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이야기

꽈리,,조랑 조랑한 이쁜 열매속에 추억도 한가득,,,

L일순 2011. 10. 31. 06:00

 

 

 

 

 

 

가지과(―科 Solanaceae)에 속하는 다년생초.

가지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북한의 산악지방을 제외한 전국에서 자란다.

습기가 약간 많은 땅에 키우는 것이 좋으며, 열매가  잘 달리게 하려면 햇빛을잘 받게 해야 한다.

 민간요법에 서는 줄기와 잎을 말리고 졸여서 기침과 염증을 치료하는데 썼다 한다.

꽈리는 고추꽃 같은 하얀 꽃을 피우고 파란 주머니 같은 열매가 달리는데

그 주머니 안에 동그란 꽈리 열매가 들어 있다

씨앗으로도 번식 하지만 뿌리가 메뿌리처럼 벋어 나가며 마디마다 싹을 틔워서 번식력이 대단한 식물이다

 

 

도시에 살면서 이른봄 어느 담장 밑에 뾰족히 돋아나는 꽈리 새싹을 보면 얼마나 반가웠는지,,,,

어느 가을, 모란장에서 꽈리 화분을 발견하고 망설임 없이 사들고 와

베란다에서 화분에 키웠는데 번식력이 대단한 식물이라 다음해 봄이 되니 콩나물 시루같이 올라오는 것이 감당이 안되어

집 앞 녹지에 심었더니 나처럼 나이 지긋한 이들은

오래간만에 보는 것이라고 반가워 하며 너도 나도 자기집 앞으로 캐어 가더니

번식력을 감당못한 그들은 지금은 다 캐 버리고 하나도 없다

 

내 꽃밭에 많이 자라는 꽈리를 보고는 모두 캐 버리라고 하면서,,,

내가 꽈리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르고 하는 소리,,,,,

 

연두색 열매가 보석처럼 팥알 만하게 달릴때가 제일 예쁘다

 

 

내게 꽈리는 그냥 회초나 식물이 아니다

어린시절 추억이 고스란히 투영되는 아련하고 가슴 찡하기도한 내 어린날의 일부분이다.

 

아주 쬐끄만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부터 내 손으로 꽃씨를 받아 다음해 봄에 흙을 일구고 꽃밭을 만들고 할만치

어려서부터 꽃을 좋아 했던 모양인데 꽈리는 내 꽃밭에 함께 있지않고  울타리 밑에서

내가 꽃을 가꾸기 그 이전부터 자라고 있었다

누가 꽃으로 봐 주지도 않았고 일부러 가꾸지도 않았고 해마다 저절로 나서 자라던 식물

가을이면 바알갛게 익어 이쁜 모습을 하고 다 익었을때 따 먹으면 제법 새콤하니 먹을만 했지만

꽈리 열매가 가을까지 매달려 있었던 적도 별로 없었다.

 

 

 

 

이 주머니 안에 파랗고 동그란 열매가 들어 있는데 이것을 따서는 꼭지를 따낸 쪽으로

가느다란 짚 오래기 같은 걸로 안에 있는 씨앗을 살살 주물러 가며 빼내고

그것을 입에 넣고 꽈리를 부느라고 익기전에 다 따버리기 때문이다

 

50년대 전 후 에 시골에서 어린이들이 놀만한 놀잇감이란게 그저 들판에서 뛰어 노는 것 밖에 없었으니

놀다가 심심하면 하루에도 몇개씩 따서 꽈리 만들기를 했었지,,

 

동그란 꽈리의 거죽이  얇은 껍질 처럼 되어 있어서 아주 조심 하지 않으면 찢어져 버려서

하루에도 몇개씩 따서 버리곤 했었지

그러니 익을때 까지 매달려 있을 수가 없었지,,,,,

 

 

가을에 발갛게 익으면 맛이 새콤해서   먹으면 맛도 괜찮고

목이 쉬었을때나 목감기 초기에 따끔 거릴때 먹으면 약이 됩니다

한의원을 하셨던 외할아버지께서는  목이 쉬어서 말이 잘 안나올때 꽈라를 먹게 하셨고

그러면 잘 낫곤 했었다.

 

 

 

이런 놀이의 추억 말고도 이상하게 꽈리를 보면 어릴때 함깨 살던 가족들이 아련하게 떠울라 늘 마음이 짠해지는데

어째서 유독 꽈리에 그런 추억이 떠오르는지 그건 모를 일이다

나를 그토록 사랑 하셨던, 지금 이세상에 안계신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이모님,

그중에서도 특히 이모님  모습을   많이 생각나게 하는게 꽈리이다

이모님과 꽈리에 대한  특별한 추억이 있는 것도 아닌데,,,,,

 

 

지금 이모님은 이 세상에 안계시다

올해 81세 이신 이모님은 2년전 이모부님이 돌아 가시고 난뒤 급속히 건강이 나빠지셔서

올해 반년넘게 벙상에 계시다 초가을 이모부님 곁으로 가시었다

회복될 희망이 없이 살아 계신것이라 할 수 없는 상태로 연명 치료만 하고 계신 이모님을 보면서

아무런 일도 하지 못하고 마음만 둥둥 거리며 여름을 보냈었는데,,,,,,

 

내게 한 분 뿐이신 이모님,

엄마보다 더 정이 깊고 의지가 되던 분,

엄마한테 하지 못하는 이야기도 다 할 수 있었던 이모님,

 

사람이 살고 죽는 것이 나이 순서대로는 아니지만

이모님께서는 연세가 높으시니 나보다 먼저 세상을 떠나실수도 있는 일인데도

나는 이모님이 안계신 세상에 나만 있을것이라고는 한번도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다,

늘 건강하게 그곳에 계실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내 가까운 이와의 불가항력적인 이별이  이렇게 힘든 일로 여겨지니

이모님께 이모부님의 빈자리가 얼마나 크게 다가왔을지 이제서야 조금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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