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들이 고등학생이었던 때 쯤 인 것 같은데
나는 300살 까지 살꺼야 ,,,,했더니 아들이
무엇을 먹고 살것이냐 ,,가 아니고
누구와 같이 살것이냐,,,,고 했었다
그때 되면 아들도 딸도 손자도 이 세상에 없을텐데 누구와 같이 살 것이냐고,,,
고등학생이었던 아들이 나보다 생각이 더 깊었던 것이다
지금 내 나이 올해 78세
친구들도 세상떠난 이들이 적잖이 있고
지금 사는 동네에서도 이웃으로 인사하며 안부를 묻고 가깝게 지내던 지인 분들이
2~3년 동안에 몇 사람이 세상을 떠났다
내가 60대 초반까지만 해도 나이 들어 세상 떠나시는 집안 어른들을 보면서
그게 당연한 것으로 여겼고 나에게 오는 세상과의 작별도 담담히 받아들여 질 것으로 생각했었다
이제 80 가까이 된 지금은 주위분들이 떠날때마다
가슴 한쪽이 허허로워 지는 그런 느낌을 여러번 겪는게 힘들어 진다
90이 넘게 정정하게 사시는 분들도 보면 그 분들도 외롭고 쓸쓸하다고 한다
100세 시대라고 하지만 90넘게 건강하게 활동하면서 사시는 분들이 주변에 그리 많지 않으니
친구도 없어서 외롭다고,,
경로당에 가도 거의가 70대인 분들이 대부분이라 90 넘으신 어르신은 70대인 분들과 어울려지지 않는다고
그래서 오래 사는게 즐겁지가 않다고 한다
내가 노인 일자리 처음 시작하면서 작은 도서관 일을 같이 했던 나보다 열세살이 위이신 어르신이 계시다
그때가 2년 전이니 나는 76세 였고 그 분은 89세 였는데
나보다 휠씬 정신력이, 총기가 맑으셨었다
오후에 세시간을 근무 하는 것인데 작은 도서관이니 이용자가 많지 않아 별로 바쁘지도 않고
가만히 앉아 책을 보고 있노라면 아무리 책 읽는 것을 좋아 하는 나지만
나이 먹으니 예전 같지 않고 졸려워지고는 해서
30분에 한번씩은 일어나 서성거리고는 했었는데
90세가 다 되신 그 분은 세시간 동안을 움직이지 않고 꼿꼿이 앉아 책을 읽거나 뜨개질을 하셨었다
그 맑은 총기와 정신력으로 보아서 100세도 거뜬히 건강하게 사시리라 생각했었는데
지난 가을부터 건강이 급격히 나빠지셔서는
엊그제 만나뵌 그 분은 총기 있고 당당했던 모습은 찾을 수 없고
힘 없고 여윈, 삶이 얼마 남자 않은 것 같은 노인의 모습이어서 무척 많이 마음이 아팠다
그 분 앞에서 차마 왜 이렇게 초췌해 지셨느냐고 말 할 수 없어
좀 야위신 모습이라고만 했는데
집에 돌아와서 눈물이 다 났다
나는 부침성이 없고 친화력이 부족해서
남들에게 언니라던가 형님이라던가 그런 호칭을 말해 본적이 없어서
그 분께도 그냥 "여사 님"이라고만 했었는데
배운 것도 많으시고 교양도 있으시고 여러모로 배울 점이 많아
일을 하면서 겪는 이런 저런 일들을 서로 이야기 했었고
그 분도 연세 많으신 다른 분들과 다르지 않아 이야기 나눌 친구도 없다고
서로간에 집안 이야기까지 스스럼 없이 이야기 하고는 했었는데,,,
앞으로도 오랫동안 서로 속마음을 털어놓고 의지 하며 친분을 나눌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었는데
그리 오래 사시지 못할 것 같아 안타까움이 말 할 수 없이 크다
300살까지 살려면 누구와 같이 살거냐고 했던 아들 말처럼
가까웠던 이들이 병들어 쇠약해 지고 결국에는 떠나 가는 걸 보면서
나혼자 건강하게 사는게 하나도 축복이 아닌 것 같다
50대 쯤에 만나고 서로간에 만나지 못하고 전화 통화만 하고 있는 마음 통하는 친구가 있는데
지금 그 친구를 만난다는게 겁이 나기도 한다
서로 간에 늙고 초췌한 모습일 것이니
조금이라도 싱싱 했을때 모습을 서로의 마음속에 간직하고
지금 늙어진 모습으로는 만나지 않는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되기도 한다
어떤이가 말하길 늙어서는 친구의 장례식에는 가지 않는게 좋다고 말했었는데
그 말에 공감이 간다
누구나 오래 살고 싶은 마음이야 다 있겠지만
건강한 몸으로 오래 살아야 그게 복이지
늙어 겉모습도 초췌해 지고 힘없어지고 움직이기도 힘들게 되어서는 오래 사는게 고통일 것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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