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일상

건망증,,100세 시대라는데 내 몸의 나이는,,,,,

L일순 2012. 2. 21. 12:21

외모의 늙음은  받아드리고 있지만

바보가 되어가는 것은 허망합니다

 

인생은 60부터라고 누가 그랬는지,,,

말짱 거짓말,,,,,,

 

         

60세 까지는 그래도 내가 늙었다는 것을 못 느끼고 있었는데

65세 넘어가니 정말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른 걸 날마다 절실히 느끼며 삽니다

우선 체력이 떨어져서 걸음걸이가 느려지고

집안 일도 예전에 하루에 하던 일을 2~3일 걸려야 하게 되구요

 

요즘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해 가고

핵가족이라고 자식들 따로 부모따로 세대를 이루고 살다보니

늙은 부모도 세상속에 섞여 살아갈려면 변화해 가는 문화를 익혀야 하는데

기억력이 없어지고 집중력도 떨어져 무엇을 좀 배울려고 해도 오랜시간 집중이 되지 않습니다

판단력도 인지력도 모두 예전같지 않아서 무엇을 결정 하려면 오랜시간 생각해서 해야 되구요

 

단순 기억력 저하인지 치매 전조증상인지  건망증은  점점 더 심해 집니다

어떤 것은 이게 건망증이라 해야 할 지 아님 뇌에서 내려오는 회로가 하나 끊어 졌는지 싶게

전혀 이해 안 되는 상황도 가끔 있습니다

 

문을 닫으면서 바닥에 디딘 발을 들여놓지 않아서 발을 다치는 일도 있고

손이 시렵다는 말을 해야하는데 입에서는 발이시렵다고 말이 튀어 나오기도 합니다

 

이번 설 날 외손주 녀석들 이름을 부르면서 셋째놈을 불러야 하는데

둘째눔 첫째눔을 다 부르고 나서야 셋째눔 이름이 튀어 나오더라구요

 

이녀석들은 할머니가 이상하다고 깔깔 대고,,,,

 

옛날 우리 시어머님께서 80 연세 즈음해서 손자 이름 하나 부르시려면

당신 친정 동생 이름부터 시작해서 아들 삼형제를 다 부르시고 그제서야 손자를 부르시곤 했었지요

그래 놓고는 어머님 자신도 많이 웃으시곤 했었는데

이제 69세인 나도 그 경지? 까지 와 버렸네요

어머님께서 그러시던게 엊그제 같은데도,,,,,,,,,,,

 

 

몇 년 전 손녀를 돌보아주게 되었을 때   내 건망증으로 해서 아이한테 치명적인 해를 입히게 될까봐 

그게 제일 염려 스러워 날마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긴장하고 지냈던 때도 있고,,

 

엊그제는 울집 할아버지와 이야기 중에

차로 끓여먹는 겨우살이 라는 것을 이야기 하다가 겨우살이로 국을 끓여 먹는다고 말이 나오더라구요

그것은 절대로 음식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닌데 말입니다,,,

 

냉장고 문을 열고는 왜 열었는지,,,

베란다로 나갔다가 왜  나갔는지,,,

가스렌지에 무엇을 올려놓고 태우기도 수십번,,

은행에 가면서 통장 안가져 가기,,,

마트에서 돈을 물건 값에 딱 맞게  내고도 거스름돈 줄 때 바라고 기다리기,,,

어떤 때는 돈 안내고 물건만 들고 그냥오기,,,,

 

한 번은 단지내 상가에서 물건만 집어들고 불이나케 집으로 그냥 달려 온 적도 있어요

우리집이 아파트 2층인데  2층 계단을 오르려다가 계산을 안하고 온게 생각 났어요

깜짝 놀라서 마트로 달려가 계산 안하고 가는데 왜 안 불렀느냐고 했더니

주인이  깔깔 웃으며 다시 올 줄 알았다고,,,,아이구~~~

집에서 바쁘게 무었을 하다가 나가면 그래 지더라구요

모르는데 가서 그랬으면 쇠고랑 찰 번 했지요

 

사진출처  http://cafe.daum.net/kyx39

          사진 찍어 놓은게 없어서 빌려 왔습니다

        

몇 년 전에는 딸네 식구와 태백에 눈꽃축제 구경을 갔었는데

콘도를 축제장에서 한 시간은 떨어진 곳에 잡았는데

사위는 아침에 일찍 가야한다고 서두르고 딸은 치장 하느라고 늦장부리고

그러면서 출발을 해서 거의 다 갔는데,,,아구야~~ 카메라를 콘도에 놓고 온 거예요

딸네 카메라가 고장 났다고 내 것을 가져 갔는데,,,,사위는 당연히 내 것이니 내가 챙길 줄 알았다고,,,,

난 사위가 사진 찍으니 사위가 챙길 줄 알고,,,

 

안그래도 시간이 늦었다고 툴툴 거리면서 갔는데 한시간 거리를 다시 되돌아 올 수도 없고

아이들 사진을 안 찍어 줄 수는 없고,,,제댁이 그랫으면 난리를 칠 것인데

장모한테 화를 낼 수도 없고 ,,사위는 길가에 차를 세워놓고 화를 참느라고 괜히 서성 거리고,,,,

 

그런데 마침 길가에 전자 대리점이 있더라구요

삼성도 있고 대우도 있고,,,

나는 내가 잘못했으니 이참에 카메라를 하나 사 주겠다고 대리점으로 들어 갔지요

 

맛있는 것 사 주려고 가져갔던  현금  20여 만원 밖에 없었는데

카메라 가격을 보니 그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은 청소년 아이들이나 가졌으면 맞을 것 밖에 없더라구요

인터넷으로만 사다가 대리점에서 보니 물건에 비해 가격은 왜 또 그리 비싼 것 같은지,,

 

잃어버릴까봐 안 가져간 카드를 가져 왔으면 좋았을 걸 하면서

사위돈 4만원 까지 합해서 내 돈을 톡톡 털어서 마음에 안드는것을 하나 사 주고는

다니는 내동 뭐 하나 사 먹이지도 못하고 아쉬워 하면서 집에 와서 옆지기 한테 이야기를 했더니

옆지기가 카드를 하나라도 가져 가지 그랬느냐고 하는데

그제서야 펴뜩 생각이 스쳐서 지갑 안쪽 깁숙한 곳을 열어 보니

그 속에 카드 한 장이  얌전히 들어 있지 뭐예요,,,에구구,,,,

 

혹시나 쓸 일 있을까 해서 지갑 안쪽 깊숙히 넣어 갔었는데

그게 왜 거기서는 까맣게 생각이 안 났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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