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일상

늙은이도 명절이 반갑지 않다,,,명절, 제사, 점점 힘들어 진다,,

L일순 2019. 9. 11. 22:37


44년 생이니 내 나이 76세

요즘 70대는 노인같지도 않게 건강하게 멋지게 사시는 분들이 많은데

난 파파 할머니가 되었다

원래 꾸미지 않고 늙어지는 대로 그냥 살고 있으니

겉모습이 늙어지는 것이야 어쩔 수 없는 일인데

할배가 떠나간후

이상하게 체력이 점 점 떨어지고 있다



올해 추석에는

제사 준비 하는게 많이 힘들어 졌다

떠난 후 1년 동안 이런 저런 명목으로 제사를 일곱번을 지냈는데

그 일곱번 제사를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준비했었다

제일 좋은 것으로

못다 먹고 간 여러가지로,,


그랬는데

올해 추석은 너무 힘들어

아주 간소하게 하자 하고 기본만 준비하는데도

내 체력이 감당하기 힘들어 진다


명절이나  제사때는 한달 전 쯤 부터 이곳 저곳 시장을 다녀보고

미리 미리 장도 봐다  놓고 했었는데

올해는 추석밑에 태풍에 장마에 거의 날마다 날이 궂어서

그제와  어제 오늘 급하게 장을 보고

오늘부터 음식을 만드는데

힘들어서 내년에도 이걸 할 수 있을 지 자신이 없다


나는 실용적인 성격이라 원래도

사후에 무덤을 조성하는 것도 납골당을 만드는 것도 하지 말고

죽어지면 이 세상에 아무런 흔적도 남지 않게 처리 되는게 맞는 일이라 생각한다

이 세상은 살아 있는 자들의 것이기에

죽은자가 한귀퉁이라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 자식들도 하나 있는 아들은 아들이 없이 딸 하나만 있다

그러니 할배와 나의 사후에 제사를 아들에게 의탁할 수가 없다


할배 살아 생전에 내가 말하길

할배가 먼저 떠나면 내가 3년동안만 집에서 제사 지내고

그 다음엔 내가 다니는 사찰에서 제를 지낼 것이니 그리 제사 먹으러 오라고 했었고

이제 두번째 추석을 맞는 것인데

내가 세 번 만 지내기로 했으니

그 동안에 정성을 다 하리라 생각 했겄만

그 3년이 힙겹게만 생각된다

제사는 정성으로 지내야 한다고 했는데

몸이 버겁게 느껴지니 정성도 덜 해 지고,,

내년에도 이걸 할 수 있을지 자신이 생기질 않는다


나도 이제 멸절이나 제사 돌아 오는게 반갑지 않아 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