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일상

아버지의 고향집

L일순 2012. 3. 20. 17:13

 

아버지~!

보이시나요

아버지께서 태어나고 자라셨을 고향집 입니다

 

 



 


아버지의 고향집은 터전만 옛 터전일뿐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모두가 바뀌었지요 

식구가 줄었으니 사랑채도 없어지고

옛모습을 찾을 수 없는 안채만 덩그러니 남았습니다


 



아버지께서 사셨던 그때의 흔적은 허물어진 돌담과

마당가에 구부러진 대추나무와

유일하게 남아 있는 뒤곁으로 나 있는 방문 한짝이 전부이지만

제마음엔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마당가에서

아버지의 발자국을 찾아보고자 서성입니다

머리에 허연 서리 내려 앉은 80넘으신 작은 아버지의 모습에서

아버지를 찾아 보기도 하구요



 


어릴때 제 키보다 높았던 돌담도

얕으막해져서 일부분만 남아 있구요


 

 


뒤곁 울타리는 녹슨 함석으로 바뀌었네요

골목 저 끝 담 모퉁이에서

개구장이로 뛰어놀았을  아버지의 어린 모습이 그려지기도 합니다


 



아버지의 아버지가 사셨고

그 아버지의 또 아버지가 사셨을 이곳에는

이젠  아버지의 부모님이신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떠나신지는 오래 되었고

큰아버지도 큰어머니도 떠나시고  어느새 70 넘으신 사촌오라버니가 주인이 되셨습니다

사촌 오라버니도 떠나신다면

그땐 누가 이곳을 지키게 될지 아무도 알지 못합니다



 



아버지게서 심으셨다는 마당가에 대추나무는

늙으신 아버지처럼 구부정 해져 있구요

제가 어렸을때 언제인가  할머니댁에 다니러 갔을때

나무아래에 멍석을  깔아놓고 대추를 떨 던 풍경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오랜 세월이 지났으니 지금  저 나무는 아버지께서 심으셨던 나무는 아닐테지만

그 뿌리는 같은 것이겠지요

저와 사촌 오라버니의 뿌리가 같듯이,,,,



 



뒤곁으로 나 있는  낡은 안방문 한 짝이

유일하게 옛것 그대로 있어서

이걸 살려 주신 사촌오라버니께 감사한 마음입니다

저 문고리에 아버지의 손길이 남아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바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