 나를 우선순위에 놓고 살리라고 선언 하고는
불러 대도 안 갔었는데,,,
사위는 바깥일 하는걸 못 마땅해 해서 집안 일을 하나도 안 도와 주는 성격이라,,
(울 사위 다른 것은 다 나무랄데 없는데 요 부분에서 감점)

저 혼자 허둥거리고 다니는 것 보면 안 됐기도 하고
나라도 도와 주지 않으면 저혼자 감당 못하고 쌓이는 집안 일로

둘이 싸우기라도 할 까봐 어쩔 수 없이 또 말려 들어 갔습니다.

사위는 과천 청사에 근무 하는 6급 공무원인데
그 월급으로 애들 셋 키우기가 힘든가 봅니다


얼마전에는 딸네 여름 휴가가고 비어있는 집에 가서

3박 4일을 집안을 뒤집어 주고 왔답니다.
전에는 후가 갈 때 늘 우리도 함께 갔었는데 이제 그집 식구가 많아져서 차가 모자라서 못 따라 간다는~~ㅎ


가 보면 집안이 온통 폭탄 맞은 집 같아서 가서 도와 주긴 해야 할 것 같은데도
일거리가 호랭이보다 더 무서운 저는
한 번 갈려면 전쟁터에 나가는 병사 만큼이나 단단히 마음을 다지고

가야 한답니다.

 

아무튼지 김치 떨어져서 사다 먹는 다는 말 듣고는 바쁘게 김치를 했지요
우선  빨리 해다 줘야 하니 포기 김치로 못하고


통배추 숭숭 썰어서 한 통
  

  

열무 얼가리 섞어서 한통  

 

 

묵은 김치 한통 반 남았던것 반통을 썰어서 작은 통에 두통

물기 들어 가면 맛이 변한다고 도마 칼 손 모두 물기 말리고 꺼내 먹기 쉬우라고 다 썰어 담았지요

 

울 딸이 좋아 하는 깻잎 30 묶음 사다가 양념에 재우고

오이 도라지 무치고  

 

지가 퇴근길에 가지러 온다는 걸 집에 애들 셋만 두고 늘 늦게 들어 가는데

울 집에 왔다 갈려면 더 늦어 질테니

즈이 아빠가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갖다 주고 왔네요

내가 운전을 못해서리~~~

울집은 성남이고 딸 집은 안양이고 그나마 가까운 것이 다행,,,
이궁 ~~~도우미 친정엄마에서 언제나 벗어 날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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