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중순 엄청 추웠던 토요일
방어회를 사들고 손주넘과 둘이 연락도 없이 왔다
전에는 할머니 집 갈거라고 전화 하고 왔었는데
요즘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위험하니 오지 말라고 하니까
연락도 하지 않고 그냥 쳐 들어 온다
며칠 전 자기들끼리 방어회를 먹었는데 맛나더라고
저걸 나를 먹여준다고 사 들고 왔다는,,
사위가 사는 곳은 안양시
내가 사는 곳은 성남시
내가 전철타고 가면 두 시간이 걸리는데
자동차로 오면 30여분 걸리는 거리
내가 혼자 있으니 먹는 것 제대로 챙겨먹지 않을까봐 걱정이 되나 보다
울사위는 충청도 지방에서 근무하고 주말이면 올라오는데
운전하고 왔다 갔다 하느라 피곤할 터인데
올라와서 하룻밤 있다 가면서 울집을 자주 들른다
안부 전화도 사위가 제일 자주 한다
비온다고, 눈 온다고, 바람분다고, 춥다고, 덥다고,
나는 가진 것은 많이 없지만 행복한 사람인 것 같다~ㅎ
지난 달에는 양평해장국을 먹고 싶은데 혼자 사먹으러 가기 불편하다 했던 말을 기억하고
집에 왔다 내려가는 중에 해장국을 사들고 와서는
내가 마침 집에 없었더니
문밖 복도에 저렇게 놓아 두고 사진찍어 전송하고 가고
며칠후엔 사골, 꼬리 , 쇠족을 한보따리 사다 놓고 갔다
가을부터 음식점 가기도 쉽지 않아져서는
이런 걸 사들고 몇 번을 왔다 가면서도
나가서 먹지도 못하고
집에서는 늙은 내가 밥상을 차려야 하니
집에서 먹는 것도 한사코 마다하고
먹을 걸 가져다만 놓고는 빈 입으로 그냥 가면서리,,
울집은 잘 사는 집도 아니니 처갓집 덕을 볼 일도 없는데,,,
나는 딸이 결혼하고 처음부터 백년손님이라 하는 사위에게
손님 대접 하지 않을 것이라고
손님으로 대하면 평생 서로 어려울 것이니
그냥 가족으로 생각할 거라고 말은 그렇게 했으면서
하나밖에 없는 귀한 사위에게 잘 해 주는게 하나도 없는데
울 사위는 울집에 늘 진심이 담긴 정성으로 한다
사돈도 사위도 모두 다 울집에 잘해서는 다른이들한테 자랑질 하면
내가 인덕이 많은가 보다고
그래서 마음이 착한 사람들을 만난 것이라고 들 한다
자식들이 밖에서 결혼할 사람을 만나 집에 데려올때
부모되는 이들은 누구나 많은 걱정을 할 것이다
집에 데려 올 때는 지들끼리는 마음이 깊어졌다는 것인데
데려온 사람이 부모마음에도 들면 좋겠지만
마음에 들지 않아도 반대 하기가 쉽지 않으니
그럴때 나도 많은 염려를 했었고
울 사윗감 성장 과정을 이야기 듣고
집에서 많이 위해 기른 자식인 것 같아
겉으로 드러내 놓고 반대는 못하면서도 사귀는 과정에 헤어 졌으면 했었는데,,,
20여년 겪어보니 일부러 찾아 다녀도 만나기 쉽지않을 바른 인성을 가진 사람이다
아들 잘 키워서 우리 가족으로 보내 주어서 고맙다고 사돈댁에도 늘 감사하게 생각한다,
요즘에는 세상이 하도 어지러워 져서는
별 별 일이 다 많으니
자식들이 효도할땐 바라지도 않고 며느리고 사위이고
그저 자기들 끼리 잘 살아주기만 하면 그게 고맙다고 하는 어른들이 많은데
나는 내가 세상 떠나면서도
하나 밖에 없는 딸자식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늘 우리 딸이 며느리 노릇 아내 노릇을 잘 하지 못해서 그게 걱정이지,
전에 어른들이 자랑끝에 불 난다고(탈 난다고)
자식자랑 많이 하지 말라고 하셨었는데
나도 혹시라도 그럴까봐 겁이 나서 이제부터는
사위 자랑을 조금 아껴야 할 것 같은데,,그게 될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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