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잘한 도토리 ,,이걸 다 은제 껍질을 벗기징~
근데 이런 쪼그만 것도 먹는거 맞는지,,,?
하이고~
늦게 배운 도둑질이 날 새 는 줄 모른다더니
도토리 철도 다 지난 뒤늦게 도토리 줍는 맛에 홀릭해서
내리 사흘을 할배를 끌고 산으로 돌아 다녔다.
지난 금요일 청계산 자락으로 꽃구경 갔다가 생각도 안했던 굵고 실한 도토리를
한됫박 정도 줏었다
그것으로 끝났으면 되는데
토요일 요즘 예쁜 벼 논 사진좀 찍자고 할배를 꼬드겨
집에서 50여킬로 되는 산골로 내려 갔는데
벼 논은 별로 없기도 하고 배경이 좋을 줄 알았던 산골인데도 비닐 하우스에 조립식 주택에
게다가 아직 벼들이 예쁜 색으로 변하지 않고 시퍼런 채로 있어서
촬영할 만한 장소를 찾지못해
밤만 두어됫박 줏어서 왔다
처음 가는 동네라 산길도 모르니 숲이 무성한 산속을 무작정 깊이 들어 갈 수도 없고
산 언저리 조금 들어 갔는데도 아람 벌은채로 떨어져 있는 굵은 밤송이가 지천이었다
떨어진 알밤을 줍는 맛도 좋지만 송아리째 떨어진 것에서 알밤을 꺼내는 것도
얼마나 재미난지,,
맘먹고 줏으면 꽤 많이 줏어 오겠는데
도토리와 달리 밤은 오래 보관할 방법을 몰라 엄청 많은 밤송이를 그냥 두고 왔다
둘이다 겁이 많지만 할아버지는 더 겁이 많아서
처음 가는 산속에 우리만 있으니 그만 가자고 조르기도 해서리,,
좀 긁은 넘, 요런 것은 오지고 줍는 맛도 재미난다
돌아 오는 길가에 있는 사촌언니집에 잠깐 들렀더니
그동네 뒷산에도 도토리와 밤이 많단다
동네 사람들은 아무도 줍지 않는다고 가서 주워 가란다
그 날은 날이 저물어 그냥 왔는데
다음 날 일요일 또 가고 싶은 맘이 모락 모락~
철이 늦어서 남들이 다 줏어 갔겠지,,하는 생각과
아니야 도토리는 한꺼번에 다 떨어지지 않고 시차를 두고 떨어지니까
그래도 늦도토리가 있을지 몰라,,,하는 생각이 교차 해서는
갈까 말까 싶은 곳은 가야하고
할까 말까 싶은 일은 해야 한다고,,그래야 나중에 후회가 없다고 들었던 말을 떠올리면서
가 보자,,,하고 늦으막히 길을 나섰다.
어짜피 치룔위해서 늘 산으로 들로 쏘다니는 할아버지니
공기 좋은 곳에서 운동도 되고 수확물도 챙기니 이 아니 좋을소냐 하면서,,,ㅎ
밤송이가 요러고 떨어져 있으니 ,,,예쁜 거,,,
처음 목적하고 간 곳에선 자잘한 도토리만 있었다
산골 태생인 사촌 언니 말이 그게 더 맛있는 거라해서 잔것도 알뜰히 줏어오고
돌아 오는 길에 혹시,,하고 들렸던 곳에서 굵은 도토리를 꽤 줏었다
도토리 나무가 찻길 가로도 있어서 세워놓은 차위로 따다닥~ 도토리가 떨어지기도 했다
도토리가 나무에서 따는 것도 아니고 드문 드문 하나씩 떨어진 것을 줍는 것인데
그 재미가 얼마나 오진지,,,
깊은 산이 없는 시골에서 자란지라 산나물을 뜯거나 도토리 줍는 것은 해 본적 없었는데
그게 요렇게 재미 있을 줄이야~~ㅎㅎ
숲으로 더 들어가 보고 싶었는데 날이 저물어 그만 땡,,,
그런데 아픈 사람을 사흘이나 산으로 끌고 댕기고
집에 와서는 줏어온 도토리 껍질을 까느라고 또 생고생 시키고,
또 하나,이틀을 왕복 90여 킬로씩 자동차 운행을 했더니 유량계가 핑 ~ 돌아 갔다
에고,,도대체 기름 값이 얼마여,,
그 돈이면 편히 앉아서 도토리묵 완제품을 사 먹어도 되는데
이게 뭔 짓인지,,,,,,ㅋㅋㅋ
혹여 다람쥐 먹을 것 없다고 야단치지 마시라 ,,그래도 산엔 도토리와 알밤이 지천이다
떨어진지 오래된 것은 사람들이 줍지 않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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