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 그 뉴스

군중 심리가 무섭다,,,!

L일순 2009. 5. 26. 20:05

아니 무시 무시 하다.
등골이 다 서늘하다.
내가 일곱살에 6.25 전쟁을 겪었는데
그때 어린 나이라 전쟁이 얼마나 무서운지 실감 하지 못하고 피란 까지 갔다 왔는데
요 몇일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보면서 지금 전쟁을 겪으면
정말로 무서워서 말 한마디도 하기 어려울 것 같고
집밖에 한 발짝 나가기도 쉽지 않을 것 같다.

 

봉하마을이 전국적으로 알려지기 시작 한것은
퇴임한 대통령이 고향인 그곳으로 낙향을 하고서 부터이다.


짧은 민주주의 역사 이래 퇴임한 대통령이
첩첩 산중인 시골 고향으로 귀향한 것이 처음이어서
많은이들이 신선 하게 받아 들였고 그곳이 관광지가 되다시피 했다.

 

적극적이고 부지런한 사람들이 혹은 호기심으로 혹은 존경심으로

그를 만나기 위해 전국 곳곳에서 그곳에 모여 들었고
농사짓고 사는 시골 사람들과 섞어 놓아도 전혀 표날것 같지 않은
수수한 차림새에 전직 대통령의 소탈한 일상이 그대로 공개 되면서
현직에 있으면서 많은 시달림을 받았던 그의 귀향은 성공한 듯 보였다.


그 때 까지만 해도 그랬다.

그랬던 것이,,,


사람이 살아 가는게 앞 일 을 모르니깐 답답할 지도 모르지만
내일을 전혀 모르기때문에 오늘을 살 수 있는지도 모른다.
그도 그랬을꺼다.
그가 오늘 같은 일이 있을 걸 알았다면 고향으로 갈 수 있었을까?


그가 고향에 있지 않았다면 이런 참담한 최후를 준비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기도 한다.
지난 세월 많은 사람이 가난속에서 살았던 시절이기에
그도 가난속에서 학비를 걱정하며 어렵게 공부를 했고
대학을 포기해야 했고 독학으로 공부해서 어렵다는 고시에 합격한 것만 해도
고향에 자랑거리인데
대통령 자리에 까지 올랐으니
그의 자부심은 물론 고향마을 사람들도 덩달아 대통령이 된 것 같았을께다.

 

그가 아버지 어머니 형제들과 어린 시절을 보낸 고향에서 편안하고 보람되고
안락한 노후를 보낼 것으로 생각했던 곳이 감옥아닌 감옥이 되었을 때,
많은이들로부터 처참하게 망가지는 일을 당할때

그곳이 고향이었기에 그가 받은 고통이 더 크지 않았을까,,,,,

 

그가 대통령이 되기까지 다른 정치인들과 달리 그의 정치 기반이나
정치적인 동지는 별로 내세울 만 하지 못 한 것으로 보였는데
유일하게 그는 일반 국민들의 힘이 대통령 자리까지 올려 놓았다고 해도 틀린게 아닐것이다.

 

그렇게 열렬히 그를 응원하고 지지하고 고향 마을에서 반기고 했던이들이
그가 어려움에 처했을때,그가 전직 대통령이었던 신분에 걸맞지 않는 대우로 휘들리고 있을 때
그를 지지했던 수 많은 사람들은 왜 침묵했을까,

부당한 대우라고 그 때 왜 항변 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이제와서 누가 그를 죽였다고 저리들 울분을 토하는지,,,

 

나는, 나의 사람 사귀는 기준은 사귀기 전에 철저히 검사한다.
평생을 내가 친구라고 불러도 될 사람인가
가까이 해서 내가 해를 입을 사람이 아닌가
그가 나한테보다 다른 많은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는가

이런 걸 따져서 일단 친구로 하기로 한 사람은 그가 어떤 일을 저질렀어도
그를 믿고 그를 변호 하고 하려고 한다.

 

노무현이란 사람의 많은 지지자들도 그런 마음으로 그를 선택하고 지지 했다면
그가 어려움에 처해 있을 수록 오히려 더 그에게 힘을 주고 가까이서 위로 하고
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지금 그에 死後에 전국 각지에서 모여 드는 수 많은 사람들이
그가 살아 있을 때, 그가 자신의 집 뜰이 감옥이고 거기에 갇혀서 꼼짝도 할 수 없다고 했을 때

지금처럼 모여들어 그를 위로하고 믿어주고 격려 했다면 그랬어도 오늘 같은 일이 일어 났을까,,,

 

그가 법원에 출두 하던 날

겨우 몇몇 사람의 지지자들만이 초라 하게 그를 배웅 했었고
날마다 모여 들던 그 많던 관광객들의 발길도 끊겼었다고 들었었다.
 
그러던 그들이 지금 생각도 못했던 이런 큰 불행을 당하고 나서야
자신들의 탓은 하나도 안 하고 다른이가 그를 죽였다고
문상객을 폭력으로 내치고 화환을 짓 밟고
고인이 있는 그곳을 마치 어떤 집단의 본거지 인양 외부인들을 선별 해서 받아 드리고 있으니

이것이 옳은 일이라고 할 수 있는가?

 

세상 돌아 가는 속이 뉴스에 보도 되는게 전부인 줄 알고 사는 어리석고 늙은 나는

고인이 된 그에게 잘못이 있는지 없는지 잘 모른다.
잘못이 있다 해도 그 크기가 얼만치인지도 잘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전에 어떤이가 말 했듯이
누구를 좋아 하거나 사랑 하거나 지지할 때
"그러기 때문에"가 아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생각을 가졌었다면
그래서 고인의 그 많던 지지자들이 그럼에도 불구 하고 그를 믿어 주고 용기를 주고 했다면,
살아 있을때 지금의 일백분의 일에 해당하는 사람들이라도 날마다 그에게 가서 그를 위로 했다면 ,,,,,

 

그러지도 않았던 사람들이 이제  마치 기회는 이때다 하듯이
고인과  다른이들이 사는 세상을 갈라 놓으려 하고 있으니
이건 폭력이라고 볼 수 밖에 없고

고인이 된 그를 더욱 외롭게 하는 것이라고 본다.

 

이런 일을 바라 보면서 유독 그의 주변에서 눈에 띄는 두 사람이 있다.
문재인과 유시민
이 둘을 난 잘 모른다 .
한 사람은 고인이 재임시절에 조용히 그림자 처럼 그를 보필했던 사람이고
한 사람은 적극적인 행동을 했던 것으로 기억 하는데
난 앞으로 유시민이란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게 될 것 같다.
전직 대통령이었던 노무현의 이런 커다란 비극을 진심으로 슬퍼 할 자격이 있는 사람은

이들 둘 밖에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