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일상

초가을 현충원

L일순 2011. 10. 12. 06:00

 

10월 3일

20여일만에 다시 와 본 충혼당

20여일이  엄청 오래 된 것 같다.

충혼당으로 오르는  계단아래 은행 나무는그새 곱게 물들어 있고,,,

 

물 한모금 입으로 넘기지 못하시고 코에 연결된 호스로 미음이나 약을 드시고

말 한마디 못하시고 눈짓으로만 알은체를 하시던 이모님을 병원에서 뵙고

여름동안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아 마음만 허둥거리며 보내면서

그래도 한가닥 완쾌 되실까 하는 희망도 없지는 않았지만

다시는 만날 수 없는 곳으로 가시고 나니 병상에서 고생 하시는 것 뵙는 것 보다는 마음은 조금 가벼워 진 듯 하다

 

이모님은 나와 무슨 깊은 인연이 있으셨던지 유택도 내가 찾아가기 좋은 곳에 계시게 되니

그나마 위안이라면 위안이지 싶다

돌아 가신 것 같지 않고 현충원 동네로 이사 오신 것 같이 생각된다

저 세상에 계신 아저씨 감사 합니다.

 

 

꽃 한송이 올리고 백세주 한 잔 올리고

 

외래종(서양) 등골나물 이라는데  무리지어 피어 있더라구요

외래종은 세가 강해서 번식력도 대단하고 토종에 비해서 우람하고,,

우리나라 토양에서는 토종이 더 세가 강해 져야 외래종이 스스로 자멸할텐데

외래종 식물들은  어떻게 만들어 졌길래 전혀 다른 환경에 와서도 저렇듯 울울 창창 할 수 있는지,,

토종 식물 보호 차원에서 이런 것에 대한 연구가 진행 되고 있기는 한 것인지,,,,,,,,,,,,

 

6.25전쟁때  형제를 잃은 어느 가족의  추모글

 

현충원에 다니면서 특히 더  마음 아픈 것은 일반 사병 묘역 묘비에 새겨져 있는

일병ㅇㅇㅇ, 이병ㅇㅇㅇ,,,

이런 묘비명을 보면 너무나 애처롭고 마음이 무거워 지고

수 많은 젊은이가 목숨을 바쳐 지킨 내 나라가 더 없이 소중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쑥부쟁이

 

 

 

넓은 잔디밭을 개방 해서 언제나 가족단위 소풍객들이  북적이니

묘지라는 적막감이 없고 공원 같은 분위기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