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일상

늙어서 심약해 진 것인지 성격이 부드러워 진 것인지,,?

L일순 2021. 9. 13. 09:11

나는 교과서 적이라 할만치 원칙적이고 고지식한 성격이다
그러니 융통성도 없고 성격이 너울 너울 하지도 못하다

그런 성격이니 조금만 기준에 어긋났다 싶으면 따지고 들기를 잘한다
내가 잘못한게 없는데 상대방이 나를 속이거나 우격다짐을 하려 할때
악착같이 따지고 덤벼들어 이겨 내고는 했었다

 

그랬는데 요즘들어서는 옳고 그름을 가리느라 따지고 덤비는 일이 버거워 져서는 그냥 내가 참는 일이 많아 졌다

 

 

엊그제는 택배 도착 알림 메시지를 보고 문밖에 나가 봤더니 아무 것도 없었다
요즘엔 비대면 시대라 모든 택배 물건은 문밖에 놓아 두고
사람에 따라서 문을 두드리거냐 벨을 누르기는 하지만
거의 대부분이 그냥 두고 가서는 배달완료 했다는 메시지만 보내온다

살펴보니 메시기가 왔던게 두 시간 전이었다

 


택배기사에게 연락해 보니 분명히 문 앞에 두고 갔고 벨도 누르고 문도 두드렸단다
나는 종일 집에 있었는데 아무 소리도 못 들었는데,

 

예전 젊었을때 나 같으면 분명 배달을 잘못했다고 배달기사 잘못이라고
cctv돌려 보자고 한참을 따지고 들었을텐데
알았다고, 다 내 잘못이라고, 기사님 잘못 없다고, 비싼 물건 아니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고

그냥 잃어 버렸나보다 했었다

 

또 하나 솔직히 말하자면 요즘엔 사람들이 모두 참을성 없고 거친 성격으로 변해서
한동네서 매일 얼굴 대하고 사는 이웃끼리도 아래 윗층간에 층간소음으로 칼 부림도 하는 세상이니
택배기사에게 대들었다가 혹여 내가 어떤 해코지를 당할까 두려운 마음이 있어서이기도 했다

 

그랬는데 하루 지난 후에 다시 배송이 되었고
택배 기사는 문을 두드리고 상품을 들고 와서는 자신이 잘못 배달 했다고 우리는 2층인데 3층으로 배달을 했었다고
환하게 웃으며 미안 하다고 한다
나는 어제 부드럽게 넘어가길 잘 했다 싶었다,,,ㅎ


이런 것이 나이 들어서 내성격이 여유있게 부드러워 진 것이라면 바람직한 일인데
늙은이 혼자 살면서 주늑들어 세상이 무서워 그런 것이라면 ,,좋은 일은 아니다

혼자서도 당당하게 굳세게 살아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