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일상

남편을 두드려 패줄 수 없으니,,,ㅋ

L일순 2014. 5. 16. 10:00

 

산에 갔다 내려 오면서 

내 여름 등산화에 달린 버클 장식 같은게 풀어진 것을 옆지기가 잠궈 주는 것을 보고

지나가던 40대 쯤으로 보이는 여성 등산객이 ㅡ 두 분이 안싸우고 사시지요?ㅡ

에구,,,웬 걸,,,ㅋㅋ

 

나이도 적지 않은 70대 이고 옆지기는 폐암 투병 중이고

그런데도 싸울? 일이 종종 있다

두식구만 사는 가족중에 장기 투병해야 하는 환자가 생기고 나서는

먹는 것, 여행, 운동, 그외 취미생활 등등  모든게 환자 위주로 바뀌어 졌는데

정작 환자 본인은 자신의 치병 생활을 자기 주도적으로 하려 하질 않으니,,

 

 

치료 효과도 나쁘지 않고 치료전보다 몸 상태도 좋아지고 있는데도

스스로 무엇을 하려 하질 않는다

 

발병하고 처음에는 

암 이라는 질환에 대한 두려움에서 오는 자포자기식의 체념 같은 것으로 인해 그런가 보다 하고 생각되어

기르고 싶어 하던 새도 한쌍 사다주고

복지관에서 배우다 중단한  컴퓨터 강습도 다시 등록해 주고

취미와 움직이게 하는 일들을 이것 저것  하게 하려고 내딴엔 많이 신경쓰고 있는데도

본인 스스로 하려 하질 않으니 내가 조바심이 나서는 가끔 참지 못하고 큰소리를 내게 된다

 

조금만 추워도 추워서 운동 못나가

요즘도 바람불어서 춥다고 밖에 나가려 하질 않아서

꼭 내가 먼저 나서서 움직여야 산에도 간다

 

 환자들이 정보공유하는 어느카페에 이런 것을 하소연 했더니

어떤 심성 깊은 분이 일러준  처방이

내게 스트레스 주는 그 사람의 신발을 두드려 패란다

옆지기를 팰 수는 없으니,,

 그분은  스트레스 해소도 할겸 드럼도 배우러 다닌단다

 

 

신발짝 두르려 패는 것 해보니 그거 참,, 얼마나 속이 시원해 지는지,,ㅎ

어떤때는 말로 하기도 싫어지게 화가 나기도 하는데

그럴 때 아무말도 하지않고 현관에 있는 대나무로 된 길다란 구두주걱으로 

 운동화나 등산화를 먼지나게 두드려 패면

 상대방에게도 ㅡ 나 화 났쓰 ㅡ 하는 시위도 되고

내 속도 후련 해 지고

참으로 좋은 방법 이구만,,

 

4월 16일 이후 한 달이 지나서야 일상적인 글을 올린다

희생된 분들과 가족에게 미안 해서

꽃이나 풍경 사진 올리는 것도 하지 못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