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 그 뉴스

존엄사 적용을 받으셨던 할머니의 부음을 듣고,,,

L일순 2010. 1. 11. 13:31

존엄사라는 새로운 화두로
연명치료를 중단했던 할머니가
무의미한 생명연장이라고 했던 호흡기를 떼어 내고도
220여 일을 더 사시다 눈을 감으셨다.


자식들에겐 마음의 안정을,
의료진과 법을 다루는 사람들,윤리를 말하는 사람들에겐
많은 깨우침을  주시고  떠나신 것 같다.

 

할머니께서 호흡기를 뗀 후에 곧바로 돌아가셨다면
자식들의 마음속 한편엔  회한이 남을수도 있지 않았을까,,,


인공 호흡기를 떼어 내면 곧 바로 사망 하리라는 예상을 뒤 엎고 오랜 기간 생존으로 의료진들에게도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일에 보다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연구할 과제를 주신 것 같고,,,,,,,

 

예전에, 의사들이 환자를 보면서 겪었던 여러 일들을
책으로 엮은 것을 읽은 적이 있는데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대목이 생각난다.

 

60대의 남성으로 말기 위암 환자 였는데 가족들의 희망으로
수술에 들어 갔는데 막상 열어 보니 수술해 봐도 소용 없을만치
암덩이가 많이 전이되어 있어서 하나도 손을 쓰지 못하고 그냥 닫았다 한다.

 

환자의 나이도 있고 해서 생존이 얼마 남지 남지 않은 사람에게
사는 동안 마음이라도 편하게 해 주자고
환자에게는 수술이 잘 되었다고,  집에 가서 먹고 싶은 것 마음대로 먹고 편히 지내라고 해서 보냈는데
그 환자가 몇년 후에 정말로 건강이 좋아진 얼굴로 수술 했던 의사를 찾아 와서는
선생님 덕분에 병을 고치고 잘살고 있노라고,
감사 인사도 하고 또 병증이 다 없어 졌는지 진단도 받아 보구 싶어서 왔다고 하더란다.


의사가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수술 메스를 댈 수도 없을만치 중증이었던 환자였으니,,,
더욱이  더 놀란 것은 환자를 진찰해 보니 몸속 어디에도 암세포가 하나도 남이 있지 않고 깨끗해 졌더라는 것이다.

 

환자에게 얘기를 들어 보니 의사에게서 수술이 잘 되었다고 먹고 싶은 것 다 먹어도 된다는 기분 좋은 말을 듣고
퇴원해서 기차를 타고 집으로 가는 중에 기차내에서 파는 인절미가 먹고 싶더란다.


환자를 모시고 가는 자식들의 입장에서는 위암 수술을 하고 퇴원 하는 환자에게
인절미같은 음식이 권할만한 음식이 아니었지만
사실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을 아버지인데 그냥 먹고 싶은 것 드시게 해 드리자는 마음에서
그걸 사 드렸는데 환자는 아주 맛나게 그걸 드시고 나서는 그 후로는  어떤 음식이던
잘드시고 잘 소화 시키고,,,,,그렇게 멀쩡하게 사시게 되었다고 하더란다.

 

말로만 듣던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난 것인데 몇 십년을 수 많은 환자를 보아왔던 의사로서

보면서도 믿을 수 없는 일이었고 그 원인을 밝혀내지도 못 했다 한다.

 

그 후로 그 의사는 사람의 생명이란 최첨단 의료 기술로도 풀지 못하는
또 다른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하게 되었다고 했던 이야기가
할머니의 부음을 듣고 다시 생각이 나고
존엄사 라는 것을 우리나라 최초로 적용 받으셨던 할머니께서
간단하지 않은, 가벼이 다룰 수 없는,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존엄사 법에 통과라던가 그걸 다루는 의사들에게 많은 것을 일깨워  주시고 떠나신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