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일상

알밤이 툭툭 떨어지는 가을 산 길~

L일순 2014. 9. 16. 11:55

 

어제 산책길에 주워온  알밤과 도토리

양쪽 주머니에 볼록하게 주워 왔다

 

울집 할아버지가 등산길에 요만큼식 주워온 것으로 도토리 묵도 두 번이나 해 먹었다

도토리 가루로 된 것만 구입해서 묵을 해 먹었는데

생도토리로 물에 담궈 울궈서 갈아서 자루에 넣고 주물러 짜서

또 앙금을 가라 앉혀서 묵을 해 본 것은 70평생에 처음이다

 

해 보니, 양이 조금하니까 그리 번거롭지 않았다

앙금을 말릴 시간이 없으니 젖은 것으로 그냥 했는데

처음은 조금 묽게 되었고 두 번 째는 잘 되었다

추석에 아이들에게 무쳐 주었더니 씁쓸하고 떫떠름 하다고 잘 안 먹고,,

그게 진짜배기 맛인데,,

 

 

 

 

숲으로 들어가지 않고 길로만 걸어가는데도

알밤이 도토리가 툭 툭,,떨어져 떼구르르 굴러 내 발앞에 온다

숲에 들어가 헤매지 않고 산길을 네바퀴 도는 동안에 길옆에서만 주운 것들이다

나뭇잎들은 아직 초록으로 있는데도 열매들은 벌써 다 익어 떨어지고

 

화초나 나무 농작물에  열리는 열매들을 보면

익지 않았을때는 빈틈하나 없이 꼭 아무리고 있어서

여름 장마중에도 썩지 않는데

다 익으면 스스로 겉껍질이 벌어지고 조금후에는 스스로 다 쏟아낸다

자연의 조화가 위대하고 알면 알 수록 경이롭다

 

 

 

 

울집에서 5분쯤 거리에 있는 조그만 산

내 걸음으로 네 바퀴 돌아야 한시간 되는 조그만 산인데

오르막도 있고 내리막도 있고 능선도 있고

기운 딸리는 늙은이들이 운동하기에는 알맞은 곳이다

 

 

 

 

이 산에 밤나무와 도토리 나무 여러종류가 촘촘히 들어서 있어

이 맘때면 할머니 들이 종일 낙엽을 헤치고 열매를 줍는다

나무에서 시차를 두고 계속 툭 툭  떨어지니

어제 주었어도 앞사람이 지나간 자리에도 또 주울 수 있다

조그만 산인데,,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혜택이 참 대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