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이 있는 얕으막한 내 집에 산다면
햇볕이 하루종일 잘 드는 마당 앞줄엔 키작은 채송화를 조르르 심고
울타리엔 나팔꽃 덩굴을 올리고
알록 달록 색색이 꽃이 피는 분꽃도 두어 포기 심고
녹두알만한 연둣빛 작은 열매가 보석 처럼 열리고 ,
가을이면 복주머니처럼 키워
발갛에 익어가는 꽈리도 한쪽 귀퉁이에 심어야 겠지
그러고도 빈 곳이 있다면
오디가 열리는 뽕나무, 후무사 자두나무, 무르지 않는 복숭아 나무를 심고 싶지만
과일나무나 좋아 하는 꽃들을 다 못 심어도 꼭 있었으면 좋겠는 것은
반듯하고 납작한 돌멩이 주워다 정갈하게 터를 잡아 놓은뒤에
크지도 작지도 않은 오지항아리 몇 개 놓고
이른 봄 맑은 샘물 길어다
겨우내 잘 띄운 메주를 담그어 햇볕에 익어가는 냄새를 맡고 싶다
마당 한켠엔 바지랑대로 버틴 빨래줄을 매고
개울가 빨래돌에 방망이로 팡팡 두들겨
말갛게 헹군 수건들을 탈탈 털어 햇볕에 말리고 싶다,,,
앞산에 울려, 메아리가 되어 되돌아 오는 방망이 소리는 또 얼마나 정겨울까,,
가을 하늘이 푸르게 높아질때면
고추잠자리 하나 날아와 바지랑대 꼭대기에 앉아 쉬어 가면 더 좋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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