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위가 여름휴가 같이 가자는걸 힘들다고 안따라 갔더니
휴가에서 돌아오는 길에 커다란 문어를 사가지고 우리집으로 왔네요
아이들 셋이나 데리고 나선 휴가길이라 장거리 운전하랴 휴가지에서 애들 건사하랴
고단할텐데 즈 집으로 바로 가지 않고
못따라간 우리를 생각해서 이걸 사 들고온 우리 사위 마음이 어여쁘지요
휴가를 같이 가자거나 이런 걸 사들고 오거나 하는게 딸이 하자 해서 하는게 아니고
전부 사위가 주도해서 스스로 하는 것이라 더 이쁘고 고맙지요
우리 딸은 뚝뚝해서 흉거리가 한보따리이고
사위는 칭찬거리가 한보따리,,,
문어 숙회가 쫄깃하고 보드랍고 해서 식감이 얼마나 좋은지,
그 맛에 중독될 것 같아요
문어가 큼직해서 두 집 식구가 포식을 하고,,
무를 썰어넣고 슬쩍 삶아서
다리만 요렇게 먼저 잘라먹고 먹물이 있는 몸통은 한참을 더 삶았는데도
꺼내보니 덜 익어서 다시 또 찜통에 찌고 해서 먹었는데
그 시커먼 먹물이 익으니까 맛이 고소하더라구요
꼬맹이들이 처음엔 거무스름한 색만보고 안 먹더니 맛을 보더니 어른보다 더 잘 먹고,,
며칠 전 내 생일에 사위가 사와서 촛불 밝혀준 케잌
딸이 결혼해서 아이들이 생긴 후로는 거의 해마다 여름휴가를 같이 다녔지요
여름휴가 뿐이 아니고 가을이고 겨울이고 어디 여행가면 꼭 같이 가자고 해서
딸네 식구와 많은 곳을 같이 다녔는데,
휴가 같이 가면 우리도 그냥 따라만 다니는 것이 아니고
꼬맹이들 건사도 해 주고
콘도에서 밥 해먹고나면 설겆이는 내 옆지기인 할아버지가 다 해주고
아이들이 아직 어릴때는 물에서 놀때도
아이 하나씩 어른이 튜브를 잡아 주어야 하는데 사위와 장인이 맡아서 하고 했는데
이젠 체력이 딸려 그런 것 해 주기도 힘들고
손주들이 셋이라 그 집 식구가 다섯이 되다보니
우리는 우리차를 가지고 따라가야 하는데 울옆지기 할아버지는
먼 길 운행하는 것을 힘들어 하기도 하고 해서 이번엔 안 따라 갔네요
앞으로 점점 더 근력이 떨어질거라고 다니기 더 힘들어 진다고
나중에라도 찬찬히 오시라고 약도를 우리집에다 두고 갔는데도,,,
언제인가는 여름에 아이셋을 데리고 사위가 연락도 없이 왔어요
웬일로 연락도 없이 왔느냐 했더니
내생일이라 왔고 미리 이야기 하면 못오게 하니까 그냥 왔다나요
내 생일이 음력 6.15일 ,,양력으로 하면 8.3일이니
한참 더울때라 더위를 많이 타는 나는 여름이 너무 힘들어서
생일 안해 먹는다고 오지말라 했더니,,말도 안하고 들이 닥친거 있죠
그리고는 지가 마트에 가서 고기를 사다가
더운 날 불앞에 앉아서 구워서 나를 먹여주고,,
딸은 일하는게 쉬는 날이 없다고 오지도 않고
사위혼자 아이들 셋을 데리고 와서는 그렇게 해 주어서 그때도 감동 먹었었지요
직장에서 진급되면 임명장을 들고 와서 보여주고
직장생활 하면서 몇 번을 중단하면서 졸업한 대학원 학위증도 가져와서 보여 주고,
사람 사는 것이 재산은 대물림 하기 어려워도
성품은 하지 말래도 대물림을 하는 것인데
이런 귀한 성품을 지닌 사람이 내 사위가 된 것이 감사한 일이지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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