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 그 뉴스

2012년 2월 2일 오늘 많이 춥습니다

L일순 2012. 2. 2. 16:31

 

 

지금 한낮인데도 우리집 베란다 온도가 영하 3도에 머물러 있네요

주전자에 먹을 물 끓여 베란다에 내어 놓은 것이 살얼음이 잡혀 있구요

 

베란다 온도계가 영하로 내려 가는 일은 1년에 한 두번 있는 일이거든요

베란다에 화초들이 있어서 영하로 내려가면 냉해를 입으니 온도계를 놓고 보는데

난방을 하지 않는 베란다 온도는 밖의 온도와 10도 차이가 납니다

지금 밖에 온도는 영하 12~13도가 되겠는데

뉴스에서는 55년 만에  최저온도라고 체감온도가 20도는 된다고 하니 많이 추운가 봅니다

아파트 관리실에서는 밖에 수도 계량기를 보온하고 집안에 물을 조금씩 흐르게 틀어 놓으라고

몇일 째 방송을 하고 있습니다

 

겨울 내내 눈도  안오고 별로 안 춥고 따듯 하더니 아이들 개학할 날이 가까워 오는데 이렇게 추워 지네요

지금 40넘은 우리딸이 초등학교 2학년일 때  2월 18일날 눈이 많이 와서 전국에 학교가 휴교 했던 적이 있었지요

그때는 인터넷도 휴대폰도 없던 시절,뉴스전달이 지금처럼 신속하지 않아서

아침에 눈길을 뚫고 학교에 갔던 아이가 임시 휴교라고 돌아 왔더라구요

지난해에도 언제쯤인지 기억은 못하겠는데 눈이 많이 와서 휴교를 했던 일이 있었지요

 

 

몇년 전에도 2월 15일에 큰 눈이 왔었던 적이 있었구요

그러고 보면 2월에 눈도 많이 오고 추위도 심한가 봅니다

추울때는 추워야 해충이 죽어서 내년 농사에  도움이 되고  눈도 조금씩은 내려 주어야  가뭄이 해갈 된다고 하지만

자연 현상이니 마음대로 조정할 수 없고 우리 사람들은 그저 지나치지 않기를 바랄뿐이네요

 

우리 아파트 밖에는 사람 다니는 길도 차들이 주차되어 있는 공간도 모두 눈이 녹지않고 빙판이 되어 있어요

낮에 눈이 오면 경비 아저씨들이 사람 다니는 길은 열심히 쓸어 놓으시는데

이번에 밤새 눈이 내려서 그대로 얼어붙어 버렸네요

 

이렇게 눈이 오고 추운 날에는 1.4 후퇴로 피난 가던 생각이 떠오르곤 합니다

그 때 제가 일곱 살 이었는데 경기도 여주에서 충청도 까지 걸어서 피난을 갔었지요

온 천지가 눈이 하얗게 쌓여 있었고 길들은 반들 반들 눈 길 이었는데

피난민들이 큰 길 가득 걸어 가던게 생각 납니다

먹을 식량과 의복들을 등에 지고 머리에 이고,,,

 

                         6.25 전쟁때 피난 가는 모습들

저는 일곱살 밖에 안되었으니 뭘 알았겠습니까

슬픔인줄도 두려움인줄도 모르고 길가다 쉬기라도 하면

또래들과 반들 반들한 눈길에 금을 그어놓고 사방치기를 했었지요

어른들에 눈에는 그런 아이들에 모습이 근심을 더하게 했을것 같기도 합니다

 

키가 도깨비처럼 크고 노랑머리에  살결은 핏기 없이 하얗고 눈동자는 노랗거나 파란 서양 군인도

피란 가다 처음 보았는데 그들은   색시(젊은 새댁을 일컬으는 말)라는 한국말을 배워서는

촌동네나 사람들을 보면 늘 색시 색시 하고 젊은 여성들을 찾아 다니곤 했었지요

엄마와 이모는 재빠르게 숨고 할아버지 손을 잡고 있던 나는 처음 보는 낮선 모습이 무서워서 울고,,,

 

더러는 잊어버리기도 하고 더러는 아직도 생생하게 눈에 보이는듯 한 어려웠던 시절의 기억이지요

외갓집 식구말고 아버지를 가장으로 하는 우리 식구는 다섯식구 였었는데

전쟁을 치루고 나니 엄마와 나 둘만 남아 있더라구요

네살 세살 이었던 동생 둘과 스믈 아홉밖에 안되셨던 아버지를 잃었지요

전 제아버지를 기억할 때마다 아버지의 그 푸르디 푸른 나이가 너무나 아깝게 생각됩니다

 

6.25 전쟁을 겪은 사람으로 그 때 이야기를 하고 싶어도

평범하지 않은 제 가족사를  기억하는게  쉽지 않아  차마 풀어 내지 못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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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햇살이 창 가득히 들어오는 따뜻한 방에서 한가롭게 추운 날씨 이야기를 하다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 버려서 우울모드가 되어 버렸네요~~ㅋㅋㅋ

 

아이들이 아직 개학 하지 않은 줄 알았더니 뉴스를 보니 벌써 했는 것 같습니다

꼬맹이들 학교 다니느라 추울텐데 빨리 날이 풀렸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