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준(남편)이 없는 세상

이 가을에 꺼내 보는 사진 한 장,

L일순 2018. 10. 4. 16:15



2015년 10월 중순

설악산 수렴동 계곡

단풍속을 걸어 가는 할배 뒷모습


나도 겁이 많은 사람인데

할배는 나보다 백배 더 겁이 많은 사람

못간다는 할배를 꼬드기고 구슬려

설악산 오세암을 향해 나선 길

아름다운 단풍속에서 앞모습이 나오는 제대로된 사진 하나 찍어 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할배도 좋아 했을텐데

나는 늘 풍경 사진만 찍느라고

할배는 뒷모습만 조그맣게 담겨 있다

할배 있을땐 아무렇지 않게 저런 모습만 담았는데

할배 떠나가고 가슴을 치고 후회를 한다.

오래된 사진을 뒤적이다

뒷모습이라도 저래 잡힌 사진을 보면 얼마나 반가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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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천불동을 가보고 싶어 14일경에 양폭 대피소 예약했었는데 취소해 버렸다

할배와 같이 가거나

할배를 두고 나혼자 다니던 여행은 모두 다 좋았는데

할배 없어도 나혼자 더 잘 다닐 줄 알았는데

모두 부질없이 생각되어 어디든 가고 싶은 마음이 일질 않는다

다른해 이맘때는

황금 들판, 코스모스 길, 설악산 단풍

이런 것들을 보러 가고 싶어 안달을 했었는데,,


아래는 지친 모습으로 오세암 도착한 할배 뒷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