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 농협이나 산림청에서 주관하는 걸로 알고 있는 벌초 대행업체는
시대 상황에 따라 새로 생겨난 하나의 새로운 사업이고 직업으로 자리 잡아 가는 것 같다
우리 집안은(시댁) 전에는 1년에 두 번씩 가까운 친척들이 모여 벌초를 했었다
양력으로 6월 셋째주
9월 첫째주
이른봄부터 자란 풀들이 6월이면 정글처럼 풀밭을 만들어 두고 볼 수 없었고
6월에 한번 벌초를 해도 9월 추석전이면 언제 그랬냐 싶게 풀밭으로 변해 있었다
몇 십년을 집안 행사처럼 그렇게 했었는데 지난해 부터 벌초도우미 를 이용해서 벌초를 하고 집안 모임을 하지 못하고 있다
듣도 보도 못했던 강력한 침략군인 코로나 라는 강적을 만남으로 해서..
고향 마을에 사시면서 집안 행사를 앞서 나서서 챙기고 점검하는 올해 84세 이신 둘째 시아주버님께서
지난해 벌초도우미를 이용해 깨끗히 관리된 선영을 보시고
집안 들이 모여 했던 것보다 잘 했다고 만족해 하셨다더니
올해도 지난해 처럼 벌초 대행 하는 업체를 이용하신다고 한다
아마도 코로나 상황이 끝나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다
예상치 않았던 이런 상황이 아니었다면 우리는 오래도록 집안 자손들끼리 모여 금초 행사를 했을 것인데,,
해마다 문중 벌초 행사에 강제동원? 되다 시피 했던 집안 젊은 조카들은 좋아라 할 일이다
그들의 의견을 구한다면 일요일 하루 억지로 왔다 가는 것보다 비용부담 하는 쪽을 주저 없이 선택 할 것 같다
집안에 조카들도 어언 나이 60이 훨씬 넘었고
우리 집안에 장손인 큰댁 형님의 손자는 대학생일때 벌초행사에 한 번 따라 왔다 가서는 다시는 오지 않았다
집에 돌아 가서 비효율적인 일이 라고 했다던가
그러니 벌초 행사에 참석하는 인원이 해마다 줄어 늙은이인 나도 할배도 잡초도 뽑고 캐고
기계로 깍아 놓은 풀더미도 갈퀴로 긁어모아 갔다 버리고 하는 일을 했었는데,,
변화 하는 시대에 달라지는 것들이 어디 이것 뿐이겠는가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찾는 사람이라면 변화하는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생활 풍속을 검토한다면
앞으로 사라질 직업과 유망한 직업을 어렵지 않게 찾아낼 수 있지 않을까,,,싶고
벌초 대행은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
예전에는 집에서 동네 사람들 다 동원되어서 음식을 만들어 잔치를 벌렸던 결혼식도
전문업체인 예식장에서 하게 된지 오래 되었고
장례식도 장례식장에서 하는데
벌초 행사도 전문업체에게 맡겨서 하는 것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을 것 같은데
한편으로는 각자 멀리 떨어져 살던 집안 자손들이 조상님들 유택 앞에 모여
떠들썩하게 잔치처럼 벌렸던 그런 것이 떠나 가신 분들께 효도의 형식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고,,
그러나
지금 20대나 30대들이 노인이 되었을 즈음에는 벌초도우미도 할 일이 없지 않을까 싶어 지기도 하고,
그때 쯤이면 장례문화도 많이 달라져서 묘지를 만드는 것도 많지 않을 것 같으니,,
나도 무덤을 만드는 것은 반대이다
이 세상은 살아 있는 사람들의 것이어야지
죽은 사람이 세상의 한귀퉁이를 차지 하고 있는 것은 바람직 하지도 효율적이지도 않은 일이지 않은가
공원 묘역이 아니고 개인적이거나 집안 문중에 묘택을 마련한다면
그 관리가 쉬운 일이 아니기도 하고,
묘택이 산야에 그냥 있는 것이니 잔디 마당 관리 하듯이 사람이 관리 하지 않으면
잡초가 우거져 산과 들에서 경계가 어디인지 분간하기도 힘들어진다
사람이 죽어도 육신은 남는 것이니 어떤 식으로든 처리과정이 있어야 할 것이나
화장장이 끝나고 나면 아무 것도 남는게 없었으면 좋겠다
유골이라는게 남겨져서 그것의 보존을 위해 또 작은 묘택을 만들던가 납골당을 만들던가 하는 것
다 부질없고 쓸데 없는 짓,
나는 아무 것 도 남기고 싶지 않은데
어떤 방식으로 내 死後 처리를 할 것인지는 아직 정하지 못하고 있다
내가 원하는 방식은 내 자식들이 동의 하지 않고 있어서이다
나는 화장을 하고 난 후에 남는 유골을 내가 어려서 뛰어 놀고 휘젓고 다니고 학교 다니던 산길에
그냥 훌훌 뿌려 주었으면 좋겠다
그곳에 우거진 초목에 거름이 될 것이고 흑여 그 "유골"에 영혼이 깃들어 있다해도
언제나 그리운 내 어린 시절이 점 점이 박힌 산야에 흩어지면 그곳에서 평화로이 지낼 것 같은데
아들 하나 딸 하나인 자식들은 찬성하지 않고 있다
*** 요즘 웬일인지 블로그에 올리는 글자 크기가 조정이 안된다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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