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치료 끝나고 갔던 대공원 산책길 오르기 전에
이때만해도 뒷모습이 씩씩해 보였는데,,
나는 어디를 가던지 풍경사진만 찍고 사람 사진은 찍지 않았었다
사진을 찍어보면 내가 생각했던 거보다 더 늙어보여서는,,
할배는 사진 찍자 하면 환하게 웃으며 포즈를 잡았었는데
그는 사진 찍는 걸 좋아 했었나본데
떠나간 후에 내 사진들을 뒤적여 보니
할배모습은 전부 뒷모습만 있었다
설악산 케이블카 타고 갔던 곳에서,
남도 어느곳에서 멋진 풍경을 배경으로 담아놓은 사진이 있었는데
아직 찾지 못했다
어디가서 박혀 있는지
선자령 오르는 길
풍경만 담고 사람이 찍히는 걸 좋아하지 않던 내가
할배 떠나고 모든 사진들을 뒤적여
조그만 뒷모습이라도 담겨 있는 사진을 보면 얼마나 반가운지,,
바부탱이 할매
다가올 앞 일을 그리 모르고 살았으니,,
성남시 보건소에서 암환자들 치료하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텃밭을 분양해 주어서,,
세월은 참 빠르게 흘러서 할배 떠난지 벌써 1년이 되었는데,,
2018 1월 28일 떠났는데
오늘은 2019 1월 28일
내 생각은 아직도 2018년 1월에 머물러 있는데
세월은 무심히 흘러가고 있고,,
할배방에 걸어놓은 2018년 달력도 아직 그대로 1월에 머물러 있고
할배가 메모한 병원예약 날짜도 그대로 있는데
가지 못한 ,, 갈 수 없게된 2018, 2월달 예약은 언제 갈 수 있는 날이 있을런지
그 날이 없을 걸 알면서도
그 날을 기다리는 마음도 접을수 없는데,,,
,,,,,,,,,,,,,,,,,,,,,,,,,,,,,,
할배방에 두었던 2018 달력은 내가 사는 동안 버릴 수 없게된 것이고
1월에서 한 장 도 더 넘길 수 없게 되었고
,,,,,,,,,,,,,,,,,,,,,,,,,,,,
잘못했던 후회가 너무 많아서 그동안 여러번의 제사 지낼 것을 준비하면서
누가 보거나 말거나 눈물이 줄줄 흘렀었는데
이젠 눈물은 그쳤는 것 같기도,,,
큰집에 조카는 가족이 눈물을 흘리고 애통해 하고 있으면
떠난 분이 저승길로 가지 못한다는데
작은 아버지가 이제 훨훨 떠나시겠다고 하더구만
나는 할배가
벌써 나를 잊었나,,하고
서운해 하지 않을까 싶고,,
섭섭해 하지 말아요
잊은 것은 아니야
그냥 마음이 좀 담담해 졌을뿐,,
혼자 살면 편하고 자유롭고 좋을줄 알았던 바부탱이 할매는
사는게 무의미하고 구차스럽고 아무것도 즐거움이없고
어디 가고 싶은 곳도 없고
둘이 살때는 혼자 어디가는게 자유롭고 좋았는데
혼자 살면서 어딜 혼자 가는 것은 너무 쓸쓸해서
어딜 돌아다니고 싶은 마음도 생기질 않고
지꾸만 그만 살고 싶어지지만
그래도,,,사는 날 까지 살아야 하니
마음을 추스리고
잘 살아낼 길을 찾아야 할 것 같은데,,
설악산 오세암에 도착해서
거길 어떻게 가느냐고 못간다는 할배를 달래고 협박해서? 같이 갔던 설악산
처음 대공원갔을때보다
많이 지쳐 보인다
오세암에서 1박하고 벡담시쪽으로 내려 오는 길
단풍이 곱게 들었었네,,
청계산 진달래 능선을 내려 오면서
느낌으로는 권영준,! 하고 부르면 돌아 볼 것 같은데,,
할배와 같이 가꾸던 무지개 텃밭
근처 산과 주변 어디든지 발자국 찍히지 않은 곳이 없으니,,
이곳도 3년을 드나들었던 곳인데,,
"그리움이 눈 처럼 쌓인 거리를 나혼자서 걸었네 미련때문에"
이렇게 시작하는 노래 가사가 있는데
어쩜 그리 사람 마음을 잘 짚어 냈는지,,
같이 걸었던 그 길들을 걷고 또 걸을것 같은데
나 혼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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