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일상

손톱에 봉숭아 꽃물을 들여보고 싶었는데,,

L일순 2021. 9. 7. 21:29

손톱에 봉숭아 꽃물을 들이고 싶어서
빨간색으로 겹으로 꽃이 피는 주먹봉숭아 씨앗을 구해서
모종을 많이 만들어 이웃에도 나눠 주고 나도 여러 포기 심었었다

 

봉숭아 꽃이 피면 그 꽃을 따고 잎도 같이 따서 백반을 넣고 곱게 찧어
손톱에 얹어 동여 매고 하룻밤쯤 두면 딱딱한 손톱에 빨갛게 물이 들고는 했었지

 

 

봉숭아 물 들이는 것은 메니큐어 바르는 것과 달라 지워 지지도 않고 손톱이 자라면
물들인 색도 올라오면서 아래의 물이 들지 않은 하얀 부분이 나타나면 그도 예뻣 었는데,,

봉숭아 꽃은 피었어도 나는 하나도 꽃을 따지 못했다

 

꽃이 드믄 드믄 피어나도 그게 아깝고 예뻐서 바로 따지 못하고 시들어 떨어지면 줏어야지 하고 있다보면
하루만 지나면 누가 낼름 따가고는 해서는
꽃물을 들이기는 커녕 씨았도 받지 못했다


꽃이 미쳐 피어 나지 않으니 앞으로 꽃이 필 가지, 순, 잎파리까지 다 잘라가서는
봉숭아 꽃 나무는 더 이상 자라지 못하고 시들어 죽어 버렸다
진짜 나쁜 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