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일기,,,폐암

섬망증상이란게,,암환자

L일순 2015. 3. 20. 17:53

 

 

정신신경과에 다녀왔다

암환자 가족으로 간병하는 게 만 2년 되어 올해 3년차로 들어 섰는데

페암 확진 받았을때.

항암 방사선 치료 하면서 4개월.

그후로 환자 관리 하면서  병원스케줄이며 의료진 상담, 먹는 것, 운동하는 것, 자식들 도움받지 않고 나혼자 잘 해왔는데

 이번엔 혼자 감당하기 어려워 자식들 도움을 받아야 했다

 

지난 주 수요일 11일 저녁 자정무렵 환자가 갑자기 정신착란 증세를 보였다

아주 과격하게,,

예전에 간혹 보았던 실성한 사람 길거리에서 떠들고 나대던 모습 그대로 ,,이전에 아무런 전조증상도 없이 갑자기,,

 

저녁 열시까지도 일상적으로 평온하던 사람이 11시 넘었을 쯤 자신의 핸드폰을 들고와서

켜져 있는 내 컴퓨터 본체의 시작버튼을 눌러 끄려고 햇다

그러면서 자신의 핸드폰으로 다시 켜면 된단다

처음엔 어디서 무슨 신기술을 듣고 왔나 하고 하지말라고 컴을 그렇게 종료하면 안된다고 나는 내가 하던 방식으로 할거라고 못하게 했더니

막무가내로 나대고  소리지르며 우겨서 ,,,,이상하다... 생각하고 컴을 서둘러 종료하는데

그러는 사이에 tv리모컨을 치우고 집에 있는 아무거나,,슬리퍼, 휴지,,프라스틱 병들을 tv나 컴화면에 가져다 대면서

나에게도 그런 것들을 갔다 대 보라 하고 ,,,,

 

봤지,,,되었지,,하는 말을 반복하면서 정신없이 흥분된 상태로 설쳐 대는데

둘이만 있는 집에서 그 상태로 나에게 어떤 위해를 가하면 내가 꼼작없이 당할 것 같아서

내가 말을 최대한 부드럽게 하면서 말도 안되는 이상한 짓을 하라는대로 다 들어 주었다,

 

그러면서 아들에게 빨리 집으로 오라고 ,,아버지가 갑자기 이상해서 병원가야 겟다고 전화를 하고

나는 전신이 떨려서 가끔 먹는 심장 진정제를 먹고 아들이 오면 가급적 빨리 병원갈려고 내복만 입고 있는 환자를 옷을 입히려 하는데

양말도 신키면 벗어 던지고 옷도 입히면 벗어던지고 흥분해서 날뛰니 기운은 엄청세고

아들한테 전화하는 동안에도 끊임없이 돌발 행동을 해서 이야기도 길게 못하고

우리는 분당 끄트머리 살고 태재고개 넘어 사는 아들이 올때까지 옷도 하나도 입히지 못했다

 

아들이 오니 아들 말은 좀 듣는 듯 해서 간신히 내복위에 추리닝 바지와 점퍼만 입혀서 

운동화도 못 신키고 슬리퍼만 신게 해서 치료받는 가까운 종합병원 응급실로 갔다

 

병원가면 우선 진정제라도 놓아줄 것으로 생각했더니 웬걸,,

병원은 검사결과가 나올때까지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고 ,,

야밤에 병원 응급실은 대기 시간이 또 얼마나 긴지

검사가 빨리 진행 되지도 않고 환자는 계속 1분도 가만히 있질 않고,,,소변도 혼자 보지 못하고

혈관주사 꽃아 놓은 걸 순식간에 잡아빼서 피가 철철 나오기를 몇 번,

그렇게 그 밤을 꼴딱새고 그이튿날 오후 2시쯤 강제로 잠재워지기까지 병원 응급실을 발칵 뒤집고 난리를 쳤다

 

간호사 의사들 모니터도 들었다 놧다 그곳에 붙여져 있는 메모 다 떼어내고

병원내에 일하는 사람들보고 함부로 막말 하고

손목에, 임시침대에 붙여 있는 환자 인식표도 다 뜯어내고 집에 가자고

그 상태로 집에 데려 올 수 없어 안들어 주니

문만 만져보고 온다고 자꾸 보채서 그럼 만지고만 와, 하고 문가까이  데려가면 문을 손으로 한번 터치하고 돌아서고

그러다 순식간에 밖으로 나가고

못나가게 하면 아들이나 나보고 가서 만지고 와라 하고

자동차를 만지러 간다해서 안된다 하니 아들보구 가서 만져보고 오라 하고

상횡인식 전혀 못하고 말이 되지도 않는 행동을 반복,

 

아들도 나도 진정좀 시켜달라고 간호사와 큰소리도 오고 가고

흥분되어 있는 상태라 혈압이 200 가까이 올라가고,,격리실에 데려 갔는데도 계속 밖으로 나갈려하고

양말도 벗어서 사방으로 던지고 맨발로 돌아 다니고

그런 상태로 몇시간을 기다려서 뇌 mri 촬영할려는데 촬영하는 기계에 들어가서 움직일 것 같으니

연예인 수면주사라는 우유빛나는 프로포폴 주사를 놓았는데도 잠이 들질 않아서 의사도 간호사도 특이하다고

 

정신과 의사가 와서 상담하러 격리실로 들어갔는데 나가려 해서 문을 잠궜더니 두드리고 난리쳐서

환자는 내보내고 나혼자 상담하고

아들과 나 가족이 환자를 이기지 못해서 병원내 보안요원까지 와서 환자를 붙잡고 있어야 했고

 

ct, mri  검사 결과로는 아무 이상 없다고  이튿 날 목요일 뇌척수(골수) 검사도 했는데

뇌쪽에는 암 전이도 발견되지 않았고  정신질환적인 징후도 나타나지 않는다고,,

치매나 정신착란 같은 증세는 전조증상이 있어야 하고

또 미쳤다 하는 정신질환은 어린이나 노인에게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 질환이라고  섬망증상일거라는 잠정 결론,

 

밤새 한숨도 안자고 잠깐도 가만히 있지 못하더니 뇌척수 검사 하느라고 강한 수면유도제 (프리세덱스) 가 들어가니 겨우 잠들고

두 시간즘 지나서 깨어나서는 딸을 보더니 평상시와 같이 차분하게 어제 낮에 친구 만나러 갔던 일부터

저녁에 집에서 이상한 행동 했던 것을 다 기억해서 이야기 하고는 a4용지와 펜을 갔다 달라고

왜 그러냐 했더니 자기가 한 일을 다 적어서 신문에 방송에 크게 내야 한다고,,,하이고,,,

 

그래도 제정신이 완전 돌아오진 않았어도 강제로라도 자고 나더니 한결 차분해지고 약기운으로  밤새  자고

금요일날 아침에는 일부러 내가 데리고 구내식당으로 밥 먹으로 가도 될 정도로 차분해져서

금요일 오후에 퇴웠했다

일주일 뒤에 정신신경과 예약을 해 놓고 온 것을 오늘 가서 상담하고 왔다

13일 퇴원해서 지금까지 언제 그랬냐 싶게 평온하다

 

사실 병원에 더 있으면서 경과를 지켜보고 싶었는데 응급실이고 일반 병실이고 침상이 모자란다고 자꾸 나가라하고

낮선 환경보다 집에서 안정하는게 더 좋을거라 하기도 하고

응급실에 있는 동안에 항암치료했던 주치의도 상담했는데 암으로 인한 것은 아닌것 같다고

예정되어 있는 정기 검진일인 4월에 봐도 될 것같으니 현재는 정신과에서 진료 받으라고,,

 

뇌 검사를 했으니 종양이 뇌로 전이되지 않앗다는 것은 확인 되었지만

카페에 올라오는 글 들 보면 섬망증상은 거의 삶의 막바지 마지막이 얼마남지 않은 중증환자에게 오는걸로 알고 있었는데

우째서 겉보기에 멀쩡한 사람에게 이런 증상이 왔는지 ,,우리가 모르게 속에서 무엇이 급속도로 진행 되고 있는지 마음이 안 놓이고

내가 섬망증상에 대해 사전 지식이 있었다면  병원에 가지 않고 집에서 좀 더 차분히 대처 햇을 수도 있었을텐데

그것도 아쉽고

 

암환자 간병인으로 2년동안 지냈던 것은 힘들었던게 아니고 너무나 편한 생활이었던 걸 새삼 느끼게 되었고,

이런 증상이 환자 혼자 있을때나 어디 등산길이나 길거리 다니다가 일어나지 않은게 천만 다행이지 싶고

 

발병하고 누워 있으려고만 해서 1년 반쯤은 내가 앞장서서 산으로 데리고 다니다  요즘엔 가까운 산에 혼자 가게 되었고

환자가 멀쩡하다고 환자 혼자 두고 내가 딸네 가서 며칠씩 있다 오기도 했었는데,,

이젠 환자 혼자 두기도 어렵겠고  산에도  데리고 다녀야 하게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