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일상

무엇이든지 일거리를 잡고 있어야 마음이 안정되는 요즘 일상,,

L일순 2018. 9. 19. 10:20



할배 떠나고

나 혼자 이집에 살게된 후에

가만히 멀뚱거리고 놀고 있는시간이 힘들고

밤에 깜깜한 집안이 숨이 막히게 답답하다


할배와 둘이 살때는

할배방 문틈으로 새어 나오는 작은 빛이 있어도 잠들지 못했는데

요즘은 집안 한 곳 이라도 불빛이 있어야 잠들수 있게 되었다


가만히 손을 놓고 있는것도 힘들어서

무엇이든 일거릴 잡고 있어야 해서

10년이 넘은 낡은 이불을 수선하게 된 것,,




여름 이불 덥기 선선한 요맘때 덮으면 좋은

 얄팍한 싱글사이즈 차렵이불

이불 몸판은 멀쩡한데

얼굴 닿는 부분이 헤어져서는

직사각형 이불 4면을 다 천을 대어 둘러 주었다





이렇듯 가생이가 헤어져 버려서

 천을  여며 꼬매 놓아도

세탁기 한 번 돌리면 또 다른 곳이 찢어지고





지금 중학교 2학년 손녀가  아기때  내가 데리고 있으면서

아기용 이불이 작아지는 때가 되면 덮어 줄려고 구입한 것이니

이불의 나이도 10여년이 넘었고

그냥  순면 이불일뿐 특별히 좋은 것도 아니어서

그만 버릴끼 했던 것인데

할배가 떠나고 나 혼지 남게 되니

살림살이 무엇이든 버리고 새로 사는게 망설여 진다


 늙은 내가 얼마나 더 살겠다고

이제 또 새 것을 사겠나 싶다

있는 살림살이도 줄여 나가는 중이니,,


외손주 친손주 태어날때마다

이불을 사서 주지않고

동대문 시장에 가서 목화솜을 구입하고

순면 원단을 떠다가 내가 다 만들어 주었었는데

그때 남은 원단으로 낡은 네면을 다 바이어스 대는 것처럼 둘러 주었더니 새 이불 같이

얼굴에 닿는 부분이 뽀송해 졌다,,,


솜이 든 것이라 미싱으로 박을 수도 없고

손으로 숭덩 숭덩 꿰매느라 이틀이나 걸렸다는,,,

그래서

이틀동안은 잡념없이 지낼 수 있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