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인 일요일
중앙선 전철을 타고 옆지기와 양평 산나물축제에 가 보기로 했었다.
좋아하는 자연산 산나물을 제철에 구입해서 저장해 놓고 싶고
축제기간에는 산나물 뜯기 시연도 있다하니 잘 모르는 나물 종류도 배울기회다 싶기도 했고
양평쪽과 춘천쪽으로 전철이 개통된지 꽤 되었지만 아직 한번도 가보질 않아서
신록이 아름다운 요즘에 가보고 싶기도 해서다.
전철 개통 하기전부터 가보고 싶다 했었는데 무료승객인 노인들이 몰려들면서
경로열차니 어쩌니 하는 소리가 심심치 않게 들리고
무료승객인 노인들만 북적대니 젊은이들이 외면하고
그런 연유로 운행하는 열차도 수익이 나질않고 춘천쪽도 노인들만 와서 어정거리다 가니
지역경제가 살아나길 기대했던게 차질이 생긴다는 이야기가 들려
나 한사람이라도 자제를 해야겠다는 어줍잖은 생각으로
아직 두 곳을 다 가보질 못했다
겨울에 눈이 올때 가보고 싶었던 것도 꾹 참고 있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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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이 날 다니러 오기는 하지만 산나물 축제기간이 정해져 있고
부처님 오신날은 이름을 올리고 있는 봉은사에 연등공양을 올려야 하니
8일에 가지 않으면 마지막 날에나 가게 될 것 같아서,,,,
옆지기와 같이 가려면 휴일에나 가능하니 8일날을 잡았는데
아침에 일찍 일어난 나를보고 옆지기는 생뚱맞게,,, 왜 일찍 일어났느냐네,,,
혼자 소리로 (친구)를 만나러 가야 하는데,,,,, 하는 걸 보니
양평에 가기로 했던 것은 까맣게 잊고 있는 눈치다.
융통성이 부족하고 왕고지식 성격에 삐치기 잘 하는 나는 마음이 확 ~ 상해서 아무소리도 안하고
갈 준비도 안하고 가만히 있었더니 이사람은 친구 만난다고 나가버리는게 아닌가,,,우띠..%$#@
혼자 속이 뒤집어져서는 이불쓰고 누웠다가
비가 많이 올거라 하니 꽃모종이나 한다고 나가서 한참 있다 들어와 보니
손녀한테서 전화가 여러통 와 있었다.
그것도 받기도 싫어 그냥 있었더니 밖에나간 할아버지한테 연락해보고
내가 집에 있다는 걸 알고는 저녁때 다섯식구가 몰려 왔다.
10일인 화요일이 부처님 오신날로 공휴일이니
중간에 끼인 월요일은 모든 초등학교가 휴교 하기로 했다고
세녀석들이 들어서자 마자 할머니집에서 화요일까지 있을것이라고 성화를 대고,,,
명절에도 뒤에 연휴가 남으면 늘 더있다 가고는 했던지라 그럴 것을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이제는 내 체력이 감당하기 힘들기도 하고
부처님 오신날은 할머니가 어디가야해서 안된다고 해도 지들도 같이 가면 되지않느냐고 하고
비가 온다니 같이 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더니 그럼 지들끼리 집에 있을거란다.
빈집에 있을것이면 넓은 느네 집에 있을 것이지
좁은 할머니집에 왜 있을거냐 해도 막무가내로 떼를 쓰고 보채니
이녀석들을 이기는 재주가 없지 싶어 또 지고 말았다
세 녀석들 3시 세끼 해먹이고 치우고 씻기고 하는 것도 이젠 힘이 드는데
이번에는 일거리가 또 한보따리 딸려 왔다.
김포에서 농사지으시는 사돈댁에 먼저 다녀서 우리집으로 온 딸네 식구 편에
사돈댁에서 김치거리 열무와 얼가리 야채등을 한보따리 들려 보내셨다.
사돈댁은 집에서 가꾸고 흔한 것이고 우리는 다 사먹는다고
인편만 있으면 농사 지은 것 무엇이든지 보내신다.
사돈집 음식은 저울로 달아 먹는다고 할만치 받으면 나도 뭣이든 보내야 하는 부담이 있어서
처음엔 엄청 부담스라웠는데 13년이나 된 지금은 편하게 고맙게 받아 먹는다.
보내주시는 품목도 참 다양하다
제철 야채로 감자,고구마,고춧잎 방아다리 순쳐낸 것,
애호박, 가지, 풋고추,상추,열무, 파,마늘 호박오가리 말린것
가지 말린것, 무말랭이 말린것, 팥 ,콩, 녹두,집에서 기른 콩나물,,등등
명절엔 만두, 송편에 차례올린 부침개 도토리묵도 다 싸보내신다는,,,ㅎㅎ
이웃이 보고는 친정 엄마가 보내주는 것 같다고 할 정도로 정이 담긴 것들이다
처음에 부담스러웠던 마음은 어느새 편안해지고
선물로 갈비짝이나 주고 받는 사돈보다 훨씬 정겨워 지기는 했다.
그런데 이번엔 두시럭쟁이 세눔 치다꺼리에 김치꺼리가 한 보따리 왔으니 ,,,아구야
커다란 비닐봉지에 차곡 차곡 담아서 열무와 얼가리가 얼마나 많은지
월요일날 하루종일 김치를 했다.
아침먹고나서 다듬고 점심 해 먹이고 나서 씻어 졀여서 버무리고 하느라고
하루해가 다 가도록 사서 동동 거렸다.
아이들 과일 한 쪽 먹일 시간도 없이,,,,
하도 많아서 이걸 다 꺼내놓고 찍은 것도 있는데 사진이 어디로 날라가 버리고,,,
상추에,,
요렇게 연하고 이쁜 미나리까지 깨끗이 다듬어서 보내시느라고
나와 동갑인 사돈댁이 얼마나 동동 거렸을지,,,,
미나리는 집에서 깨끗하게 기른것이라 거머리 걱정도 없고
겉절이로 무쳐 먹으니 연하고 상큼하고 옆지기도 좋아라 하고 ,,,,
김치 양념거리
양파, 쪽파, 빨간물고추, 마늘, 미나리, 매실효소 양파효소
액젓, 3년묵은 왕소금,맛소금 여러가지를 섞어서 간을 맞추고,,,
효소로 단맛을 내니 설탕은 안넣고,,,
빨간 고추가 아직 비싸서 고추 8개에 고추가루 밥수저로 수북하게 13숫갈 넣었더니
고추가루양은 잘 맞았다.
건망증이 하도 심해서 이런 것은 기록 보관용으로 적어 놓는 것임
암튼 한나절도 미뤄둘 수 없는 풋것이니 부지런히 다듬어서
애들하고 힘들어서 찹쌀 가루가 냉동실에 있는데도
먹는밥 조금 넣어서 도깨비 방망이로 갈고,,,
다 버무려서 보니 10킬로나 되었다.
부처님 오신날인 어제 10일날 종일 비는오고 연등달러는 못가고
세녀석들 세끼밥에 간식에 목욕까지 씻기고 저녁 해먹이고
비가 철철 오는 저녁에 사위가 와서 데려 갔다.
어버이날 연휴를 이렇게 빡세게 보내기도 처음이다
애고~~ 할머니 살려!!!
개구장이 여섯 살 이녀석은 이제 사진을 안찍을려고 도망다녀서 이쁘게 찍지도 못하고,,,
이 녀석들 하고 같이 있으면 나는 소리도 많이 지르고 웃기도 많이 웃고
난리굿이 없다
말도 어찌나 안 듣는지 아무리 무섭게 호통쳐도
하나도 안무섭다고 들은척도 안하는 녀석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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