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일상

한여름 무더위도 한겨울 추위도 견디며 탄천에서 보낸 반 년, 나쁘지 않았다.

L일순 2021. 1. 21. 10:08

 

 

개망초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던 무더운 여름인 7월 부터 추운 겨울인 12월 30일까지 탄천에서 보냈다
자신감도 생기고 작으나마 성취감도 있었다

 

쓰레기도 줍고

 

 

아름다운 단풍도 보고

 

영하 10도를 넘어가는 추위에도 아침 8시 30분이면 집을 나서서
찬바람 불고 땅이 꽁꽁 얼어붙은 야외에서 일을 하면서도 하나도 추위에 떨리지도 않았다

사실 가을내내 걱정을 했엇다
밖에서 , 그것도 바람 쌩쌩 부는 탄천가에서 일을 하니 겨울이 오면 추워서 어떻게 할것인가
눈이 라도 쌓이면 미끄러워 어떻게 다닐까

내 자식들도, 나를 아는 주위분들도 많이들 염려를 했었고,,,

 

이 일을 하기 전에도 한겨울에 거리에서 노점상 하는 분들 보면 ,,추워서 어떻게 견디나,,,걱정 하고는 했었는데
이번 겨울 나는 추위를 뚫고 날마다 일터인 탄천 산책로 공원으로 출근?을 하며 잘 견뎌 내었다

그러면서 추위를 잘 이겨낸 작은 성취감도 있었고
자신감도 또 하나 생겼다

 

노인 일자리 일을 하지 않았다면 영하 10도의 추위에 할매가 아침 일찍 움직일 일이 있었겠나

춥다고 집에서 웅크리고 들어 앉아 있을 터인데

이런 일을 하게되어 몸을 움직이고 정신도 바짝 긴장하고 하니

그게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나쁘지 않은 것 같으니 그도 감사하게 생각 되었다

 

몇 년 전
70중반 나이로 폐암 투병중인 할배를 이끌고 설악산 대청봉을 올랐을때
엄청 큰 성취감과 자신감을 느꼈었는데
지금 78세 할매인 내가 이 겨울 추위에 밖에서 일을 하며 얻은 또하나의 교훈
사람이 누구든지 어떤 상황에서든지 마음만 먹으면 못 해낼께 없겠다 싶었고

늙어가면서도 작으나마 성취감을 느낄수 있는 일에 도전해 보는게 정신건강에도 좋은 것 같았고,

 

 

겨울엔 이런 곳 소독하고

불교 경전중에 반야심경이라는게 있다
한글로 풀어쓴 반야심경은 글자수가 300자가 좀 넘는데 그것이 당췌 외어지지가 않아서
노트에 적어 보기로 했었다
50여번을 쓰고 나서 외울 수 있었다
그 이야기를 들은 울 시위가 제 자식들에게,,,노력 하고 도전하면  안될게 없다
너희들도 할머니처럼 노력해 보거라,,,, 했던게 기억 난다

 

80이 가까운 할매인 내가 자꾸만 자신만만 해 지니 이러다 100살 까지 살면 어쩌나,,,ㅋㅋ
만일 100살 까지 산다면 그때가서 할 일이 또 하나 생각났다
100살 할매의 유투버~~~~로 세상을 한 번 휘어 잡아 봐,,,,,,흐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