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일기,,,폐암

2013년 달력을 내리며,,,

L일순 2013. 12. 31. 21:43

 

 

해마다 그렇듯이 새 달력을 받으면 ,,,세월 참 빠르구나,, 하는 생각과

금년에는 평일에 쉴 수 있는 법정 공휴일이 어떻게 들어 있나 살피고

다음엔 년중행사, 가족들의 생일, 제사, 계획을 적어 넣으며  새달력을 걸게 되지요

이제 가는 해인 2013년도 그렇게 무심히 어떤 일이 다가오는지 까마득히 모른체 시작 했지요

 

 

 요런 거나 적어 넣으면서

 

 

1월 30일에 옆지기인 울 집 할아버지 옆구리 통증으로  응급실로 입원해서 예상하지 못한 고난이 시작 되었지요

큰 명절인 설 연휴까지 병원에서 보내며 금식, 검사 , 검사 또 검사 결과는 폐암,,

70이나 넘게 살았으니 그만 살아도 크게 아쉬울 것이 없을거라 생각 했는데도 가슴 떨리게 두렵고 눈물 쏟아지고,,,

2월 13일  첫 항암치료 시작,,

 

 

바로 시작된 항암과 방사선 치료로 4월 5월, 병원 일정이 빼꼭 하네요

나보고 하라면 못할 것 같은데도 70 넘은 나이에 어려운 치료를 잘 견뎌준게 고맙네요

5월은 정말 힘들었어요

날마다 치료는 해야 하고 잘 먹지도 못하니 기운 떨어지고

항암제 주사액이 몸 속으로 들어가면 환자는 얼굴이 핏기가 싹 사라집니다,

죽은 사람 같아요

방사선과 항암주사를 같이 하는 날은 병원에서 어지러워 쓰러질까봐

과일, 인절미,두유 삶은계란 등을 병원으로 챙겨가서 간식으로 먹이며 치료를 받았지요

 

 

 

6월초까지 모든 치료끝나고  7월에 검사 한번 하고 관찰 들어가서 지금까지 입니다

해가 바뀌고  묵은 달력을 떼어 낼려면

한해에 있었던 일들, 애 경사, 식구들의 기념일이 빼곡히 적힌 것을

떼내어 휴지조각처럼 버리기 아쉬워 바로 버리지 못하고 한켠에 두고 있었는데

2013년 올해 달력은 정말 버릴 수 없을 것 같아 간직해 두렵니다

다시 되돌리고 싶지 않은 시간들이지만  잊어서도 안 될 너무도 커다란 일이라서요

 

2014년 새해 1월 달 달력에  그림은 희망찬 붉은 해가 불끈 솟아 오른 풍경이네요

우리집에도 구름 끼지 말고 쨍 하는 햇살만 비추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방에 오시는 모든 님들도 희망차고 복된 새 해를 맞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