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일상

우울했던 올해 설 명절,,사돈의 부고訃告

L일순 2016. 2. 15. 10:00




섣달 그믐날과 정월 초하루

그냥 어제와 똑같은 날이 이어지는 오늘이지만

사람의 감정이 새해, 새달 , 새날,은 느낌이 다르게 다가오는게 사실이다

음력 정월 초 하루 설날은 조상님께 차례도 올리고 윗어른께 새해 인사도 올리고 가족과 이웃간에 덕담도 나누고


도시에 살면서 예전 농경사회 고향 마을에서 보내던 그런 벅적한  분위기는 없어도

우리도 찾아올 아이들을 기다리고 세뱃돈 나눠주고 인사 받고 인사하고 그렇게 여일하게 보내던 설 명절이

올해는 우울한 설날이 되었다


지난해 가을부터 중환자실에서 힘겹게 투병 하시던 바깥 사돈께서 설 명절 열흘전에 세상을 떠나셨기에,,

딸의 시아버님인 바깥 사돈은 올해 76세 이시니 75세에 세상을 떠나셨다


원래 심혈관 질환으로 기본 체력이 없으신 분이 대장암 수술을 하신게 지난해 10월 초

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하실까 걱정 했는데 순조롭게 회복 되시어

퇴원해서 동네 마실도 다니시고 며칠 잘 지내시다가 갑작스런 복통으로 입원하셨는데

처음엔 장 천공이 의심된다고

그러나 쳬력이 떨어지셔서 다시 수술을 못한다고

작은 천공은 저절로 아물기도 한다고 기다리며 지켜 봤는데


며칠 지나더니 병원내에서 감염되는 어떤 세균에 감염되신 것 같고 그게 복통의 원인이었지 않나 하더니

그러는 동안 병원 중환자실 내에서 뇌경색이 오셨다


짐작에 중환자실이니 가족도 곁에 없고 심신이 약해진 어른이 정신은 맑으셔서

곁에 여러 위중한 환자들을 보며 겁이 나시고 스트레스 받으셔서 그랬던것 같은 생각이 들고


그런 와중에도 하루 두 번 면회시간에 아들이 들어가면 날마다 밥 달라고 하셨다는데

장천공 의심에다 이런 저런 이유로 보름넘게 주사액으로만 지내시다가 뇌경색까지 있으시니

드시고 싶어하던 밥은  커녕 죽도 어려워서 콧줄을 끼우고 영양공급을 하게 되었고

위기를 넘기고 일반 병실로 오셔서도

가래 빼내야 하고 콧줄로 영양 공급 해야 하니 간병인을 두어야 했고


서울에 있는 대학 부속병원에서 그렇게 지내시다

가족들이 원해서 사시는 지역인 김포에 종합병원으로 옮기신게 12월 중순

그곳에서 알부민 주사 맞으신 덕인지 정신도 맑아지시고 뇌경색도 좋아 지시고

기운이 돌아 오셔서 일반 병실로 옮기시고

죽부터 찬찬히 드시게 한다고 해서 모두들 기뻐한 것도 잠시

간신히 겨우  회복되는 환자를 위와 장내시경 한다고 다시 초죽음이 되셔서는 중환지실로 다시 가시고

이 이야기 듣고 환자를 돈으로만, 수익성으로만 보는 것 같은 병원의 행태에 욕이 저절로 나왔다

그러나 이미 일은 진행된 후이니,,


끝내 몸의 여러기능이 떨어지시니 혈액 투석까지 하게 되고 혈액 투석 두 번 받으시고 그냥 눈을 감으셨다는데

내 생각에도 병원들이 환자 생각은 하지 않고

자신들 수익성만 생각해서 진행한 무리한 이런 저런 검사들이 수명을 재촉한 것 같아 안타까운데

가족들은 얼마나 더 많은 후회를 겪으실지 ,,


서울 병원에서도 김포 병원에서도 기운이 없어서 그러셨지 정신은 맑으셔서

가족들 보기만 하면 밥 달라고 하셨다는데

병원에 입원 하신 후로 뜨신밥 한술은 고사하고 죽도 한 술 못드셔 보고 떠나셔서

그게 평생을 가족들 가슴에 얹혀 있을 것 같다


사람이 돌아가시면 아무 것 도 해 드릴 수 없는 것 다들 알겠지만

병이 나서도 가족이 해 줄 수 있는게 아무 것도 없고 병원만 의지하고 있게 되니

살아서 건강할때 좋은 약도 좋은 음식도 해 드려야 맛있게 드시고 효과도 있는 것이고

재산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자식들도 그걸 물려 받으려 하지 말고

부모 입장에서도 그걸로 사시는 동안 편하게 사는데 사용해야 그게 자식들의 효도이고

부모는 자식들 가슴에 회한이 남지 않게 하는 일일 것 같다


사부인 께서는 슬픔을 꾹 꾹 눌러 참으시면서

당신이 무너지면 아들들이 더 애통해 할까봐 견디시는 거라고


정이 많고 배려심이 많고 효자인,  맏이인 우리사위는 명절에 울집에 왔는데 많이 수척해진 모슴으로

이야기만 시작되면 질금 질금 울먹여서는 돌아가신 분 이야기를 일부러 많이 못했고

자식들 때문에 속으로 참고 계시다는 어머니 마음도 차마 전하지 못 했다


어떤 사람이 사위가 의사인 병원에 노환으로 장모가 입원했는데

의사인 사위가 가족들에게 하는 말이 이런 경우에 보통환자 같으면 어떤 약을 처방해서 수명을 얼마간 더 연장 할 수 있지만

자신의 가족이니 그렇게 해봐야 환자가 고통스럽기만 할 것이라 그 약을 처방하지 않고 그냥 돌아가시게 할 것이라고 했다는데

의료 상식이  무지하고  환자의 상태에 대해서 아무 것 도 모르는 많은 이들이

병원만 철썩같이 믿고 조금이라도 기력이 돌아오면 그게 회복되시는 것인줄 알고 기뻐하지만

병원은 그런 환자들에게서 최대한  수익을 올리고자 눈을 번뜩이는 것 같아 참으로 마음이 복잡하다

그래도 아픈 사람이 믿을 곳은 병원 뿐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