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준(남편)이 없는 세상

하늘로 보내는 편지,,

L일순 2018. 9. 22. 20:09



할배 떠나고 두번째 맞는 명절

설명절 한 번 지났고

벌서 추석이 돌아 왔네 

제사지낼 준비를 해야 하는 명절은 하나도 즐겁지 않은데

어쩔 수 없이 나 혼자 장 봐 오고

이것 저것 만들고

오늘은 전을 부쳤는데,,

돼지고기 쇠고기 다져서 육전 만들고

동태전 , 호박전 부치고


이런 걸 할때면

"고생 많이 하네"

하던 모습이 눈에 선하고

작년 추석엔 송편 한 팩을 둘이 나눠 먹으면서

맛나다고 잘 먹던 모습도 아직 생생하고

그게 같이 보낸 마지막 추석이 될 줄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었는데

어느새 며칠 후면 떠나간지 8개월이나 되었네


평소에 나는 손이 많이 가는, 과정이 여러 단계인 음식은 만들지 않았었는데

그래서 맛난 것 많이 해 주지도 못했었는데

먹는지 안 먹는지 알지도 못하는 제사음식을 하루 종일 만들고,,

꿈에라도 잘 먹었다고 해 줄 수 있는지,,,


그래도 설 제사 준비할때보다 내 마음은 많이 가라앉은 것 같은데

설때는 제수 준비 하러 마트에 가서 눈물 줄줄 흘리며 다녔었는데

벌써 잊혀 지는 걸까,

아직은 그러면 안되는데

벌써 잊어버린다면 떠난 사람한테 너무 미안한 일인데


난 이제 산소에도 가기싫고 벌초하러도 가기 싫어졌어

부모님 산소만 계실때는 그곳에 가는게 하나도 귀찮거나 하지 않고

즐거운 마음으로 다녔었는데

늘 둘이 같이 다니던 곳을 나혼자 갔다 나혼자 돌아 와야 하는거

그거 정말로 하기 싫더라

돌아오면서 자꾸 뒤가 돌아다 봐 져서는

그 곳에 정말 다시 가고 싶지 않은 곳이 되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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