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봄
할배 떠나고 처음 맞는 봄에
산행을 시작하면서 할배와 같이 늘 다녔던 곳을 먼저 찾았었다
4월 30일쯤이었던가
그땐 할배와 같이 걸었던 기억이 , 느낌이 생생 했었는데
이번엔 이상하게도 할배와 같이 다녔던 느낌이 살아나지 않았다
지난해 가을
여주 세종대왕릉을 갔을때도
같이 걸었던 느낌이 기억되지 않아서 웬일인가 싶었는데,
이번에, 2년 가까이 일주일에 적어도 두 번 쯤을 갔었을 곳인데 영 그때의 느낌이 기억되지 않았다
눈물이 없어진 것은 아닌데,,
지난해는 안그랬는데
그땐 눈물을 줄줄 흘리며 다녔었는데
느낌이 있었던 지난해 더 많이 다닐 걸
1년이 넘는 동안 이제 두 번째 밖에 가지 않아서
나에게 서운해서 마음을 다 걷어가 버렸나,,,
같이 다녔던 느낌을 떠올리지 못하는 것도 쓸쓸함이다
많이 다녔던 길인데도 처음 보는 것 같은 작은 꽃
산으로 올라가는 길 옆 또랑이 있는 둔덕에 모여서 피어있었는데
벌깨덩굴 꽃을 닮은 작은 이꽃은 금전초 또는 긴병꽃풀 이란다
예뻐서 한포기쯤 데려오고 싶었는데 꽃이 피고 있어서 그냥 두었는데
번식력이 대단해서 집에 가꾸는 꽃밭엔 두지 않는게 좋다고 한다
올라가는 길에 작은 복숭아 나무 한 그루 있었는데 키도 내 키보다 훨씬 자랐고 꽃이 핀 것은 처음 보았다
반가웠다
할배와 같이 다닐때 꽃이 피는 것을 보았으면 좋았을 것을 ,,
복숭아도 열릴까
내 손이 닿지 않아서 따먹지도 못할텐데
할배가 있었으면 따 주었겠지만,
복숭아 나무 밑둥지에는 새가지가 수염이 나는 것처럼 소목히 올라오고
산에는 아직 벚꽃이 남아 피어 있었고
위에 분홍색 꽃은 풀또기 라고도 하는 만첩 홍매라던가
꽃의 모양은 별로 예쁘지 않은데 꽃색은 예쁜,,
ㅇㅓ느해 봄 할배혼자 산에 갔다 오더니 산에 붙여서 지은 어떤 집 담장 밖에 예쁜 꽃이 피어 있었다고 하더니
며칠후에 와서는 싹 베어 버렸다고 아쉬워 했었는데 그게 저꽃이었던 듯
올해 새로 자란 파란 가지를 하나 잘라 왔다
삽목 해 볼려고
할배의 손길과 눈길이 닿았던 것들은 다 귀하고 소중하게 간직하고 싶어서는,,
산은 지금 연둣빛 새 잎들이 귀엽고 싱그럽게 어울어지고 있었고,,
지난해 4월 말 쯤에 갔을때는 보라색 각시붓꽃이 한참 이더니
올핸 조금 일러서 금붓꽃이 한참 피어나고 있었다
보라색 각시붓꽃보다 금붓꽃이 더 일찍 피나보다
이런 걸 올리는게 조심 스럽기도 하다
나쁜 손들이 나쁜 마음을 먹을까봐서리,,
부디 내년에도 그곳에서 예쁜 모습을 보여 주기를 바라면서,,
만나서 반가웠어~~!
같은 도시에 있는 곳인데도 내가 사는 곳에서 대중교통으로 갈려면 차를 갈아타고 가야해서 번거로운 곳인데
할배 발자국이 수없이 많이 찍혀있는 곳이라 가고 싶어 했는데
이제부터는 예쁜 너를 보러 가고 싶어 가야하는 이유가 한가지 더 생긴것 같다
'할머니의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에어컨을 켜다,,,2019, 7, 18일,, 음력 유월 십육일 (0) | 2019.07.18 |
---|---|
산행도 못하게 되면 무슨 재미로 살아 갈런지,,,2019 6, 21, 금요일 영장산 (0) | 2019.06.24 |
봉은사 ~ 연등도 피고 살구꽃도 피고,,, (0) | 2019.04.02 |
할머니의 일터~ (0) | 2019.03.21 |
명절, 힘들고, 재미없고, 쓸쓸하고,,,, (0) | 2019.02.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