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속 이야기

워낭소리를 뒤늦게 보고,,,,,,

L일순 2009. 12. 29. 17:27

 

 

 

경북 봉화에서 평생 농사를 짖고 사시는 고령의 농사꾼
최원균 할아버지와 늙은소 이야기를 담은
워낭소리 라는 독립영화가 무척 감동적이라고 영화보기 열풍이 일었었는데
이야기로 들어봐서는  슬픈 내용일 것 같아서 후유증이? 있을것 같아
보고싶은데도 못보고 그냥 지나가고 말았다.

 

젊어서는 슬픈내용의 영화나 드라마가 재미있게 생각 되어서
내용이 처절할수록   즐겨 보았었는데
나이가 먹어서 그런지,또 다른 나이먹은 이들도 다 그런지 모르겠는데
신경계통의 어디가 약해져서 그런지 모르겠으나
슬프거나 불행한 일을 보거나 겪거나 하면 그것이 얼른 잊혀지지 않고
오래도록 마음을 무겁게,우울하게 해서
최근에는 그런것을 외면하게 되었다.

 

 

 

tv를봐도 전에는오락프로는 잘 안 보고 다큐 같은 것을 즐겨 보곤 했는데
요즘엔 보는동안 즐겁게 깔깔거리고 바로 잊어버리게 되는 오락프로를 즐겨 보게 되었다.

 

우수한 작품이라고 온나라가 떠들썩 했던 것을 못보고 그냥 지나가게 되어서
아쉬운 마음이 좀 있었는데 요즘에 어느tv에서 방영해 주어 우연히 보게 되었다
채널을 돌리다 잡혀서 보게된 것이라 처음부분은 못 보았는데
보고난 느낌이 전혀 감동적이지 않고 분노가 일었다.

 

사람마다 보는 관점이 다르고 느낌이 다르겠으나
이런영화를 보고 잘되었다고 감동적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잔인하게 생각되기까지 했다.


영화속에 할아버지는그 소를 아주 오랫동안 몇 십 년을 함께보낸 소라고 했다.

소가 영리해서 혼자 길도 잘 찾아오고 일도 잘 해서 귀한 소라고도 했다.
몇 십 년을 주인을 위해서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고
무거운 것을 지워 주어도, 뙤악볕에 일을 시켜도 한번도 거부하는일이 없이
충성을 바친,짐승이지만 가족보다 자식보다 더 가까이 있었것만
할아버지는 그 소를 일해주는 짐승 이상으로 생각 하지 않은것 같아
마음이 쓰리고 분노가 일었다.

 

 

 

 
할아버지는 말했었다
소가 죽으면 묻어 줄 것이라고,,,,
그러나 할아버지는 소가 더 이상 몇 발자국도 떼어놓기 어렵게 쇠약해 지자

늙어 빠져서 뼈와 가죽만 남은 그 소를 돈 몇푼과 바꾸려고 팔러 나가지 않았던가,,,

할아버지도 늙어서 그렇다 하더라도 반평생을 같이 보낸 소가
어렵게 어렵게 한 발짝 씩 떼어놓는 쇠약한 몸이 되었는데도
그등에 짐을 얹고 채찍을 쳐 가며 소를 부리고 있었다.


그러고는 더 이상 쓸모 없게된 짐짝같은 무거운 몸둥이만 지닌 가여운 짐승을
돈과 바꾸려고 까지,,,,

 

자신의 무거운 몸둥이를 일으켜 세울 힘도 없어지자
그때서야 콧두레를 끊어내는  주인 할아버지,,,

 

소가 먹을 수 없다고 자신이 경작하는 논이나 밭에
그리고 그 주변에 농약이나 제초제를 치지않고
사료를 사다 먹이지 않고 늙은 몸으로 절뚝거리며
풀을 베어 지게에 져 날라 쇠죽을 끓여 먹이던, 그런 것이 감동이고
소를 위하는 마음이었다면 늙어 쇠약해져서 발자국도 옮기기 힘든 소를 몇 일 만이라도
쉬게 해 줄수는 없었는지,,

 

 

힘겨워 하는 짐승을 굳이 짐을 지워 끌고 다니고 쟁기를 메어서 논을 갈리고
우시장으로 팔러 나가고 했던것이
영화 감독의 의도와 연출이었는지 할아버지의 마음인지 모르겠으나
감독도 할아버지도 둘 다 참 냉정한 마음을 지닌 사람들로 보여진 것이
나만 느끼는 것인가,,,,,나만 별난 성격인가,,,,

요즘 보기 쉽지 않은 사라져가는 아름다운 영상을 담아 준 것은 좋았는데

소가 죽으면 장사지내주고 상주가 될 것이라는 할아버지의 목소리는 허공으로 날아간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